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월 대장정 마친 '고쇼'의 재발견·재조명·재개발

최보란 기자  |  2012.12.22 10:34
<사진출처=SBS '고쇼' 홈페이지>


SBS 예능 프로그램 'Go Show(고쇼)'가 9개월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지난 21일 방송된 '고쇼' 마지막 방송은 31번째 게스트인 전현무, 현영, 붐, 박은지가 출연해 '흥쇼'라는 콘셉트로 유쾌하게 꾸며졌다.

고현정은 "시청자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것 같아 죄송하다"라며 아쉬움을 전했지만 "초반 MC를 맡으며 처음에는 후회했지만 어느 순간 스스로 즐거워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고쇼'를 진행할 기회를 준 것에 대해 감사하다"라며 담담하고 씩씩하게 인사를 전했다.

'고쇼'가 긴 항해를 마치면서 그 곳에 승선했던 이들로 하여금 시청자들에게 여러 새로운 단면들을 보여줬다. 고현정은 시청자들에게 MC로서 친근하게 다가갔고, 윤종신 정형돈 김영철도 숱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모습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즐거움을 선사했다. 게스트들 또한 다른 토크쇼에서 볼 수 없었던 속내를 '고쇼'에서 드러내기도 했다.

◆ 여배우 고현정의 예능MC '재발견'

초반 고현정의 토크쇼 진행은 연기에서 보여준 것만큼 자연스럽지는 못했다. 게스트의 말에 정색을 해 흐름을 깨거나, 진행에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 아쉽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쇼가 진행될수록 그녀는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게스트의 이야기에 자신의 사연을 덧붙여 공감을 표하거나, 이야기에 오해의 소지가 있을 때 이를 정리해 주는 등 차분한 진행을 엿보였다. 방송이 진행될수록 감춰왔던 예능감도 살아나기 시작했다.

비록 처음부터 화려한 MC 신고식을 치르진 못했지만, 고현정의 용기 있는 변신은 그녀가 대중에게 한발 더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마지막회 게스트 전현무는 "만약 고현정이 '고쇼'를 하지 않았다면 이전에 고현정이 출연했던 드라마 '모래시계' 등의 주연 배우 그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고쇼'를 통해 더욱 친근감 있는 배우로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녀를 만난 스타들의 말에 박장대소하고 때론 아파하고, 눈물을 보이기도 했던 그녀의 모습은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와는 또 다른 아름다움이 있었다.

◆ 오디션 포맷으로 본 스타의 '재조명'

'고쇼'는 진행자들이 영화 제작사 직원이 돼 게스트 가운데 주연으로 적합한 인물을 캐스팅하는 독특한 콘셉트로 주목을 받았다. 이를 통해 스타들의 색다른 면모를 이끌어내고 감춰진 모습을 엿볼 기회가 되기도 했다.

조인성과 천정명 길이 출연해 화제가 됐던 첫 회에서 세 사람은 나쁜남자의 매력을 발산해 눈길을 모았다. 조인성은 여성들의 상상과 달리 여자친구와 기념일을 챙기거나 힘들어할 때 위로 같은 것을 못해준다고 밝혔고, 천정명은 예상치 못한 섹시댄스로 안방을 초토화 시켰다.

김제동과 김수로 김C, 안 어울릴 것 같은 조합의 게스트들이 '타락천사'라는 콘셉트로 모여 감춰진 욕망을 드러내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김수로는 고현정을 비롯한 MC들의 진행력을 냉정하게 평가하는가하면, 바른말만 하던 김제동이 독설왕으로 변신해 다른 곳에서 볼 수 없었던 또 다른 면모를 드러냈다.

'기적의 보이스' 편에서는 김범수와 박정현의 힘겨웠던 데뷔시절이나 아이비는 숨겨왔던 우울증을 고백하는 등을 솔직하게 털어 놓은 가수들의 모습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초능력자'편에서는 빅뱅의 음식 댄스, 연기 등 각 멤버들의 다양한 능력을 보여주는가 하면 '형님이 돌아왔다' 편에서 드러난 안문숙의 형님스러운 구수한 입담과 김완선의 배포가 눈길을 끌었다.

