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예능프로그램에 대다수는 리얼리티를 표방하고, 나머지는 토크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지상파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은 진정성 논란에 바람 잘 날 없고, 토크쇼는 전문 진행자 부재와 게스트 및 소재 고갈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 가운데 눈길을 끄는 예능프로그램이 있다. 종합 편성 채널 JTBC에서 선보인 '히든싱어'(연출 조승욱)가 그것. '히든싱어'는 뮤직 서바이벌 예능프로그램이다. 모창 가수와 진짜 가수를 찾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지난해 12월 21일, 12월 28일 총 2회가 파일럿으로 방송됐다. 첫 회 게스트는 박정현, 2회 게스트는 김경호였다. 총 2회가 방송된 '히든싱어'는 시청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뜨거운 호응을 얻게 됐고 이에 힘입어 오는 3월 중순 시즌 제 정규 프로그램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12~14회 정도를 계획하고 있다. MC는 파일럿 당시와 동일하게 방송인 전현무가 맡는다.
'단물이 빠져 버렸다'는 가수 선발 오디션, 진정성 논란에 휩싸인 리얼 버라이어티, 한계가 드러난 토크쇼는 '히든싱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히든싱어'에는 시청자를 사로잡는 흥미진진한 진행방식, 드라마 한편을 보는 듯한 스토리텔링, 퀴즈쇼를 방불케 하는 긴장감, 스릴러 영화 같은 반전이 있다. 한마디로 신선함 그 자체다. 즉 포맷의 신선함은 시청자를 즐겁게 한다는 것이다.
'히든싱어'는 오리지널 버전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의 완성도를 자랑한다. 이 프로그램이 첫 선을 보였을 때 업계는 주목했다. 타 방송사 등에서 포맷과 관련된 문의가 쇄도했다. 국내 뿐 아니라 경쟁력 있는 콘텐츠로 평가되며 포맷 수출도 고려중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히든싱어' 자체가 오리지널 버전이다.
연출자 조승욱 PD는 12일 스타뉴스에 "지난해 9월께 '히든싱어'를 준비할 때는 단순 모창에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시청자의 입장에서 무릎을 치게 만드는 건 퀴즈 진행방식이다. 무대 위, 가려진 문 뒤에서 가수와 모창자들은 한 소절씩 노래를 부른다. 진짜 가수를 찾기가 식은 죽 먹기일 것 같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뛰어난 실력의 모창자와 가수는 쉽사리 구분되지 않는다. 만약 전곡을 다 부른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라고 조승욱 PD는 말했다.
조PD는 "'히든싱어'를 준비하면서 여러 차례 실험을 통해 귀가 갖는 기억력이 눈으로 보는 기억보다 떨어진다는 점에서 '한소절'이라는 룰이 만들어졌다"면서 "유성찬, 노윤 작가님과 함께 지금의 '히든싱어'가 탄생됐다"고 말했다.
잘나는 예능프로그램의 장점을 섞어 놓은 것도, 인기 프로그램 포맷을 가져온 것이 아닌 노력해 얻은 포맷이라는 얘기다. 신선할 수밖에.
뿐만 아니다. '히든싱어'에는 리얼 다큐멘터리 못지않은 감동이 있다. 김경호 편을 예를 들어보겠다. 김경호 편에 모창자로 출연한 한 시청자는 좋아해서 모창을 하다가 교내 경연대회에서 김경호의 '금지된 사랑'으로 1등을 차지하며, 800만원이라는 장학금을 받게 됐다.
또 다른 모창 참가자는 김경호 모창으로 거리 자선 공연을 하던 중 김경호의 곡을 좋아하는 한 소녀와 사랑에 빠졌고, 7년 열애 끝에 결혼을 앞두고 있다. 이 참가자는 이 사연을 고백하며 스튜디오에서 김경호의 '섬머캔들'이라는 곡을 부르며 청혼했다. 이 자리에서 청혼을 받은 이 참가자의 피앙세는 눈물로 화답했다.
미인이 등장하거나, 어린아이가 출연하거나, 귀여운 동물들이 등장하지 않았지만 드라마도 있고, 감동도 재미도 있다.
조승욱PD에 따르면 일반인 모창자의 경우, 특정 가수를 롤모델로 삼고 그 가수를 좋아해서 모창을 시작한 것이 계기의 대부분. 조PD는 "팬이나 다름없는 일반인 모창자들과 가수의 만남은 시청자들에게 꾸밈없는 감동을 선사하는 코드다"라고 설명했다.
탈 많은 예능들, 이쯤이면 '히든싱어' 한번 모니터 해보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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