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우완 김기태(29)가 의미 있는 하루를 보냈다. 데뷔 11년 만에 첫 선발승을 따냈다. 그리고 김기태는 죄송하다는 말을 먼저 남겼다. 그리고 고맙다는 말을 더했다. 11년차 김기태의 진심이 우러나왔다.
김기태는 1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KIA와의 주말 3연전 두 번째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2피안타 4사사구 1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고 승리투수가 됐다.
이날 삼성은 선발 김기태의 호투에 더해 2회부터 5회까지 꼬박꼬박 점수를 뽑아낸 타선의 힘을 더해 5-4의 신승을 거뒀다. 경기 막판 추격을 허용했지만 리드를 지켜냈고, 승리를 가져왔다.
이에 삼성은 최근 3연패를 탈출하며 분위기 반등의 기회를 만들었다. 임시선발 김기태의 호투가 발판이 됐음은 불문가지다. 그리고 김기태는 경기 후 '죄송하다'는 말을 먼저 남겼다.
사실 첫 선발승이면 기쁨이 먼저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김기태는 자신보다 팀을 먼저 생각했다. 김기태는 "팀 연패를 끊는 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다는 것이 더 기쁘다"라고 말했다. 개인의 승리도 좋지만, 팀이 먼저라는 것이다.
즉, '누구 덕분이다. 감사하다'라는 것보다 '내가 못했다. 그래서 죄송하다'는 말을 남긴 것이다. 내가 잘한 것보다, 타인의 도움을 소화하지 못해 미안했다는 생각이 드러난 것이다.
사실 김기태는 2006년 삼성에 입단했을 때 적지 않은 기대를 모았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빠른 공을 뿌릴 수 있는 우완 정통파는 어느 팀이나 필요한 자원이다. 김기태가 기대를 모은 이유다.
하지만 김기태는 예상외로 잘 크지 못했다. 빠르고 묵직한 공을 뿌렸지만, 성장은 더딘 편이었다. 이에 불펜으로 나서는 경우가 많았다. 간간이 임시 선발로 출전했다. 좋은 공을 가졌지만, 막상 실전에서는 썩 좋지 못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11일 마침내 첫 선발승을 따냈다. 승리로 보더라도 286일 만이었다. 의미 있는 하루를 보낼 것이다. 위기도 있었지만 침착하게 넘겼다. 이는 생애 첫 선발승이라는 달콤한 결과물로 돌아왔다.
냉정히 말해 이제 첫 번째 선발승을 올렸을 뿐이다. 다음 등판에서 어떻게 될지, 이후에는 또 어떤 모습을 보일지 누구도 알 수 없다. 하지만 김기태가 보여준 진심은 진짜였다. 이후 김기태의 행보를 지켜보는 것도 올 시즌 KBO 리그를 보는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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