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명 '김-수-현'에 거는 기대 혹은 우려

[김관명칼럼]

김관명 기자  |  2013.05.28 12:00
김수현 출연작. '은밀하게 위대하게'(위), '드림하이' '해품달' '도둑들'(아래) /드라마·영화 스틸

어제(27일) 오늘(28일)처럼 비가 연이어 내리던 지난해 3월, 배우 김수현이 인터뷰차 스타뉴스 사무실을 찾았다. 당시 김수현은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로 인해 그야말로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인기를 실감하고 있던 상황. 기자는 농을 건넸다. "김수현씨. 왜 요즘 계속 비가 오는지 아세요?" "...??" "김수현씨 인기가 하늘을 찔러서."

그랬다. 지난 2012년 '해품달'과 임금 훤의 인기는 대단했었다. 특히 최고권력 정점에 있는 임금이자 로맨티스트로서 김수현의 말투는, 최고재력 정점에 있던 CEO 현빈('시크릿가든')의 말투만큼이나 중독성이 몹시 강했다. "감히 내 앞에서 멀어지지 마라. 어명이다." "전생의 기억에 나는 없는 것이냐?" "내가 잘 생긴 건 잘 안다만 그만 쳐다보거라." "내 중전을 위해 옷고름 한번 풀지."

'해품달'은 김수현이 송삼동으로 나왔던 2011년 전작 '드림하이'의 인기를 가뿐히 뛰어넘었다. 그리고는 곧바로 최동훈 감독의 영화 '도둑들'이었다. 김윤석 전지현 김혜수 이정재 등 톱스타들이 총출동하다시피 한 이 영화. 비중은 극중 '예니콜' 전지현을 짝사랑하는 순정파 도둑 '잠파노' 정도에 불과했지만 이미 김수현 신드롬과 팬덤은 꼬리가 몸통을 흔들 정도였다. 결국 '도둑들'은 당초 언론배급시사회 때보다 김수현 분량을 늘려 개봉했다.

가수('드림하이'), 임금('해품달'), 도둑('도둑들')에 이어 이번엔 바보와 간첩이다. 지난 27일 기자시사회를 통해 첫 선을 보인 장철수 감독의 '은밀하게 위대하게'. 남한에 침투한 북한의 남파특수공작 5446부대의 엘리트 요원 원류환 역. '본' 시리즈의 맷 데이먼처럼 원류환은 살인병기다. '올드보이'의 장도리가 없어도 수십명 정도는 가뿐히 상대하는 그런. 하지만 정작 맡은 임무는 달동네 바보다. '한 달에 1번 2명 이상 보는 데서 똥싸기' '하루에 2번 계단에서 굴러 넘어지기'..

일단 착점은 괜찮아 보인다. 초절정 꽃미남 배우가 과감히 코흘리개 바보 연기에 도전한 것은 '마더'의 원빈이라는 빛나는 사례가 있다. 실제 김수현의 바보 '동구' 연기도 나무랄 데 없는 편. 남파간첩 혹은 북한공작원, 북한 주민이라는 캐릭터 역시 '베를린'의 하정우, '쉬리'의 최민식, '태풍'의 장동건, '크로싱'의 차인표처럼 톱배우가 탐내는 역할. 액션, 비정, 순수, 궁핍, 충성, 우애 이런 모든 연기가 가능하니까. 실제 김수현의 간첩 '원류환' 연기도, 날아차기 같은 액션 연기도 흠잡을 데가 거의 없다.

사실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김수현이 과연 영화에서도 주연으로서 제몫을 다할 수 있는지를 가리는 시금석이다. 이미 비슷한 또래인 송중기는 '늑대소년'을 통해, 유아인은 '완득이'를 통해 주연으로서 자신들의 존재감을 입증했다. 더욱이 이번 영화는 소속사인 키이스트가 공동 제작에 참여하기까지 했다. 한마디로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김수현의, 김수현에 의한, 김수현을 위한 영화인 셈이다.

그러면 결국 '드림하이'부터 '은밀하게 위대하게'까지 숨가쁘게 이어온 '김수현 프로젝트'는 일사천리로 이렇게 완성되는 것일까. 올해 25세의 김수현을 위대한 톱배우로 만들기 위한 이 은밀한 프로젝트는 과연 위대하게 막을 내릴까. 그것도 센 캐릭터만 골라, 이 와중에 겹치는 캐릭터도 전혀 없이, 드라마 공동주연→드라마 단독주연→영화 조연→영화 주연이라는 톱배우를 향한 에스컬레이터는 정상 가동 중인 것일까.

관건은 김수현 본인 자체의 존재감이다. 도둑 연기를 해도, 바보 연기를 해도, 남파 간첩 역할을 해도 지울 수 없는 그 시크한 '꽃미남'으로서 존재감. 최근 SBS '런닝맨'에서 보여줬던 건강한 청년으로서 이미지, 다수 CF에서 보여줬던 친근한 개구쟁이 이미지를 김수현은 스스로 버릴 수 있을까. 사실 '은밀하게 위대하게'에서 '원류환'은 보다 더 하정우가 보여야 했고, '동구'는 보다 더 조승우나 신현준이 보여야 했던 건 아닐까.

과연 3년 동안 진행된 '김수현 프로젝트'는 2010년대 대한민국에 기억할 만한 독보적 배우 한 명을 탄생시킬 수 있을까. 그 향방은 오는 6월5일 개봉할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성적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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