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 新풍속도..피처링 여자보다 남자 그리고 힙합

윤성열 기자  |  2016.02.18 13:31
빈지노(왼쪽위부터 시계방향), 자이언티, 딘, 버벌진트, 크러쉬, 개코 / 사진=스타뉴스, 유니버설 뮤직


요즘 가요계에선 여성보다 남자 가수들의 피처링을 선호하는 추세다. 최근 히트한 신곡들을 살펴봐도 예년에 비해 남자 가수들과의 협업이 눈에 띄게 늘었다. 아이유, 에일리, 김예림 등 매력적인 음색에 감성을 겸비한 여성 보컬리스트들의 활동이 잠시 주춤한 사이 흑인음악을 전면에 내세운 남성 R&B 보컬리스트나 래퍼들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힙합 R&B계의 대세 자이언티는 최근 피처링 제의를 가장 많이 받는 아티스트 중 한 명이다. 지코의 '유레카', 싸이의 'I Remember You', 전인권의 '너와 나', 종현의 '데자-부', 아이유의 'Red Queen', 개코의 '화장 지웠어', 크러쉬의 'Hey baby', 삐삐밴드의 'Over&Over' 등 그가 참여해 주목을 받은 곡들이 이미 수두룩하다. 히트곡 '양화대교'에서 보여준 깊은 감성과 독특한 음색이 조화를 이룬 보컬로 각광을 받고 있다.

자이언티의 활약으로 기교파 보컬리스트들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크러쉬, 딘과 같은 후발주자들에 대한 수요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보이스가 매력적인 크러쉬는 개리의 '조금이따샤워해', 로꼬의 '감아', '손바닥을 보여줘', 박재범의 '몸매', 토이의 'U&I' 등에 피처링으로 참여하며 시너지를 냈다.

지난해 미국에서 발매한 데뷔 싱글 'I'm Not Sorry'로 이름을 알린 딘의 행보도 지켜볼 만하다. 딘은 지난해 11월 발매된 다이나믹듀오의 8집 'Grand Carnival' 피처링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며 최근 떠오르는 뮤지션다운 행보를 보였다. 자이언티, 크러쉬와 함께 정기고의 '일주일'에 보컬로 참여해 역량을 뽐내기도 했다.

다이나믹듀오의 개코와 버벌진트, 빈지노 등 기존 힙합신의 인기 래퍼들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랩과 보컬 능력을 개코는 개리의 '또 하루', 싸이의 '아저씨SWAG', 보아의 'Who Are You' 등에 참여하며 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2013년 가수 조용필의 'Hello'에 홀로 피처링에 참여,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 버벌진트는 최근 태연의 'I', 백지영의 '약도 없대요' 등으로 주로 여성보컬리스트와 호흡을 맞췄다. 빈지노도 정기고의 '너를 원해', 어반자카파의 'Get', 프라이머리의 '마네퀸', 신승훈의 '마요' 등으로 꾸준히 존재감을 발휘했다.

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는 "흑인음악을 하는 남자 가수들에 대한 피처링 선호 현상은 트렌드의 진화와 연관이 있다"며 "2000년대 이후 보컬리스트와 래퍼의 영역이 극명하게 나뉘어 있었다면 점점 진화해 같은 영역에서 다른 기능을 가진 이들끼리 모여 하나의 장르가 생겼고 덩달아 팬들의 수요도 높아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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