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최진행 '2천만원 자체 징계'..솜방망이 처벌인가?

김우종 기자  |  2015.06.26 06:05
최진행. /사진=OSEN



한화 이글스 최진행(30)이 금지 약물을 복용,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30경기 출장 정지의 징계를 받았다. 아울러 한화 구단은 자체적으로 최진행에게 2000만원의 제재금을 부과했다.

KBO는 25일 "KBO 반도핑 규정을 위반한 최진행에게 30경기 출장 정지의 제재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KBO는 "지난 5월 KBO가 실시한 도핑테스트 결과, 최진행의 소변 샘플에서 세계반도핑기구(WADA) 규정상 경기 기간 중 사용 금지 약물에 해당하는 스타노조롤(stanozolol)이 검출됐다"고 설명했다.

KBO는 25일 반도핑위원회를 개최해 최진행의 소명을 듣고 심의한 결과, 반도핑 규정 6조 1항에 의거 최진행에게 30경기 출장 정지의 제재를 부과하고 한화 구단에게도 반도핑 규정 6조 2항에 의거, 제재금 2000만원을 부과했다.

금지 약물을 복용한 선수는 이유를 막론하고 처벌받아 마땅하다. 매우 강력한 '일벌백계'가 필요하다. 그래야만 향후 같은 사건이 발생했을 때 강력한 조치를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진행은 당연히 중한 징계를 받아 마땅하다.

우선, 최진행이 전하는 이야기를 들어보자. 한화 구단에 따르면 최진행은 4월 말 미국산 '프로웨이'라는 단백질 보충제를 지인으로부터 선물 받았다. 헬스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제품. 그러나 국내에서는 팔지 않는 제품이었다. 당연히 국내 식약청의 승인도 없었다.

운동 선수들은 몸이 재산이다. 감기약 하나를 먹어도 신중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상식이다. 어떤 약이나 한약 또는 건강 기능성 제품 등을 복용할 때 한화 선수들은 구단 트레이너에게 반드시 알리게 돼 있다.

하지만 최진행은 이를 간과했다. 최진행은 구단에 알리지 않은 채 이 제품을 혼자 4~5차례 섭취했다. 제품 겉면에 적힌 성분 표기에 금지 약물이 전혀 적혀 있지 않은 것을 확인한 뒤, 스스로 판단해 복용한 것이었다.

결국 문제가 터졌다. 최진행은 뒤늦게 이 제품을 복용한 사실을 구단 트레이너에게 알렸다. 트레이너는 이 제품을 보자마자 먹지 말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이 제품에는 금지 약물 성분이 들어있었다. 그리고 5월 KBO에서 실시한 도핑 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무지'와 '안이함'에서 나온 '치명적인 실수'이자 '부주의'였다. 요즘 시대에 메이저리그 선수들도 금지 약물 복용 사실이 적발될 경우, 명예와 부는 물론, 선수 인생 자체가 끝날 수 있다. 더욱이 최근 국내는 도핑테스트가 더욱 강화되는 추세였다. 최진행이 이 모든 것을 감수하고 고의로 금지 약물을 복용했을 확률은 높지 않다.

이번 사태에 대해 최진행은 "어떠한 이유와 관계없이 팬 여러분을 비롯한 구단과 선수단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동안 선수들이 흘린 땀들이 저로 인해 왜곡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와 관련된 모든 징계는 달게 받겠다"고 사죄했다.

한화 구단은 "먼저 한화 이글스를 응원해주신 팬 여러분께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앞으로 선수단에 대한 철저한 관리를 통해 이런 일이 재발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KBO의 징계 결과는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어 한화는 최진행에게 구단 자체 징계를 내렸다. 한화는 최진행에 대한 자체 징계 위원회를 개최한 뒤 벌금 20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한화는 "최진행에게 부과된 벌금 2000만원을 유소년 야구 발전 기금으로 기부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최진행(오른쪽). /사진=OSEN



결국 최진행은 KBO와 구단으로부터 30경기 출장 정지 및 벌금 2000만원 제재라는 징계를 받았다. KBO가 지난 2007년 반도핑 위원회를 구성한 뒤 도핑 테스트에서 양성 판정이 나온 것은 이번이 6번째다.

전례가 없는 역대 최고 수위의 징계다. 지난 2014년 도핑테스트에 적발된 이용찬(두산)은 10경기 출전 정지라는 징계를 받았다. 당시로서는 최고 수위의 징계였다. 그러나 올해부터 도핑 관련 규정이 더욱 강화됐다. 경기력 향상 물질 양성 판정 시, 명단 공개와 함께 3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게 돼 있었다. 최진행은 KBO로부터 전례가 없는 무거운 징계를 받은 것이다.

또 구단 역시 자체적으로 벌금 2000만원이라는 징계를 내렸다. 올 시즌 최진행의 연봉은 1억5천만원. 또 KBO 야구 규약 제6조 4항에 따르면 '선수 본인의 명백한 귀책사유로 인해 반도핑 규정 위반 행위를 한 경우 출장 정지 기간 동안 1일당 연봉의 1/300을 감액한다'고 적혀 있다. 이것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1500만원이 된다.

즉, 최진행은 30경기 출장 정지는 물론, 최진행 연봉의 약 4분의 1인 약 3500만원의 벌금 징계까지 추가로 받은 것이다. 30경기는 한화의 올 시즌 잔여 경기의 약 40%에 해당한다. 또 3500여만원 역시 최진행에게는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빙그레를 포함해 한화 선수가 도핑 테스트에 걸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김성근 감독 역시 "소속 팀 선수가 도핑 테스트에 걸린 것은 처음이다"고 밝혔다. 호된 첫 경험이다.

지금 가장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사람은 바로 선수 본인, 최진행이다. 김성근 감독은 25일 "최진행에게 전화가 왔다. 모르고 먹었다고 하더라. 당분간 자숙하라고 이야기를 했다"면서 "그동안 다친 가운데, 참고 열심히 했는데 많이 아쉽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열심히 했다. 마음이 아프다. 이제 선수들도 의학적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본다. 최진행은 힘이 넘쳐서 탈인 선수인데, 그런 걸 왜 먹었는지…"라며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최진행은 올 시즌 69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1(209타수 63안타)에 13홈런, 42타점 35득점을 기록 중이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본인은 물론, 팀과 동료들 및 코칭스태프에게도 크나큰 금전적, 정신적 피해를 안겼다. 김 감독의 말처럼 최진행은 당분간 자숙의 시간을 갖고 깊이 반성해야 한다. 그리고 30경기의 출장 정지 징계가 풀리면, 그때부터는 정정당당하게 상대 선수들과 겨룰 수 있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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