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홈 충돌 규칙, 코에 걸면 코걸이?

한동훈 기자  |  2016.04.29 06:05
이지영의 홈스틸. /사진=뉴스1




애매한 규칙이기는 하지만 같은 장면에서도 해석이 달라지면 곤란하다. 도입 첫해라 시행착오는 예상됐으나 승부와 직결되는 상황을 심판들의 교보재로 삼고 있다.

올해 신설된 야규규칙 7.13(b) 홈 플레이트에서의 충돌 항목에는 예외 조항이 명시 돼 있다. 포수가 송구를 받으려는 정당한 시도 과정에서 주자를 막은 경우, 주자가 슬라이딩으로 포수와의 충돌을 피할 수 있는 경우, 포수가 홈 플레이트를 봉쇄했지만 원래 아웃이 될 상황으로 판단될 경우에는 해당 주자의 주루를 방해 또는 저지했다고 간주되지 아니한다는 것이다.

4월 12일 잠실에서 열린 롯데와 LG의 경기서 홈 충돌에 관련된 합의판정이 처음으로 요청됐다. 롯데가 8-9로 뒤진 9회초 1사 1, 2루서 황재균이 유격수 왼쪽 깊은 내야안타를 쳤다. 타구는 유격수 오지환의 글러브를 맞고 뒤로 흘렀고 2루 주자 손아섭은 3루를 돌아 홈까지 내달렸다. 오지환은 재빨리 공을 집어 홈에 송구했다.

송구를 받은 포수 정상호는 3루 주자 손아섭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정상호는 홈 플레이트 앞에 있었다. 태그 플레이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졌으나 롯데 조원우 감독은 합의판정을 요청했다. 당시 박기택 김익수 윤상원 문승훈으로 구성된 심판진은 판정을 번복하지 않았다.

그리고 4월 28일 대구에서 열린 LG와 삼성전에 비슷한 장면이 다시 나왔다. 삼성이 4-6으로 뒤진 6회말 무사 1, 3루서 1루 주자 이영욱이 도루를 시도했다. 포수 정상호의 송구가 이영욱에 맞고 잠시 굴절된 사이 3루에 있던 이지영이 홈을 노렸다. 2루수 황목치승이 정확하게 송구했다. 최초 판정은 태그 아웃이었으나 윤태수 박근영 권영철 최수원으로 구성된 심판진은 합의판정 후 세이프로 결과를 뒤집었다.

야구규칙 7.13(b)는 '심판의 판단으로 공을 갖고 있지 않은 포수가 주로를 막은 경우 심판은 주자에게 세이프를 선언한다'고 정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공을 가진 상태라면 주로를 막아도 규정 위반이 아니라는 뜻이다.

규칙 맨 끝에는 '포수는 슬라이딩을 시도하는 주자를 태그할 때 불필요한 강제 접촉을 피하기 위한 최선을 노력을 다해야 한다. 슬라이딩을 시도하는 주자와 불필요한 강제 접촉(예를 들어, 무릎·정강이 보호대, 팔꿈치, 전완 등을 이용하여 시도하는 접촉)을 상습적으로 하는 포수는 총재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항목도 있다.

흔히 말하는 블로킹을 자제하라는 이야기다. 이지영을 태그할 당시 정상호의 모습을 느린 그림으로 돌려보면 그 어떤 규정도 위반하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심지어 공을 받고 기다리고 있었고 무릎으로 홈을 가린다거나 하는 불필요한 접촉도 없었다. 다만 왼발이 홈 플레이트에 앞서 있었으나 이지영의 슬라이딩을 방해하지 않았다. 심지어 주자가 피할 수 있는 경우라면 방해로 간주하지 않는다는 규정까지 있다.

12일이나 28일이나 사실상 같은 장면이었다. 더구나 해당 포수도 모두 정상호였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스트라이크 존처럼 타자의 키나 투구의 궤적에 따라 조금씩 변화가 필요한 기준도 아니다.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서 해당 상황이 많이 나오지 않은 까닭도 있겠지만 심판진들 사이에 사전에 충분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어떤 심판은 엄격하게 적용하고 어떤 심판은 느긋하게 적용하면 분통이 터지는 건 구단과 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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