공개 오디션이라는 '고쇼'의 콘셉트가 스타들로 하여금 웃음을 유발하기 위한 개인기 뽐내기가 아닌, 숨겨진 끼와 이를 통해 감춰진 사연을 자연스럽게 전하는 하나의 장치로 작용하며 게스트들을 재조명했다.

◆ 윤종신·정형돈·김영철, 베테랑 예능인들의 '재개발'

'고쇼'가 9개월간의 여정을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었던 데는 윤종신, 정형돈, 김영철의 활약이 컸다. 초반 고현정이 MC에 적응하는 시기 세 사람이 있었기에 프로그램이 균형을 잡을 수 있었다.

윤종신은 특유의 깐족거리는 캐릭터를 십분 활용해 게스트와 MC간의 대화가 어색하게 흐를 경우 자체적으로 비난하며 분위기를 살렸다. 고현정이 사뭇 진지한 질문을 던지거나 엉뚱한 대화가 이어질 경우 "참 매끄럽다"는 등의 반어법으로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마지막회에서 박은지가 기상캐스터 시절 겪었던 위기와 이를 극복한 사연을 전하면서 이야기가 다른 쪽으로 새면, 흐름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다시 박은지쪽으로 조명이 가도록 유도하며 베테랑 진행 실력을 보여줬다.

정형돈은 게스트들의 감춰진 면모를 드러내면 한 술 더 뜨는 전략으로 출연자들이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주제에 맞는 이야기를 이끌어냈다. 유쾌한 분위기는 게스트가 감춰진 면모를 드러낼 때 경계심을 풀고 다양한 에피소드를 끌어내는 데 일조했다.

이들도 '고쇼'라는 새로운 토크쇼에서 고현정을 보필하며 프로그램을 이끄는 동안 MC로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음악 프로그램에서 활약했던 윤종신은 전체적인 이야기의 균형을 잡아줬고, 정형돈도 버라이어티에서와는 다른 모습으로 게스트에 집중했다. 김영철 또한 초반 어색함을 엿보였으나 게스트들의 이야기에 맞장구치며 점차 특유의 개그를 통해 분위기 메이커로 활약했다.

세 사람의 이 같은 활약이 없었다면 '고쇼'가 무사히 항해를 마치지 못했을 것이다. '고쇼'를 진행하면서 이들 또한 지금까지와는 다른 MC로서의 자질과 매력을 재개발하는 기회가 됐을 것이다.



베스트클릭

  1. 1"너무 야한가" 조예린 치어, 핫 핑크 비키니 '환상 몸매'
  2. 2손흥민 찬밥 신세, 팀 연봉 1위도 빼앗긴다→토트넘 '4년차' 로메로와 재계약 추진... 파격 대우
  3. 3'Happy Jimin Day♥' 방탄소년단 지민, 10월 생일투표 1위 행진
  4. 4'글로벌 패션 아이콘' 방탄소년단 진, '2024 밀라노 패션 위크' 관련 구글 검색어 토픽 1위
  5. 5BTS 지민, 왕의 자리 지켰다..151주 연속 스타랭킹 男아이돌 1위
  6. 6'죽다 살았다' 토트넘, 英 2부에 '충격 졸전'→극적 역전승 '손흥민 28분'... EFL컵 간신히 생존
  7. 7'비주얼킹' 방탄소년단 진, 눈부신 밀라노 출국길..셀카→다정한 안부 인사 '팬사랑♥'
  8. 8PS 확률 떨어뜨린 클러치 실책, 김태형도 "포수 미스 1차 원인, 윤동희도 송구 안해도 됐다" 아쉬움 [부산 현장]
  9. 9롯데 후반기 압도적 '실책 1위', 하필 5강 도전하는 지금 왜... 가을야구 꿈 희미해진다
  10. 10'슈퍼조커' 이강인, 미친 존재감! '평점 7.1 호평+패스 100%'... PSG, 지로나에 1-0 신승[UCL 리뷰]

핫이슈

더보기

기획/연재

더보기

스타뉴스 단독

더보기

포토 슬라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