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승' 오지현 "아버지가 백 메준 경기서 우승..기쁘다"

안산=김지현 기자  |  2016.06.26 18:19
오지현. /사진=KLPGA 제공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오지현(20, KB금융)이 어버지가 캐디 역할을 해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며 기뻐했다.

오지현은 26일 경기도 안산 대부도에 위치한 아일랜드 리조트(파72/6,522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16(총상금 7억 원, 우승상금 1억 4천만 원)서 연장 접전 끝에 성은정(17, 광주중앙여고), 최은우(21, 볼빅)을 제치고 통산 2승째를 수확했다.

오지현은 4라운드 마지막홀서 극적인 버디를 낚으며 1언더파 71타를 적어냈다. 이로써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를 기록한 오지현은 성은정, 최은우와 연장전을 치렀다. 연장전에서 버디를 잡은 오지현은 파를 기록한 성은정, 최은우를 꺾었다.

우승 후 오지현은 "경기 초반에 너무 안 풀려서 힘들었다. 하지만 마지막홀에 좋은 기회가 온 것을 놓치지 않아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힘든 만큼 의미 있는 우승인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실 경기 마지막 홀까지 오지현은 우승을 기대하기 힘들었다. 18번홀 전까지 오지현은 단독 선두 성은정에 4타 뒤지고 있었다. 하지만 성은정이 마지막홀서 트리플보기를 범하며 무너졌다. 반면 오지현은 버디를 낚으며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가는데 성공했다.

이에 대해 오지현은 "솔직히 상상하지 못했다. 마지막홀을 버디로 장식하고 홀아웃한다는 생각하고 자신 있게 쳤다. 마지막홀서 오랜만에 버디가 나오기도 했고 연장전에 갈 수 있는 발판이 돼서 세리머니가 컸다. 성은정 선수가 더블 보기를 한 뒤 퍼트를 실패하고 난 다음에 연장전 생각이 났다. 일단 마지막 홀을 기분 좋게 끝내서 몸속에 엔돌핀이 돌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오지현은 성은정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솔직히 마음이 아픈 것은 사실이다. 제가 그 상황이 왔어도 마음이 아팠을 것이다"면서 "은정이가 너무 축하를 해줬다. 어릴 때부터 아꼈던 친구고 국가대표 시절도 함께했다. 진심으로 축하를 해줘서 감사했다. 경기서 보니 어릴 적보다 매우 좋아졌다. 미래에 KLPGA를 점령할 선수가 아닌가 싶다"고 칭찬했다.

성은정은 캐디 역할을 해준 아버지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성은정의 아버지는 지난 6월 초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부터 성은정의 백을 메고 함께 경기에 나서고 있다. 성은정은 "전문 캐디를 쓰다가 제주도(롯데 칸타타) 경기부터 아버지가 백을 매줬다. 제주도 경기에서 홀인원을 했다. 그래서 아버지가 백을 들기 싫다는 것을 억지로 부탁했다. 아버지가 백을 메준 경기에서 우승을 해서 기뻤다"고 답했다.

올 시즌 목표에 대해서는 "지난 시즌에 1승을 해서 2승을 하자고 생각하고 준비했다. 시즌 초반에 생각한 것 보다 잘 됐다. 그래서 욕심을 부렸다. 하지만 욕심을 부리니 잘 안됐다. 제주도 대회부터 마음을 비우고 경기에 나섰는데 좋은 성적으로 돌아와서 다행이다. 1승을 했으니 2승을 하고 난 다음에 계획을 세워야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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