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게릴라 콘서트 개최가 스포일러? '언론 자체 엠바고' 정도 있어야

[기자수첩]

길혜성 기자  |  2016.05.23 17:33
빅뱅 / 사진=스타뉴스


대표 K팝 아이돌그룹 빅뱅(지드래곤 탑 태양 대성 승리)의 게릴라 콘서트가 취소됐다. 빅뱅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는 23일 오후 자료를 통해 빅뱅의 게릴라 콘서트 취소 사실을 외부에 공식적으로 알렸다. 그런데 일부 매체에선 그 원인이 게릴라 콘서트가 열린다고 먼저 알린 스포일러(spoiler) 때문이란다. 직접적으로 어느 매체가 스포일러라 밝히진 않았지만, 빅뱅의 국내 게릴라 콘서트 개최 소식을 최초로 전한 매체는 바로 '스타뉴스'다.

스타뉴스는 이달 19일 오후 '빅뱅이 뜬다..다음주 국내 전격 게릴라 콘서트'란 제목의 기사를 출고했다. (빅뱅이 뜬다..다음주 국내 전격 게릴라 콘서트. 2016년 5월 19일 단독보도)그 내용은 '빅뱅은 곧 국내 모처에서 전격적으로 게릴라 콘서트를 개최한다'는 것이었다. 구체적 시간과 장소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과연 이 기사가 스포일러일까.

스포일러에 대한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자. 국어사전(이하 네이버 참고)에 따르면 스포일러는 '영화의 줄거리나 주요 장면 따위를 미리 알려 줘 영화의 재미를 크게 떨어뜨리는 사람'이며, 대중문화사전은 '영화, 소설, 애니메이션 등의 줄거리나 내용을 예비 관객이나 독자 특히 네티즌들에게 미리 밝히는 행위나 그런 행위를 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스타뉴스는 날짜, 시간, 장소 등을 전혀 배제하고 빅뱅이 게릴라 콘서트를 연다는 사실만 알렸다. 게릴라 콘서트의 주요 내용은 시간과 장소를 알리지 않은 채 깜짝 공연을 펼치는 것이다. 게릴라 콘서트가 개최된다는 소식만 전한 게 스포일러라면, 언론에서 기사에 '게릴라 콘서트'란 단어 자체를 쓰는 게 아예 스포일러일 수도 있다.

언론 스스로 정한 유명 방송 프로그램과 기획사 및 스타들에 대한 '엠바고'가 언제까지이고, 그 내용이 어디까지인지 사뭇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앞서 YG는 이날 공식입장을 통해 "빅뱅 데뷔 10주년을 맞이해 여러 가지 기념 이벤트를 구상하던 중 빅뱅의 깜짝 게릴라 콘서트를 진행해보려는 계획이 있었지만 장소 섭외 등의 과정에서 '게릴라 콘서트' 계획이 언론과 외부에 먼저 알려지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YG와 빅뱅 멤버들은 팬들을 위해 준비한 깜짝 선물의 의미가 희석돼 버린 상황에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됐다"라며 "마치 예고한 것처럼 돼버린 빅뱅 게릴라 콘서트에 많은 팬들이 몰릴 경우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에 대한 우려와 걱정이 커졌고 심사숙고 끝에 YG와 빅뱅 멤버들은 게릴라 콘서트는 취소하고 팬들과 함께 데뷔 10주년을 보다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다른 아이디어를 구상 중에 있음을 알려드린다"라고 덧붙였다.

YG의 속내는 어떨지 모르지만, YG 자체도 빅뱅의 게릴라 콘서트 계획이 언론과 외부에 알려져 깜짝 선물이 희석됐다고 표현했지 스포일러라고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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