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어화'의 유연석(32)이 이대로 나쁜 남자에 복귀할 모양이다. 유연석의 나쁜 남자는 역사가 길다. '응답하라 1994'의 착하디 착한 남자 칠봉이로 뭇 여성들의 마음을 흔들어놓기 훨씬 이전부터다.
2003년 영화 '올드보이'에서 유지태 아역으로 등장한 이래 긴 무명시절을 보냈던 유연석이 본격적으로 나쁜 남자의 기운을 보이기 시작한 건 2012년 봄 영화 '건축학개론'부터. 강남 사는 '압서방' 오빠로 나온 유연석은 '국민 첫사랑' 수지를 어찌 해 보려는 수작으로 관객들의 공분을 사며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해 늦가을 개봉한 '늑대소년'에선 박보영을 짝사랑하지만 거들먹거리는 데다 폭력적이기까지 한 나쁜 남자로 나와 '국민 첫사랑 킬러' 어쩌구 하는 별명까지 얻었다. '응답하라 1994'가 방송하기 직전 개봉했던 2013년작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에서는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피를 보는 잔혹한 킬러로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2014년 사극 '상의원'에선 절대 권력을 휘두르는 왕이 돼 여인의 마음을 아프게 하더니 '은밀한 유혹'에선 대놓고 나쁜 남자가 됐다.
올 초, 영화 '그 날의 분위기'에서 처음 만난 여자에게 대뜸 '원나잇' 의사를 표명하며 아슬아슬 로맨스를 그려가더니, 오는 13일 개봉을 앞둔 영화 '해어화'(감독 박흥식·제작 더 램프)에서는 또 여인의 가슴에 대못을 박고야 말았다. '해어화'는 아픈 시대의 이야기다. 일제치하 끝물이던 1994년의 경성, 가수가 되고 싶던 두 여인을 주인공으로 삼았다. 유연석은 그 사이에 낀 천재 작곡가 윤우 역을 맡았다. 고통받는 민중의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는 노래를 만들고 싶어하는 인물이다. 필연적으로 한 여인에게는 나쁜 남자가 될 수밖에 없다. 유연석은 경성의 멋쟁이이자 비운의 예술가가 되어 기꺼이 뒤틀린 시대 속 삼각관계에 몸을 던졌다. 반갑고도 아픈 나쁜 남자 복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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