'도둑들', 韓리우드 영화로 천만 마음 훔쳤다①

[★리포트]

전형화 기자  |  2012.08.15 14:14

최동훈 감독의 '도둑들'이 한국영화 사상 5번째로 천만 영화 대열에 합류했다.

15일 투자배급사 쇼박스 관계자는 "15일 25만명 이상 관객이 들 게 확실해 1000만명 동원을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영화가 1000만명 이상 관객을 동원하는 것은 지난 2009년 '해운대' 이후 3년만이다. '도둑들'은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 '왕의 남자' '괴물' '해운대'에 이어 천만 한국영화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도둑들'은 전설의 다이아몬드 태양의 눈물을 훔치기 위해 모인 한국과 중국 전문 도둑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타짜' '전우치' 등 흥행보증수표 최동훈 감독과 김윤석 김혜수 이정재 전지현 김해숙 오달수 김수현 등 톱배우들이 의기투합해 개봉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그럼에도 '도둑들'이 천만명을 동원할 것으로 기대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범죄를 기획하고 실행하는 하이스트 무비는 흥행에 한계가 있는 장르영화란 인식이 컸기 때문. '도둑들' 측에서도 최동훈 감독의 '타짜'(684만명) 흥행을 넘어서는 게 목표였다.

'도둑들'에 한 주 앞서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다크나이트 라이즈'가 무서운 기세로 흥행몰이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도둑들'은 첫날 43만명을 동원한데 이어 6일만에 300만명, 10일만에 500만명을 동원하는 등 가파른 흥행속도로 1000만 돌파를 일찌감치 예고했다.

'도둑들' 천만 동원을 놓고 영화계는 분석에 한창이다. '해운대' 이후 3년 동안 '7광구' '마이웨이' 등 1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제작비가 투입된 한국영화들이 줄줄이 죽을 쒔기 때문.

흔히 큰일을 이루기 위해선 천(天),지(地),인(人)이 도와야 가능하다고 한다. 영화계에서도 천만영화는 하늘이 내린다는 말들을 한다. '도둑들'도 마찬가지.

최동훈 감독과 배우들, 그리고 스태프들의 노력 등 사람들의 피땀 어린 노력이 바탕이 됐다. 배급 상황도 도왔다. 비록 '다크나이트 라이즈'가 '도둑들'에 한 주 앞서 개봉했지만 이미 2주차에 예상 관객 상당수가 관람을 한 데다 8월 2주차까지 특별한 경쟁작이 없었다.

물론 2006년 '괴물'이 개봉했을 때는 일찌감치 '괴물'을 피하려는 분위기에 특별한 경쟁작이 없었다. '도둑들'은 '괴물'에 비해선 대진운이 좋다고는 할 수 없지만 해마다 여름이면 100억대 한국영화들이 맞붙어 출혈경쟁을 했던 데 비해선 상황이 좋았다.

때도 좋았다. 올해 한국영화는 수준급 영화들이 줄줄이 이어져 어느 때보다 관객 호응이 컸다. 자연스레 '도둑들'에 대한 기대가 올라갔으며, 때마침 이어진 런던 올림픽으로 각종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들이 무더기 결방하면서 연예 이슈가 온통 '도둑들'에 쏠렸다. 살인적인 폭염으로 낮 밤을 가리지 않고 극장에서 시원한 볼거리를 보며 피서를 즐긴 관객들 또한 늘어났다. 가벼워진 주머니 사정도 값비싼 나들이보단 극장을 택하는 데 일조했다.

무엇보다 '도둑들' 흥행은 '韓리우드' 시대의 본격 개막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도둑들'은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 '왕의 남자' '괴물' 등 앞서 1000만명을 달성한 영화들과 달리 사회적인 이슈 몰이 없이 1000만 고지에 올랐다. 이런 현상은 '해운대'와 비슷하다.

이는 한국적인 정서와 사회현상과 뿌리를 뒀던 과거 1000만 영화들과는 달리 할리우드 영화와 닮은 하이 컨셉트 무비가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하이 컨셉트 무비란 한 줄로 정리할 수 있는 간결한 내용으로 작품을 보고 싶도록 만드는 기획영화를 일컫는다. 영화의 주제와 스타, 마케팅 기법이 결합해 막대한 수익을 올리도록 기획한다.

해운대에 쓰나미가 몰려온다는 설정의 '해운대'와 10명의 도둑들이 카지노에서 다이아몬드를 훔친다는 '도둑들'은 할리우드 영화들과 맞닿아 있다. 거기에 더해 한국 영화 특유의 정서가 더해져 '韓리우드' 영화가 주는 쾌감이 관객을 움직였다.

'도둑들' 1000만 관객 동원은 투자배급사 쇼박스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쇼박스는 '괴물' 이후 최근 몇 년간 흥행성적이 신통치 않아 고전을 금하지 못했다. '도둑들'이 텐트폴 역할을 톡톡히 했기에 향후

'도둑들'의 1000만 관객 동원은 한국영화에 의미 있는 기록으로 남을 것 같다.

한국영화는 2006년 '괴물'이 1000만명을 넘어선 이래 침체의 늪에 빠졌다. 작품편수가 최고 120여편에서 60여편으로 줄어들 만큼 큰 타격을 입었다. 그랬던 한국영화는 2009년 '해운대'가 등장하면서 활력을 찾기 시작해 올해 '부러진 화살' '범죄와의 전쟁' '화차' '건축학개론' '은교' '돈의 맛' '내 아내의 모든 것' 등 작품성과 재미를 보장한 영화들을 쏟아진 끝에 마침내 '도둑들'로 1000만 영화 신화를 다시 달성했다.

2012년은 한국영화가 다양성과 규모, 흥행까지 새로운 활력을 얻은 해로 기억될 것이다.

'도둑들'은 현재 추세라면 18일과 19일께 1100만명을 넘어 1200만명 선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둑들'은 '알투비:리턴투베이스' '토탈리콜' 등 신작들이 개봉했지만 큰 경쟁작이 없어 순항할 것으로 보인다.

'도둑들'의 다음 고지는 '아바타'에 빼앗긴 국내 흥행 역대 1위 자리를 한국영화가 탈환할 수 있느냐가 될 것 같다. 한국영화는 2009년 '아바타'에 역대 흥행 1위 자리를 내준 다음 좀처럼 그 아성에 도전하지 못했다.

마침 최동훈 감독은 '아바타'가 개봉했을 때 '전우치'로 맞상대를 펼친 적이 있다.

1000만명의 마음을 훔친 '도둑들'이 한국 흥행 1위 자리도 훔칠 수 있을 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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