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막내' 손흥민의 간절함과 책임감, 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

김우종 기자  |  2014.09.09 14:11
손흥민. /사진=OSEN



8일 고양종합운동장. 한국-우루과이전. 한국의 0-1 패배로 경기가 끝났다. 분패였다. 센터 서클 근처에 모인 태극전사들은 허리 굽혀 관중들에게 인사했다. 뒤이어 본부석 맞은편에 있는 팬들을 향해 태극전사들이 인사를 하러 가는 순간. 여전히, 그리고 좀처럼 쉽게 발걸음을 떼지 못하는 한 선수가 있었으니…. 머리를 감싸 쥐며 홀로 괴로워하고 있는 이 태극전사, 바로 손흥민(22,레버쿠젠)이었다.



<↑ 손흥민이 경기 후 안타까움에 고개를 떨궜다.(사진=News1, OSEN, GIF=김우종 기자 촬영, 편집)>

시간을 거슬러 지난 6월 펼쳐진 2014 브라질 월드컵. '강호' 벨기에와의 조별예선 최종전에서 한국은 0-1로 패했다. 경기 종료 후. 힘겹게 양 손을 무릎에 댄 채 '펑펑' 눈물을 쏟고 있는 한 선수. 손흥민이었다. 브라질 월드컵 내내 대표팀에서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친 그였지만, '막내' 손흥민은 그렇게 펑펑 울었다.

브라질 월드컵 벨기에전 종료 직후, 손흥민(가운데 등번호 9번)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뉴스1



그런 손흥민이 브라질 월드컵 이후 치르는 첫 A매치에서 뛰기 위해 한국에 왔다. 베네수엘라(5일)와 우루과이(8일)로 이어지는 홈 2연전에 뛰기 위해서였다. 앞서 손흥민은 소속팀으로 복귀한 뒤 프리시즌 동안 서서히 몸을 끌어 올렸다. 하지만 프리시즌 기록은 1도움이 전부였다. 컨디션 회복에 중점을 둔 채 여러 포지션에서 역할을 수행했다.

그리고 공식 경기가 시작되자 그가 펄펄 날기 시작했다. 공식 경기 첫 경기인 리그컵에서 환상적인 발리 슈팅을 터트렸다. 시즌 1호골이었다. 이어 코펜하겐과의 챔스 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2경기 연속골을 넣었다. 아직 리그에서는 득점이 없지만, 최근 5경기에서 3골을 몰아치며 상승세를 탔다.

회심의 슈팅을 시도하고 있는 손흥민. /사진=OSEN



리그에서의 활약은 고스란히 대표팀으로 이어졌다. 이번 평가전에서도 그의 실력은 여전했다. 수비 1~2명쯤은 가볍게 따돌릴 수 있는 폭발적인 스피드. 간결하면서도 낮고 빠른 마무리 슈팅 능력. 대지를 가르는 듯한 정확한 오픈 패스와 날카로운 상대 배후 공간 침투 능력까지…. 브라질 월드컵 이후 그는 한 층 더 성장한 선수가 돼 있었다. 아니, 이제 대표팀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자원이 됐다.

그래서였을까. 어떤 '책임감'이 그의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었던 것일까. 이번 A매치 2연전 내내 손흥민은 누구보다 강한 승부욕을 보여줬다. 베네수엘라전에서는 자기 뜻대로 경기가 안 풀리자 홧김에 골대를 강하게 걷어차기도 했다. 자칫, 분풀이를 하다가 다치는 상황이 염려되는 장면이었다.

그렇게 손흥민은 이를 악물고 뛰었다. 신태용 코치도 그런 손흥민을 빼지 않았다. 아니, 뺄 수 없었다. 2경기 연속 풀타임 활약. 독일서 날아오는 장거리 이동으로 힘들 법도 했지만, 이런 고된 상황은 '막내' 손흥민의 안중에 없는 듯했다.

베네수엘라전에서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자 골대를 걷어찬 손흥민. /사진=OSEN



비록 손흥민은 이번 평가전에서 특유의 환한 미소를 보여주지 못했다. 바로, 득점이 없었던 것. 우루과이전에서는 후반 22분과 41분 두 차례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으나 모두 상대 키퍼 선방에 막혔다. 후반 추가시간 3분에는 페레이라가 다리에 고통을 호소하자, 흘러가는 시간이 아쉬운 듯 홀로 분노 섞인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어떤 간절함과 강한 승부욕이 고스란히 느껴진 장면이었다. 그리고 경기가 끝난 후 그는 한껏 무거워진 다리를 한동안 쉽게 움직이지 못했다.

우루과이전이 끝난 후 울리 슈틸리케 신임 대표팀 감독은 "월드컵 후 손흥민이 모든 책임을 짊어지려는 것을 느꼈다. 그는 아직 22살의 젊은 선수다. 경기 후 손흥민에게 잘 뛰었다는 이야기를 해줬다. 이 리듬을 계속 이어가고 내일 독일로 잘 돌아가라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이날 슈틸리케 감독도 손흥민의 책임감을 보고 느꼈다.

지난 브라질 월드컵 기간 동안 몇몇 축구 팬들은 태극전사들에게 '간절함'과 '절박함'이 보이지 않는다고 쓴 소리를 했다. 하지만 '막내' 손흥민은 여전히 '절박함'과 '책임감'으로 똘똘 뭉쳐 뛰고 있다. 한국 축구 팬들은 그가 한 단계, 한 단계 도약하는 모습을 그냥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우루과이전이 끝난 후 손흥민(좌)과 울리 슈틸리케 신임 대표팀 감독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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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youtu.be/bL-IUmeeI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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