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아서 잘됐나. 잘되고 보니 닮은 걸까.
영화 '암살'과 '베테랑'이 나란히 여름 극장가에서 1000만 관객을 돌파한 가운데 각 작품을 연출한 최동훈 감독과 류승완 감독 사이에서 성립되는 평행이론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두 사람의 이력부터 장르적인 색채, 강점 뿐 아니라 결혼까지 여러 부분에서 공통분모가 발견돼 눈길을 끈다.
◆ 非영화과 출신
두 사람 모두 연극영화과에 진학해 연출을 배우진 않았지만 현장에서 갈고 닦은 내공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연출 방식을 만들어냈다.
'암살' 최동훈 감독은 서강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이전부터 틈틈이 시나리오를 써오긴 했지만 본격적으로 영화에 대해 공부한 것은 한국영화아카데미(KAFA) 입학 후에야 이뤄졌다. 이후 임상수 감독의 '눈물' 연출부로 충무로에 첫 발을 내딛었다.
류승완 감독은 고등학교 졸업 후 곧바로 현장에서 내공을 쌓았다. 박찬욱 감독의 '삼인조' 연출부를 거쳐 박기형 감독의 '여고괴담' 소품 담당, 곽경택 감독의 '닥터K' 연출부 등으로 일하며 현장에서 자신만의 영화 작업 방식을 배웠다.
◆ 오락 액션에 강하다
두 사람 모두 오락 액션 영화에 강하다는 점도 돋보이는 부분이다. 한눈팔지 않고 자신의 장점을 꾸준히 발전시키면서 점점 더 흥행하는 작품을 만들어 왔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류승완 감독의 필모그라피를 보면 한결같은 색채가 엿보인다. 장르는 액션. 여기에 유쾌함과 호탕함이 곁들여진다. '아라한 장풍 대작전', '주먹이 운다', '짝패', '부당거래' '베를린' 그리고 '베테랑'까지 그는 때로는 유머를, 때로는 짙은 감성을, 무엇보다 호쾌한 액션을 담아냈다.
최동훈 감독 역시 오락 액션 장르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인물이다. 최동훈 감독의 데뷔작 '범죄의 재구성'부터 '타짜', '전우치', '도둑들'까지 빠른 속도감과 긴박감 넘치는 전개로 관객들의 마음을 쥐락펴락하는 연출력을 인정받았다. 최동훈 감독의 두번째 1000만 영화가 된 '암살'에서는 이전보다 묵직한 주제의식을 전하지만 1930년대라는 시대의 암울함에 함몰되지 않은 것은 최동훈 감독의 센스 덕분이라는 것에 이견이 없다.
◆ 캐릭터에 강하다
최동훈 감독과 류승완 감독 모두 캐릭터를 구현해내는데 탁월한 능력이 있다. 내놓으라 하는 배우들이 대놓고 두 사람과 작업하고 싶다고 러브콜을 보내는 것도 이런 이유와 무관하지 않다.
류승완 감독의 차기작으로 알려진 '군함도'까지 함께 하는 것으로 알려진 황정민은 "류승완 감독의 작품에는 기본적인 신뢰가 있다"고 믿음을 드러냈다. 황정민은 "'부당거래'와 '베테랑'까지 두 작품을 같이 했다"며 "앞으로 류승완 감독의 페르소나가 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동훈 감독 역시 함께 작업한 배우들이 "또 다시 함께 작업하고 싶은 연출자"로 꼽는다. '암살'의 전지현과 이정재, 최덕문이 '도둑들'에서 활약한 것처럼 최동훈 감독의 작품에는 전작을 함께했던 배우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단순히 작업방식이 맘에 든다는 것 뿐 아니라 탄탄한 시나리오와 캐릭터가 있기에 이들에 대한 배우들의 러브콜은 앞으로도 계속 될 전망이다.
◆ 제작사 대표가 아내, 든든한 파트너
연출 이력 외에 아내가 제작사 대표로 든든한 조력자이자 동료가 된다는 점도 눈에 띄는 공통점이다.
최동훈 감독이 작품을 만드는 케이퍼필름은 아내 안수현 대표가 수장으로 있다. 안수현 대표는 신씨네 홍보마케팅, 싸이더스FNH제작부장, 영화사 봄 프로듀서 등을 거친 전문 프로듀서다. 최동훈 감독의 작품을 현실적으로 구현해내는데 누구보다 실질적인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인물인 셈이다.
류승완 감독이 속한 제작사 외유내강의 강혜정 대표 역시 영화방 기획실, 좋은영화 제작부 등을 거쳐 영화 제작자로서 이력을 쌓아왔다. 2005년 류승완 감독과 외유내강을 설립한 후 꾸준히 작품을 내놓으면서 제작자로서의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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