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국제시장'은 대박, 정작 '꽃분이네'는 '폐업위기' 왜?

김우종 기자  |  2015.01.29 13:37
지난 14일 오후 겨울비가 내리는 부산 중구 신창동 국제시장에 관광객들이 북적이고 있다. /사진=뉴스1



최근 영화 '국제시장'이 크게 흥행하는 가운데, 영화 속 배경인 잡화점 '꽃분이네'는 폐업 위기에 처했다.

'꽃분이네'를 운영하고 있는 정재영씨는 29일 오전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 전화로 출연해 "국제시장 영화가 자신에게는 화(禍)가 돼 돌아왔다"며 착잡한 심경을 표했다.

정 씨는 "임대인이 끝까지 자기 주장을 편다면 저는 가게를 닫을 수밖에 없다"면서 "3월 20일까지 자기 조건에 부합하지 않을 경우, 가게를 빼라고 이미 통보한 상태다. 임대인이 말한 보증금이나 권리금을 해결하지 못하면 저는 가게를 빼야 한다"고 밝혔다.

정 씨는 "꽃분이가 들어오기 전, 이곳은 굉장히 저조하고 장사가 안 되는 가게였다. 권리금도 형성이 안 되는 가게"라면서 "그런데 '국제시장'이라는 영화 때문에 갑자기 5000만원이라는 권리금이 생겼다. 갑자기 나타난 금액이다"고 주장했다.

정 씨는 "아무 이야기가 없다가 15일 전부터 갑자기 '지금 꽃분이네가 잘되고 있으니까 주위에서 난리다. 권리금을 5000만원 주든지 아니면 나가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이야기했다.

정 씨는 "저는 이게 기회인 줄 알았다, 그러나 저한테는 화가 돼 돌아왔다"며 "정말 생각지도 못한 분들을 비롯해 너무나 많은 인파가 온다. 통제 불능 상태다. 주말에는 몇 십만명이 온다. 골목 하나에 그 인파를 수용할 수가 없다. 본의 아니게 피해를 끼치고 있다"면서 "주변 가게들은 거의 한 달 정도 장사를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 씨는 주변 상인과의 마찰도 생겼다면서 "정말로 가까운 이웃이었는데요. 지금은 말하기 그렇다. 정말 원수가 돼 있다. 얼굴을 못 볼 정도다"라면서 "주변 상점 중 임차인 비율이 80%다. 그들은 요즘에 주인한테 전화만 와도 겁을 낸다. 완전히 대박난 것처럼 포장이 돼 있지만, 실제로는 매상이 마이너스인 가게가 많다. 거의 옛날과 똑같다"고 이야기했다.

끝으로 정 씨는 "저희처럼 장사하는 사람들은 전문 지식이 있는 것도 아니고, 임대임차법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자기 방어 능력이 전혀 없다. 그냥 전화 한 통화로 '나가라' 하면 나가야 한다. 지금 이런 상황에 노출돼 있다"고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한편 이에 대해 참여연대 안진걸 협동사무처장은 "상가임대차보호법은 5년 간 상가 임차인들의 영업을 안정적으로 보호를 해 주고 있다"면서 "처음에 계약할 때 권리금이 없거나, 권리금을 이미 냈으면 5년 동안에는 권리금을 추가로 요구할 수 없다. 느닷없이 5000만원의 권리금을 인상해 달라는 것은 굉장히 부당한 것이다. 꽃분이네 주인에게 '용기를 내 버티고 계속 장사를 하라'는 말씀을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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