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선고를 받은 싱글맘 여주인공이 세상에 홀로 남겨질 아들에게 가족을 만들어주기 위해 옛 남자의 아내와 우정을 나누는 이야기. 줄거리 요약만으로 고약하다. 시한부, 싱글맘, 과거 남자 아내와 우정이라니. 막장도 이런 막장이 없다. 막장드라마 흥행 코드는 다 들어있다. 꼬일 만큼 꼬였다. 진부하리만큼. MBC '마마' (극본 유윤경 연출 김상협 제작 팬엔터테인먼트)가 회를 거듭할 수록 시청자를 불러 모으고 있다. 총 24부작, 지난 21일 16회가 방송됐다. 지난 방송의 핵심은 싱글맘의 정체가 탄로 난 것. 싱글맘 송윤아가 남편 정준호의 과거 여자라는 사실을 문정희가 알게 됐다. 송윤아의 아들이 남편의 아이라는 사실과 함께.
만약, 문정희가 나라면? 예상대로다. 문정희는 분을 삭이지 못했다. 아니 절망했다. 10여년 남편만을 바라보고 살아온 평범한 주부의 꿈은 깨졌다. 더 참을 수 없는 상처는 친구라고 믿었던 송윤아가 과거 남편의 여자라는 사실을 숨긴 채 자신과 친구가 된 점이라고 했다. 우정에 눈을 뜨며 매일 매일이 송윤아로 인해 행복했다고 울부짖었다. 시청자 입장에서도 눈물이 날 정도다. 가엽다. 여기 까지만 보면 기존 드라마와 별다른 차별점이 없다. 보통의 주말극이라면 남편의 외도를 뒤늦게 알고 피눈물을 흘리는 불쌍한 여자 문정희에 시청자들은 공감하고 송윤아는 시청자들의 공적이 되는 게 마땅하다. '마마'는 다르다. 등장인물 간에 얽히고설킨 진부한 설정에 공적이 되어야 마땅한 송윤아에게 면죄부를 줬다. 그간 사이사이 등장한 송윤아의 과거 때문이다.
어려운 가정형편을 탈출하고 싶었던 남자의 욕망이었기에 돌을 던져야할까.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분식집을 하며 두 아들을 키우는 어머니, 치열함 없이 하루하루 살아가는 동생. 벗어나고 싶은 어려운 일상에서 문정희는 행복이고 탈출구였을 것이다. 연인인 송윤아를 버렸고 문정희를 택했다. 하지만 생각대로만은 아니었다. 극중 상황 설명은 대사로만 처리됐지만 정준호의 푸른 꿈은 결혼과 동시에 서서히 깨져버렸다. 문정희 아버지가 경영하던 회사는 정준호가 입사한 이후에 서서히 파산했고, 정준호는 평범한 회사원이 됐다. 여느 회사원처럼 살아가던 어느 날, 과거 자신에게 버림받은 여인이 찾아왔고 아들의 존재도 알게 됐다. 정준호의 선택은 현재 가정을 유지하는 것. 애써도 소용이 없게 됐다. 아내 문정희가 모든 사실을 알게 됐으니. 더 큰 충격은 송윤아가 죽음을 앞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는 점. 시한부 과거연인의 유언이다시피 한 아들을 거둬달라는 부탁 앞에 정준호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진부하고 고약하게 꼬인 설정은 시청자를 흡입하는 핵심이다. 그 중심에는 배우들의 호연이 있다. 오랜 침묵을 깨고 대중 앞에 선 송윤아의 호연은 단연 돋보인다. 예쁜 여배우 송윤아에서 이제는 어머니이자 원숙미 넘치는 연기자가 되어 대중을 울리고 있다. 시청자를 눈물짓게 한다. 옆에 있으면 안아주고 싶고, 손잡아주고 싶을 정도다. 너무 가여워 보는 이가 눈물을 주르르 흘릴 정도로 연기를 잘한다. '이 정도로 연기를 잘했었나' 싶다. 문정희의 호연도 회가 거듭될수록 빛을 발하고 있다. 정준호 역시 명불허전이다. 앞으로 8회 동안 '마마'는 계속해 시청자를 눈물짓게 할 것이다. 송윤아, 문정희 모두 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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