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이 지나도' 변함없는 진리, 박주영의 '포기하지마, 끝까지!'

김우종 기자  |  2016.05.26 06:05


지난 2012년 영국 런던 올림픽. 한국과 브라질의 남자 축구 준결승전. 팀이 0-3으로 뒤진 가운데, 박주영이 그라운드에 들어섰다. 사실상 경기는 브라질 쪽으로 기운 상황. 하지만 박주영은 녹색 잔디를 밟은 뒤 후배들을 독려하며 크게 소리쳤다. 당시 그가 한 말은 "끝까지, 끝까지, 포기하지마"였다. 그리고 4년 뒤 박주영을 비롯한 FC서울 선수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드라마 같은 승부를 연출했다.

FC서울은 25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라와 레즈 다이아몬즈와의 '2016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연장 후반 고요한의 극적인 동점골로 3-2를 만든 뒤 승부차기 스코어 7-6으로 승리, 8강에 진출했다.

지난 원정 1차전에서 0-1로 패했던 FC서울. 이날 FC서울은 전반 29분 데얀이 골을 넣었다. 1,2차전 합계 점수 1-1이 됐고, 두 팀의 승부는 연장으로 향했다. 이어 연장 전반 4분 만에 아드리아노가 득점에 성공했다. 박주영이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침착하게 크로스를 연결했고, 문전으로 쇄도하던 아드리아노가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이제 합계 점수에서 2-1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연장 후반 FC서울의 집중력이 급격하게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결국 연장 후반 6분 리 타다나리(한국명 이충성)에게 헤더 골을 내준 뒤 3분 뒤인 연장 후반 9분, 이번에도 리 타다나리에게 슬라이딩 골을 허용했다. 순식간에 합계 스코어에서 2-3으로 뒤집히며 16강 탈락 벼랑이 눈앞에 있는 듯했다. 하지만 FC서울 선수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연장 후반 추가시간 고요한이 중앙 쪽으로 치고 들어온 뒤 통렬한 슈팅을 시도, 합계 점수 3-3을 만드는 극적인 골을 터트렸다.

이어진 승부차기. 양 팀의 1,2번 키커가 모두 킥을 성공한 가운데, FC서울이 먼저 실축했다. 3번 키커 오스마르였다. 양 팀 4번째 키커는 성공. 그리고 5번째. 우라와의 니시카와 골키퍼가 키커로 나섰다. 여기서 골이 들어가면 경기가 끝나는 상황. 하지만 니시카와가 찬 공을 유상훈 골키퍼가 쳐냈다. 이어 FC서울 고요한이 다시 골을 넣었다. 양 팀 6,7번 키커 모두 성공. 그리고 우라와의 8번재 키커가 실축했고, 김동우가 골을 넣으며 8강행의 마침표를 찍었다.

경기 후 최용수 감독은 "두 번 다시 이런 경기는 하고 싶지 않다"며 긴장감을 다 내려놓았다. 이어 최 감독은 "승리하기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물론 실점을 허용했지만 선수들을 칭찬하고 싶은 생각이 앞섰다. 마지막에 그 기운이 온 것 같다. 모든 공은 선수들, 그리고 팬들에게 있다. 전 특별히 한 게 없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극적골의 주인공 고요한이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그가 언급한 선수는 바로 박주영이었다. 고요한은 "연장 후반 2실점을 하면서 막막했다"면서 "그런데 예전에 (박)주영이 형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마음속으로 포기하면 그 순간부터 끝난 것이다'. 그래서 최대한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고, 승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어쩌면 축구, 아니 모든 스포츠에서 가장 큰 감동의 순간을 만들 수 있는 말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가 아닐까.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FC서울과 일본 우라와 레즈의 경기 연장전에서 세번째 골을 넣은 고요한이 최용수 감독과 포옹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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