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심야 토크 프로그램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가 27일 대망의 400회를 맞는다. 2004년 5월 주말 심야 버라이어티로 출발한 '놀러와'는 한차례 금요일로 방송일을 변경했다 2008년 3월 월요일 오후 11시로 시간대를 옮겨 지금에 왔다. 방송 3사 예능 프로그램들이 맞붙는 월요일 밤 전쟁터 같은 시간대에서만 5년을 버텼다. 1980년 시작한 '전국 노래자랑'을 제외하면 2012년 현재 방송중인 모든 예능 프로그램 가운데 단일 포맷으로는 가장 오래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는 프로그램이 바로 '놀러와'다.
'놀러와'가 만 8년을 넘어 장수해온 데는 초창기 권석 PD부터 현재의 신정수 PD까지 뛰어난 제작진과 작가진의 공이 크지만, 뭐니 뭐니 해도 유재석과 김원희라는 환상의 MC 콤비가 일등공신이다.
1972년생 동갑내기 친구인 두 사람은 2004년 '놀러와' 첫 방송부터 지금까지 내내 변함없이 호흡을 맞췄다. 격의없는 친구의 끈끈한 우정과 찰떡 호흡은 '놀러와'를 제목처럼 편안한 사랑방으로 만드는 데 큰 공을 세웠다. '척'하면 '착' 알아듣는 두 콤비의 만담 개그와 자폭 폭로는 여느 프로그램에서는 맛볼 수 없는 '놀러와'만의 재미다. 오죽하면 '놀러와' 신정수 PD가 "유재석 김원희가 바로 '놀러와' 자체"라고 고개를 끄덕일까.
두 사람의 장점은 '놀러와'의 포맷 속에 고스란히 녹아난다. 국민MC 유재석의 여러 장점 가운데서도, 게스트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그 캐릭터를 꼭 집어 부각시키는 면모는 다른 어떤 프로그램보다 '놀러와'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늘 게스트를 배려하는 입장에 서는 유재석과 달리 김원희는 톡톡 쏘는 질문으로 프로그램의 숨통을 틔워놓는다. 유재석과 김원희는 모두 '리액션'이 좋은 MC이기도 하다. 게스트의 말 한마디에 박장대소하며, 어물쩍 넘어간 웃음의 포인트까지 짚어주니 게스트로선 '놀러와'가 더욱 부담 없고 편할 수밖에. 자극적인 멘트와 추궁 대신 자연스레 수다 떨 자리를 깔아주는 걸출한 두 MC의 장점은 그대로 '놀러와'의 장점이 됐다.
9년을 함께하다 보니 쿵짝도 점점 잘 들어맞는다. 신정수 PD는 "유재석과 김원희는 동갑내기 친구인데다 그만큼 궁합이 제대로 맞는 것 같다"며 "오래 호흡을 맞추다 보니 눈빛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서로 알 정도"라고 귀띔했다. 그는 "국민MC가 대단하다고 말을 많이 하지만 안방마님 김원희의 존재감도 대단하다"며 "처음에는 유재석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파트너가 김원희가 아닌가 생각했지만 지금은 김원희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파트너가 유재석이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놀러와' 400회는 기쁨인 동시에 위기이기도 하다. 오랜 파업과 경쟁 프로그램의 거센 도전 속에 '놀러와'는 시청률 침체 속에 위기를 맞았다. 토크쇼의 홍수인데다, 독한 질문, 튀는 사례, 스타 게스트를 앞세운 다른 프로그램의 선전 속에 터줏대감 '놀러와'가 천덕꾸러기 신세에 내몰릴 지경이다. 꾸준히 10%대 중반을 유지하던 시청률은 슬금슬금 내려가 최근에는 3%대에 머물고 있다. 400회 이후 제작진은 코너 개편과 함께 프로그램 재정비에 나섰다.
그러나 유재석 김원희 두 MC의 힘은 앞으로도 변함없이 이어질 전망이다. 제작진은 400회 이후 개편을 준비하며 "토크쇼라는 형식까지 버릴 수 있다"고 했지만 MC 교체는 고려도 하지 않았다. "유재석과 김원희가 '놀러와' 자체인 만큼 '놀러와'를 위기에서 탈출시킬 것도 두 사람"이라는 제작진의 언급은 유재석 김원희 두 MC의 존재감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27일 방송되는 '놀러와' 400회 특집은 유재석 김원희가 MC이자 메인 게스트다. 9년차 친구 MC의 황금 궁합이 그 이후로도 이어지길 기대하며, 황금 콤비의 저력이 앞으로도 이어지기를. 그리고 2년 뒤 이맘때쯤, 다시 '놀러와' 500회 특집 기사를 쓸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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