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벌했던 日기자회견'.. "왜 '85구' 오타니 교체했나?"

도쿄(일본)=김우종 기자  |  2015.11.20 10:14
오타니. /사진=뉴스1



역전패를 당한 일본의 기자회견 시간. 스산한 공기가 연신 기자회견장을 휘감았다.

준결승전 일정 변경부터. 경기 직전 자국 심판의 좌선심 배정까지. 모든 것이 대회 개최국 일본의 시나리오대로 돼 가는 듯했다. 적어도 8회까지는 그랬다. 그러나 9회 한순간에 이 모든 것이 틀어졌다. 잔칫집이었던 도쿄돔도 한 순간에 침묵으로 휩싸였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19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 대표팀과의 '2015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12' 4강전에서 4-3 대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결승 진출에 성공한 한국은 미국-멕시코전(20일 오후 7시, 도쿄돔) 승자와 우승을 놓고 다투게 됐다. 결승전은 오는 21일 오후 7시 5분 도쿄돔에서 펼쳐진다.

한국은 일본 선발 오타니 쇼헤이의 역투에 완벽하게 눌렸다. 7이닝 1피안타 11탈삼진 무실점. 삿포로돔에서 열린 개막전보다 더 잘 단졌다. 오타니는 2회 선두타자 이대호에게 몸에 맞는 볼을 던지며 출루를 허용한 것을 제외하고 6회까지 단, 한 명의 타자에게도 1루를 허락하지 않았다.

노히트 행진을 마감한 건 7회초. 오타니는 선두타자 정근우에게 중전 안타를 내주며 노히트 행진을 마감했다. 정근우의 타구가 그라운드에 떨어진 순간, 일본 팬들의 탄식이 도쿄돔을 휘감았다. 아마 일본 팬들도 잠시나마 '노히트노런'를 떠올리고 있음이 분명해 보였다. 그렇지만 오타니는 흔들림이 없었다. 그는 후속 이용규와 김현수를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이대호를 3루 땅볼로 유도하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8회초 한국의 공격. 공수 교대 이후 일본 선수들이 그라운드 위로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투수 마운드에는 아직 그 어떤 선수도 보이지 않았다. 이윽고 천천히 한 투수가 마운드를 향해 걸어오기 시작했다. 투수 교체. 노리모토였다.

8회초. 당시 오타니의 투구수는 85개였다. 충분히 더 던질 수 있는 상태였다. 그러나 일본 벤치의 선택은 교체였다. 교체 카드는 통하는 듯했다. 노리모토는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8회를 삼자 범퇴로 마무리했다. 이제 승리까지 남은 이닝은 하나.

그러나 9회초. 한국에게는 기적의 9회, 일본에게는 악몽의 9회가 됐다. 선두타자 대타 오재원과 후속 대타 손아섭의 연속 안타에 이어 정근우가 3루수 키를 넘기는 적시 2루타를 쳐냈다. 다음 타자 이용규는 몸에 맞는 볼.

계속된 무사 만루 기회. 한국은 김현수가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내 한 점 차로 따라붙은 뒤 이대호가 좌익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짜릿한 2타점 역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도쿄돔에 모인 4만여 일본 팬들을 절망에 빠트렸다. 결국 9회말 정대현이 아웃카운트 2개, 이현승이 1개를 각각 책임지며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일본 고쿠보 감독. /사진=뉴스1



정해진 순서에 따라 '패장' 고쿠보 감독이 먼저 기자회견장에 들어섰다. 고쿠보 감독을 향한 외신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투수 교체'에 관한 날카로운 질문이 주를 이뤘다. 특히, 고쿠보 김독이 잘 던지던 오타니를 8회 내린 것에 대해 외신 기자들은 의문을 표했다.

고쿠보 감독은 오타니를 교체한 것에 대해 "오타니는 거기(7회초)까지 공을 던져도 충분하다고 봤다"고 밝혔다. 이후 일본 기자들이 질문이 끝난 뒤 또 다른 외신 기자의 추궁이 이어졌다. '21일 결승전을 생각해 오타니를 교체한 것 아닌가'라는 질문이었다. 기자회견장에는 잠시 침묵이 흘렀다. 고쿠보 감독은 "21일 경기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고 간략하게 답했다. 기자회견장의 공기는 계속해서 차가웠다.

외신 기자들의 오타니 교체에 대한 의문은 한국 김인식 감독에게까지도 이어졌다. 한국의 공식 기자회견 도중 한 외국 기자는 '당신이 만약 일본의 감독이었다면 오타니를 교체했겠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김 감독은 머쓱한 표정을 지으며 잠시 머뭇거렸다. 이어 김 감독은 "투수 교체는 그 팀 감독만이 아는 것이다. 상대 팀 투수 교체에 관해서는 뭐라고 말씀을 못 드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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