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근, 강호동의 '8할'이 되다

문완식 기자  |  2013.03.30 07:00
이수근(왼쪽)과 강호동 ⓒ스타뉴스


이수근이 강호동의 새 예능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 MC로 발탁되자 일부에서는 같은 소속사(SM C&C) '발' 아니냐는 시선을 던졌다. 물론 가능 소속사니 '제 식구 챙기기'를 했을 수도 있겠지만, 단순히 한솥밥을 먹는다는 이유로 이수근을 챙길 강호동은 아니다. 더욱이 그는 이미 '달빛프린스'의 부진과 폐지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라 '정'에 이끌려 MC진을 구성하기에는 사정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었다.

이수근의 이번 발탁은 강호동의 '원군' 성격이 짙다. 강호동과 이수근은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에서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다. 거의 무명에 가까웠던 이수근은 '1박2일'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국민 운전사', '국민 일꾼' 캐릭터를 만들어내며 이제는 예능계에서 오롯한 자기만의 영역을 구축 중이다. '1박2일' 시즌2에서는 강호동의 빈자리를 채우며 멤버들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

이수근으로서는 강호동과 또 다시 예능프로를 한다는 게 부담일 수도 있었다. 강호동이 키워준, '강호동의 남자'라는 이미지를 또 다시 시청자들에게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대게 현재 이수근 정도의 예능계 위치하면 '원톱'으로 프로그램을 이끌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 마련이다. 강호동과 해서 프로그램이 잘 돼봤자 그 '공'은 강호동에게 돌아갈 테니 말이다.

이수근은 그러나 또 한 번 강호동과의 호흡을 택했고, 강호동의 새 예능 출발에 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호동은 이번 '우리동네 예체능'에서 '달빛프린스' 때의 조심스러운 자세 버리고 다시금 카리스마를 폭발시키겠다는 각오다. 이수근은 앞서 '1박2일'에서 그 같은 강호동의 카리스마 진행을 받쳐준 경험이 있고, 지난 27일 녹화에서 강호동-이수근의 호흡이 빛을 발했다는 전언이다.

'우리동네 예체능' 관계자는 "이수근이 강호동를 확실히 잘 알더라"며 "강호동의 진행 스타일을 잘 알기 때문에 어디에서 자신이 치고 들어가고, 또 어디서 빠질지 계산이 빨랐다. 연습한 듯 착착 호흡이 맞으니 강호동 역시 더 편안하게 첫 녹화를 마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시인 서정주는 시 '자화상'에서 '나를 키운건 8할이 바람이다'고 했다. 지금 강호동을 만들고 있는건 8할이 이수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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