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신성' 신성현, '만루포'로 인생 드라마를 쓰다

대구=김우종 기자  |  2015.06.10 21:49
한화 신성현. /사진=OSEN



"제발 넘어가라, 제발"

10일 대구구장.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한화전.

한화가 0-1로 뒤진 4회초. 한화가 정근우와 김태균의 연속 안타와 더블 스틸 이후 최진행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선수는 6번 타자 신성현.

초구 스트라이크를 한 번 보낸 신성현. 이어 2구째. 차우찬의 146km 속구가 한가운데로 몰렸다. 공을 노려보고 있던 신성현은 주저 없이 방망이를 힘차게 휘둘렀다. 경쾌한 파열음이 났고, 하얀 공은 대구구장 한가운데 전광판을 향해 쭉쭉 날아갔다.

중계화면에 잡힌 그의 입모양은 "제발 넘어가라, 제발"을 말하는 듯했다.올 시즌 시즌 KBO리그 23번째 만루홈런이자, KBO리그 통산 686호 만루홈런. 비거리는 130m. 신성현이 프로 데뷔 8경기 만에 데뷔 첫 홈런을 짜릿한 역전 만루포로 장식한 순간이었다.

한화가 신성현(25)의 프로 데뷔 첫 만루홈런포를 앞세워 7-2로 승리, 삼성을 4연패 수렁으로 몰아넣었다.

한화 신성현. /사진=OSEN



신성현. 야구 팬들에게는 아직 생소한 이름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지난 5월 19일 육성 선수로 한화에 입단했다.

신성현은 덕수중학교를 졸업한 뒤 일본으로 야구 유학을 떠났다. 오로지 야구 하나를 위해 한국에 있는 모든 것들을 내려놓고 일본으로 갔다. 그러나 일본은 기회의 땅이 아닌 시련의 땅이었다.

2008년 일본 교토국제고를 졸업한 신성현은 2009년 일본 프로야구 히로시마 카프에 4순위로 지명돼 입단하는 영광을 안았다. 그러나 이후 시련의 시기가 계속 됐다. 2013년까지 단, 한 차례도 1군 무대를 밟아보지 못한 것이다.

결국 끝내 1군 무대를 밟아보지 못한 채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비록 일본에서 이룬 것은 없었지만 야구에 대한 꿈은 포기할 수 없었다. 그리고 2014년, 그의 선택은 '독립 구단' 고양 원더스 입단이었다.

하지만 또 한 차례 불운이 그를 덮쳤다. 6월 연습 경기 도중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큰 부상을 당한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해 겨울 고양 원더스는 해체됐다. 신성현은 갈 곳을 잃은 채 마음속으로 울었다.

그러나 하늘은 신성현을 버리지 않았다. 그의 앞에는 고양 원더스에서 그와 함께했던 '야신' 김성근 감독이 있었다. 김 감독이 한화 사령탑으로 부임한 뒤 시즌 도중 신성현을 한화로 부른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달 19일 육성 선수로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한화에 입단하자마자 그는 퓨처스리그 7경기에 출전, 타울 0.480(25타수 12안타), 2홈런 5타점 9득점, 2루타 3개, 3루타 1개, 출루율 0.581, 장타율 0.920로 맹활약했다. 결국 기적이 찾아왔다. 입단 8일 만인 27일, 그가 육성선수 신분을 벗어나 첫 프로 정식 선수로 등록된 것이다.

이어 5월 30일 롯데전에서 감격의 프로 데뷔전을 치른 뒤 6월 4일 넥센전에서 프로 첫 안타를 기록했다. 이후 kt와의 3연전을 포함, 4경기 연속 안타를 치며 상승세를 탔다. 전날(9일)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이날 결정적인 만루포를 쏘아 올리며 영웅으로 등극했다.

그동안 누구에게 말 못할 힘든 시간을 보냈던 신성현. 하지만 그 무엇도 그의 야구를 향한 열정과 꿈을 꺾을 수는 없었다. 그리고 아주 멀고 먼 길을 돌고 돌아 신성현이 한화 이글스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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