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페터 이주한과 보컬 혜원으로 구성된 팝재즈 그룹. 2013년 발매한 3집 'Two Fabulous Fools'가 홍콩 커머셜라디오 인터내셔널 플레이 차트, 레코드 재즈차트, HMV 재즈차트 1위 싹쓸이. 앞서 2011년에는 2집 'Sunshines'가 홍콩 골든디스크 달성. 2014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전역에서 활동 예정...
이상은 혼성 듀오 윈터플레이(Winterplay)의 간단한 자기소개서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어림도 없다. 그들의 음악에는 묘한 흥겨움과 친근함이 있고, 쉽게 넘볼 수 없는 고급스러움과 쉽게 다가설 수 있는 천진난만함이 공존한다. 국내에는 윈터플레이 골수 팬들을 야금야금 집결시키고 있고, 해외에서는 대놓고 차트 1위에 오를 정도로 유명세를 과시하고 있다. 오는 4월6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단독공연 '논스톱 재즈 피버'(Nonstop Jazz Fever)를 앞두고 있는 이들을 최근 소속사 라루드피그 한남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인터뷰는 정규 3집 코멘터리를 겸해 진행하는 걸로 할까요?
▶좋습니다.
-3집이 지난해 7월 나왔죠. 4곡만 직접 골라주세요.(기자는 코멘터리를 위해 직접 블루투스 스피커를 준비, 해당 곡들을 플레이&포즈(play&pause) 해가며 인터뷰를 진행)
▶첫 곡은 1번트랙 'Shake It Up And Down'입니다.
-라틴 리듬이네요.
▶칼립소 리듬에다 팝적인 사운드를 입힌 곡입니다. 멜로딕하죠. 굳이 장르를 구분하자면 '윈터플레이 사운드'랄까요. 사실 2007년 11월 처음 프로젝트를 구성할 때부터 팝적인 포맷으로 재즈를 해보자는 생각이었습니다. 전세계 재즈신은 (2002년) 노라 존스 덕분에 모든 게 바뀌었습니다. 연주음악 위주로 발전한 재즈도 (알고보면) 패셔너블한 음악이거든요. 원조재즈라 할 1920년대 루이 암스트롱 곡들을 보면 멜로디가 뚜렷합니다. '다시 원조 재즈로 가자. 대중적으로 가자' 이렇게 생각해서 윈터플레이를 결성한 겁니다. 대중에게 재즈를 팝적인 느낌을 섞어서 전해주고 싶었습니다.
(윈터플레이는 한국 재즈신을 대표하는 트럼페터 이주한이 2002년 'Miles Song Book' 이후 5년여 공백을 깨고 2007년 말 결성했다. 처음에는 이주한과 혜원 외에 기타리스트 최우준, 베이스기타 소은규 등 4인조 프로젝트로 출범, 이듬해 1월 정규 1집 'Choco Snow Ball'을 발매했다. 'Happy Snow Bubble'(2008.11)은 1집 리패키지 앨범, 'Hot Summerplay'(2009.7)은 스페셜앨범이고, 정규 2집 'Touche Mon Amour'는 2010년 9월에 나왔다. 소속사를 옮기고 2인체제로 바뀐 후 내놓은 앨범이 바로 정규 3집이다. 참고로 이주한은 어렸을 때부터 외교관인 아버지를 따라 일본, 수리남, 미국 등 세계 여러나라에서 27년을 살았다. 혜원은 알리와 고교 친구다.)
▶이 곡 앞 부분에는 제 '아들' 심바의 하울링도 들어갔습니다(이주한은 슈나이저 심바와 혼혈종 오스카 등 강아지 2마리를 키우고 있다). 심바가 저를 반가워하는 모습에서 곡을 착안했거든요. 혜원이가 노래하기 편안하게 만들었죠. (지난해) 홍콩에서 세컨 타이틀로 유니버설 뮤직이 민 곡이었는데 윈터플레이 색깔이 드러났기 때문인지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이 'Shake It Up And Down' 덕분에 홍콩 커머셜라디오라는 방송사에서 인터내셔널 팝차트 1위를 했습니다. 우리 밑에 비욘세와 브루노 마스가 있었습니다(웃음).
-다음곡은 'As Tears Go By'를 고르셨네요.
▶아무래도 커버곡을 정할 때는 많이 신중하게 됩니다. 원곡이 워낙 훌륭하기 때문이죠. (라우드피그) 대표가 추천해 시도해본 곡인데, 보사노바는 아니고 윈터플레이만 할 수 있는 노래입니다.
