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연예계에 마약광풍이 불었다. 2001년 황수정이 필로폰 투약 혐의로 구속된 데 이어 2002년 3월 성현아가 엑스터시 복용 혐의로 구속됐다. 싸이도 대마초 흡연 혐의로 입건됐다. 마약 복용 혐의를 받고 있는 연예인들이 더 많다는 소식에 연예계가 전전긍긍했었다.
당시 수사선상에 이름이 오르내리던 김정은과 김민종, 이소라, 엄정화가 검찰에 자진 출두해 무혐의를 입증했다.
돌이켜보면 김정은 등 자진출두해서 무혐의를 입증한 연예인들은 희생양이었다. 성현아와 친하다는 이유만으로 마약 연예인으로 사람들에 이름이 오르락내리락했었다.
김정은 등이 사람들 이름에 오르내린 건 모 기자가 검찰에 성현아와 이들이 친하다고 제보 아닌 제보를 해서 그랬다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떠돌았다. 사실여부를 확인할 순 없었지만 그 기자가 떠벌리고 다녔다는 이야기를 건너 듣긴 했다.
검찰 수사 의도와는 별개로 언론이 만들어낸 황색광풍에 많은 연예인이 깊은 상처를 입었다.
김정은은 시간이 흘러 당시를 떠올리며 "너무 억울해서 거리에 나가서 사람들에게 '저 마약 안했어요'라고 외치고 싶었다"고 토로했다.
김정은 이소라 김민종 등이 짙은 검은색 선글라스를 쓰고 바들바들 떨면서 검찰에 자진출두 했던 모습이 지금도 잊혀 지지 않는다. 얼마나 억울했을까. 얼마나 두려웠을까. 뒷이야기를 더하자면 이들은 억울함을 호소해도 사람들이 믿지 않을 테니 차라리 검찰에 직접 출두를 해서 진실을 밝히자고 뜻을 모았다고 했다. 억울한 사람들이 한 데 모여 눈물을 흘리는 모습, 연예인이라고 다를 일은 없다.
그 뒤로도 잊혀질 만하면 연예인 마약 사건이 불거졌다.
2005년 듀크의 김지훈이, 2006년에는 고호경이, 2009년에는 오광록과 주지훈 등이 2010년에는 김성민이 마약 혐의로 잡혀 들어갔다. 그 때마다 연예계에 마약 혐의를 받고 있는 연예인이 많다는 카더라 통신으로 떠들썩했다. 떠들썩하기만 했다. 다른 사회적인 이슈들은 연예인 마약으로 조용히 잦아들었다.
스타뉴스 식구들은 검찰 고위 관계자와 만나 이런 의혹들에 대해 질문한 적도 있었다. 물론 그런 의도가 있을 리는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2013년 정초부터 연예계에 프로포폴 광풍이 불고 있다.
방송인 에이미가 지난해 프로포폴을 불법투약한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데 이어 올 초 장미인애가 같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이승연도 소환조사가 예정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방송인 L, 방송인 H 등도 같은 혐의로 조만간 소환 조사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장미인애는 "피부 미용 시술을 위해 병원을 찾은 것은 맞으나 의사의 처방에 따라 전신 마취 후 시술을 받았을 뿐이다"라고 불법 프로포폴 투약 사실을 부인했다. 이승연도 "지난 2003년 촬영 중 입은 심각한 척추부상을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의사 처방에 따라 프로포폴을 투약 했다"며 "불법 투약 사실이 없다"고 항변했다.
불법투약 여부는 검찰이 밝힐 일이지만 혐의가 입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연예인 실명이 드러난 게 얄궂다. 검찰은 이번 조사와 관련, 출입기자단에 엠바고를 요청했었다.
프로포폴 불법투약한 혐의로 연예인들을 조사할 예정이니 보도자제를 요청한 것이다. 기자단은 누구를 어떻게 조사하는지조차 모르는 상황에서 무작정 엠바고를 요청한 걸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판단해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와중에 장미인애와 이승연 실명이 공개됐고, 이들은 소속사를 통해 해명을 해야 했다. 사실여부를 떠나 이들이 대중에게 프로포폴 연예인이란 주홍글씨가 찍힌 건 피할 수 없었다.
2002년 바들바들 떨며 김정은이 검찰을 찾았던 때가 다시 떠오른다. 죄를 지었다면 벌을 받아야 하겠지만 사실여부가 확인도 되기 전에 돌을 던져야 할까. 이것도 유명세로 먹고사는 연예인이라 참아야 하는 일일까.
광풍(狂風)은 미친바람이란 뜻이다. 미친바람이 불면 잘못이 있던 없던 여러 사람이 휘말린다. 그리고 큰 상처를 받는다. 프로포폴 광풍이 부디 미친바람처럼 이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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