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호의 체인지업] 한화 최진행 약물 파동.. KBO는?

장윤호 스타뉴스 대표  |  2015.06.29 08:04
한화 최진행. /사진=뉴스1



2006년 6월로 기억한다. 글쓴이가 미(美)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서 특파원으로 메이저리그를 포함한 프로스포츠를 취재할 때였다.

당시 축구 독일 월드컵 조별 예선전이 열기를 다할 때였다. 메이저리그가 시끄러워졌다. 금지약물과 성장 호르몬(HGH) 복용 선수들이 밝혀지기 시작하면서 엄청난 혼란에 빠졌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불펜 투수였던 제이슨 그림슬리가 폭로하면서 메이저리그의 존재 가치까지 위협을 받았다.

버드 실릭 커미셔너가 주도한 메이저리그의 발전 전략이 배리 본즈와 마크 맥과이어의 홈런 경쟁 등의 호재를 통해 대 성공을 거두고 있는 판이었는데 그같은 성과의 배경에 금지 약물이 존재했던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메이저리그의 기록과 정정당당한 스포츠맨십에 대해 야구팬들은 실망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도 겉으로는 쉬쉬하면서 대책 마련을 위해 심각하게 고민했다.

메이저리그는 과연 어떻게 문제 해결의 첫 발을 내디뎠을까?

6월16일 미 서부 최대의 유력 신문 ‘LA 타임즈’, 미 유일의 전국 신문 ‘USA 투데이’, 시카고 트리뷴 등 각 지역을 대표하는 신문에 메이저리그 팬들은 물론 미국민 모두의 눈길을 끈 전면 광고가 등장했다.

광고의 큰 제목은 ‘An Open Letter to Baseball Fans’라고 돼 있었다. 번역하면 ‘야구 팬들에게 드리는 한 장의 공개 편지’이다.

메이저리그 커미셔너 버드 실릭의 이름으로 보낸 신문 전면 공개 편지에는 ‘선수들 중 일부가 여전히 사용하고 있는 성장 호르몬을 야구계에서 반드시 근절시키고 금지 약물을 복용한 선수에게는 야구의 명예에 먹칠을 한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 메이저리그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 해 잃어버리고 있는 팬들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라는 공식 천명이 담겨있었다.

그리고 버드 실릭 커미셔너는 조지 미첼 전 상원의원에게 금지 약물 조사를 위임했다.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메이저리그는 2001년 샌프란시스코 소속이던 배리 본즈가 한 시즌 최다인 73개의 홈런을 기록했을 때 전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다. 야구가 활성화되지 않은 축구의 대륙, 유럽에서도 배리 본즈의 홈런 행진을 주목하고 신문들이 1면 기사로 게재할 정도였다. 배리 본즈는 축구와 비교해 일약 ‘야구의 펠레’가 됐다. 그런데 금지 약물 복용 사실이 밝혀지면서 2006년 한 순간에 ‘일그러진 영웅’에 범죄자 취급을 받게 됐다. 하늘이 준 능력에 자신의 땀과 노력으로 정정당당하게 기록에 도전하지 않고 야구 팬들을 속인 응보였다.

야구라는 스포츠는 특이하다. 훔치는 것(stealing)이 허용돼 엄연히 도루(steal) 라는 분야가 있다. 그러나 속이는 것(cheating)은 용서받지 못한다. 현재 LA 다저스의 고문인 토미 라소다 전 LA 다저스 감독은 배리 본즈 파문 당시 “야구라는 스포츠와 팬들을 속이는 행위는 절대 안 된다”라며 배리 본즈를 비롯한 금지 약물, 스테로이드 복용 선수들을 꾸짖은 바 있다.

한화 타자 최진행이 스테로이드 일종으로 금지약물 중 최고 등급인 ‘스타노조롤’을 복용한 것으로 밝혀져 3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충격적인 일이다. ‘KBO 리그’가 일대 혼란에 빠졌다. 징계 수위에 대한 비난도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이 낳은 수영 스타 박태환은 고의성이 없었다는 판정을 받고서도 아시안게임에서 받은 메달을 모두 박탈당하고 18개월 자격 정지 중징계를 받았다.

물론 최진행이 금지 약물을 복용하고 친 안타와 홈런, 타점 등의 기록을 다 박탈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한편 최진행 금지 약물 파문에 앞서 LG 투수 정찬헌은 음주 운전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

사상 첫 10개 구단 체제로 800만 관중을 목표로 출발한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가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메르스’로 관중이 40% 가까이 감소한 상황에서 선수의 음주운전 사고가 재발했고 금지약물 복용 선수까지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글쓴 이의 머리에 2006년 메이저리그를 떠오른 것은 우연이 아니다.

프로리그는 총재, 커미셔너(commissioner)가 이끌어 가고 커미셔너가 리그를 대표한다. KBO(한국야구위원회) 구본능 총재가 사태해결을 위해 나서야 한다. 그리고 팬들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로부터 국민 스포츠인 ‘KBO’리그의 명예 회복을 시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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