-트럼펫 사운드가 좋습니다. 윈터플레이 하면 트럼펫을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트럼펫은 1993년부터 불었습니다. 한국에서 계속해서 트럼펫 연주를 해왔는데 멜로딕하지 않으면 사람들이 기억도 못하더라구요. 그래서 트럼펫을 최대한 멜로딕악기로 표현하려 노력합니다. (지금까지 윈터플레이 이름으로 발표했던) 'Cha Cha' 'Billie Jean' 'Crazy Love' 'Complicated You And Me' 'Shake It Up And Down' 'Gypsy Girl' 'Yoboseyo Baby' 'Happy Bubble' 등이 다 그런 곡입니다. 루이 암스트롱 같고, '아름다운 멜로디네' 이런 느낌이 오는.
-팀 이름은 어떻게 정했나요?
▶2007년 겨울에 모여서 윈터플레이입니다(순간 정적....). 고민해서 팀 이름 만들면 더 힘듭니다. 하하.
▶아무래도 한국시장이 적고, 재즈시장도 한계가 있습니다. 제(이주한)가 기업마인드가 있다는 건 아니지만, 외국에서도 팔아야 합니다. 과거 트럼펫 연주자로 활동할 때 윤상의 '이별의 그늘' 같은 이미 잘 알려진 가요를 재즈로 풀며 영어로 가사를 썼는데 사람들이 좋아하더라구요. 그래서 '전세계 시장에 나갈 만한 컨텐츠를 만들자. 그러면 영어가 필요하다' 싶어서 'Yoboseyo'를 쓴 겁니다. 케이팝과 싸이의 성공도 큰 힘이 됐죠. 제가 외국에서 27년 살다가 들어왔기 때문에 사실 가사는 영어로밖에 못씁니다.
-이 곡에서 '똑딱똑딱' 거리는 악기는 뭔가요?
▶클라베라는 라틴악기에요. 이 곡은 뮤비로도 찍었는데 감독님이 노래를 듣고는 '모던한 빈티지'라고 하시더군요.(3집 6번트랙은 심지어 '노란 샤쓰의 사나이'다!)
-마지막으로 고른 노래는 9번트랙 'Puppy Love'입니다.
▶2년반만에 나오는 3집이고, 새 소속사까지 생겼으니 '우리 둘만의 재미난 캐릭터를 더 살리자'싶어서 만든 곡입니다. 샤데이 느낌이랄까, 영국 색깔이랄까. 모타운 분위기도 나는 그런 곡입니다. 저녁 8시에 들으면 좋을 노래입니다. 트럼펫은 약음기를 사용했고요.
(이 곡 'Puppy Love'에서 들리는 혜원의 보컬은 그야말로 소름이 끼칠 정도. 독특한 음색에 샤데이보다 더 강한 카리스마를 풍긴다. 이주한의 트럼펫은 예전 새 재즈 장르를 끊임없이 개척해가던 전성기 시절의 마일즈 데이비스를 떠올리게 한다. 기자는 윈터플레이 인터뷰를 하면서, 특히 'Puppy Love'의 트럼펫 연주를 들으면서, "오늘 밤엔 간만에 마일즈 데이비스 앨범을 수두룩하게 들어보리라" 다짐했다.)
-3집은 오디오 체크용 앨범으로 갖고 다녀도 되겠습니다.
▶하하. 홍콩과 일본에서 나온 저희 음반은 하이파이(오디오파일) 쪽에서 샘플링 음원으로 많이 쓰입니다. 쇼케이스 진행을 하던 하이파이 전문가가 저희 노래 'Billie Jean'을 쓴 경우도 있습니다. 2009년 'Hot Summerplay'에 수록됐던 그 'Billie Jean' 말입니다.
-아시아에서 더 인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올해도 많은 공연을 할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홍콩 중국 대만 마카오에서는 지난해 10월에 했고, 태국에서는 2월말에 했습니다. 올해에는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에서 열립니다.
-개인적으로 4월6일 한국에서 열리는 단독공연에 대한 기대가 무지 큽니다.(공연에는 오랜시간 윈터플레이와 호흡을 맞춰온 국내 최고 퍼커셔니스트 중 한 명인 김정균을 비롯해 베이시스트 김성수, 기타리스트 현용선, 드러머 신동진 등이 참여한다)
▶3집 이후 첫 정식공연입니다. 7년 동안 그리고 일본이나 홍콩, 런던 등에서 공연한 것을 집약하고 총망라하고 엑기스를 뽑아서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저희를 그저 '편안하고 듣기 좋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막상 저희 공연을 보면 '익사이팅'하다고 느끼십니다. 이번 공연에는 특히 선곡에 좀 더 신경을 써 색다른 느낌을 주고 싶습니다. 기존 윈터플레이와는 다른 곡을 첫곡으로 준비할 겁니다. 재즈뮤지션 면모도 보여드릴 거고. 재즈 이상의 흥, 팝 이상의 유니크함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팬분들은 봄이 왔다는 기분을 2시간 동안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김관명 기자 minji200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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