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점토크] 불친절한 '압구정백야' 드디어 베일을 벗다

이수연 방송작가  |  2014.12.19 14:39


"우리들의 특별한 만남, 운명이라 믿습니다."

이건 MBC '압구정 백야'의 공식 홈페이지에 있는 한 줄짜리 설명이다. 대신 기획의도가 아예 없다. 모든 드라마들의 공식 홈페이지를 보면, 제일 처음 등장하는 것이 기획의도다. 말 그대로 왜 이 드라마를 기획했는지, 뭘 보여주고자 하는 것인지에 대한 의도다. 한 마디로 정리하면, 주제와 스토리의 방향을 제시하는 길잡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때문에, 새로운 드라마는 먼저 기획의도를 보고, 등장인물들까지 살펴보면 대략의 감이 잡힌다.

그런데, '압구정 백야'는 불친절할 정도로 그 어떤 설명이 없다. 기획의도가 없으니, 그 한 줄짜리 설명만으로 특별한 만남은 어떤 것이고, 왜 운명이라 믿는다는 건지, 전혀 짐작이 안 된다. 그렇다고 등장인물에 대한 설명은 친절했는가? 그것도 아니다.

부부, 자녀, 친구 정도의 관계도 말고, 성격은 어떤지, 자라 온 배경은 어떤지, 직업은 뭔지, 그 어떤 설명도 찾아볼 수 없다. 이런 불친절함을 배경(?)으로 드디어 드라마가 시작되었다. 그런데, 허, 참, 이건 웬일인가? 매회 드라마 끝날 때 나오는 그 흔한 '다음 회 예고'도 없는 게 아닌가?

한 때 얼굴 없는 가수처럼 신비주의 전략이 통할 때가 있었는데, 그렇다면, '압구정 백야'가 신비주의 전략을 쓰고 있는 것일까, 싶었다. 하지만, 좀 다르지 않는가? 3~4분 정도밖에 짧은 시간이지만, 그 안에 기승전결이 다 담겨있지 않은가! 그래서, 노래는 바로 승부가 나기 때문에, 신비주의 전략, 충분히 통한다. 하지만, '압구정 백야'는 신비주의 전략을 쓰기에 시청자들에게 너무나도 큰 인내심을 요구하는 게 아니냐 이 말이다.

장장 30회가 넘도록 뭘 말하려 하는지 갈피를 잡을 수 없으니 말이다. 드라마 제목이 왜 '압구정 백야'인지, 백야는 압구정에서 대체 뭘 하려는 것인지, 그러다보니 압구정과 홈페이지에 있는 특별한 만남이니, 운명은 대체 무슨 관련이 있는 것인지, 전혀 알 수 없어 갑갑할 수밖에. 거기에 주인공 백야는 또 어찌나 얄미운지, 애정을 가지려야 가질 수 없는 인물 아닌가. 이건 시청률에도 반영돼 초반 시청률이 한자리 수에 머물며 제자리걸음이었다.

그런데, 어라? 30회가 넘으며 시청률이 조금씩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게 아닌가? 이유는 압구정에서 뭘 하려는 건지 전혀 알 수 없었던 백야가 하는 일이 슬슬 밝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복수. 백야는 돈 없고 병든 남편과 자식들을 버리고 처녀인 척 부잣집으로 시집간 엄마에 대한 복수 말이다.

이 사실을 알게 되기까지 그 동안 참 오래도 기다렸다. 백야의 행동 방향을 알기까지 끈기와 인내, 심지어 오기까지 가지고 기다려야 했기에, 백야가 생모한테 복수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 막장을 피하는 개연성을 주기 위해 많은 고심 끝에 둔 전략이었나, 싶은 생각마저 든다.

어찌됐든 지루할만큼 오랫동안 숨겨있던 복수의 베일이 벗겨졌다. 그 동안은 백야가 뭘 할지 밝혀내는 게 포인트였다면, 이제부턴 어떻게 복수하는지가 포인트다. 복수에 발맞춰 시청률 또한 상승할까. 여기에 또 하나. 그로데스크할 정도로 상식을 깨고 희한한 상황이 펼쳐졌던 임성한 작가의 전작들과 이번 '압구정 백야'는 다른 길을 가게 될까. 이 또한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가 아닐까, 싶다.

'압구정 백야', 본격적인 제2라운드의 시작! 이제 좀 숨통이 트일라나? 그래서, 제 별점은요~ ★★★ (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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