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신고와 일벌백계 사이'… 무관용 원칙 '딜레마'

부산=김우종 기자  |  2016.07.25 06:05
한국야구위원회. /사진=뉴스1



한국 프로야구 최대 위기다.

2016년은 한국 야구사에서 최악의 치욕적인 해로 남게 될 전망이다. 승부 조작 파문의 충격파가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야구를 사랑하는 팬들의 가슴에는 이미 피멍이 들었다. 엄청난 배신감에 잠 못 드는 하루가 이어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게 결코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24일 오후, 전국 5개 구장에서 한창 야구 경기가 펼쳐지고 있는 순간. 또 한 번의 충격파가 야구계를 강타했다. 앞서 이태양(전 NC), 문우람(현 상무)에 이어 이번엔 유창식(KIA)이 승부 조작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KIA 투수 유창식이 국민체육진흥법을 위반한 사실을 KBO에 자진 신고했다. 유창식은 지난 23일 구단 관계자와의 면담 과정에서 이러한 사실을 진술했다. KIA는 23일 오후 KBO에 이 사실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유창식은 지난 2014년 4월 1일(당시 한화 소속) 홈 개막전인 대전 삼성전에서 1회초 3번 타자 박석민에게 볼넷을 내준 것으로 진술했다.

앞서 22일 KBO는 이번 승부 조작 사태에 대처하기 위해 긴급 실행위원회를 열고 5개의 대책을 마련해 발표했다. 그 중 하나가 22일부터 3주 간 자진 신고 기간을 설정, 부정행위 관련자에 대한 자수를 유도하겠다는 것이었다. 여기에는 자진 신고자에 대해서는 '영구 실격하지 않고 사안에 따라서 2~3년간 관찰기간을 두고 추후 복귀 등의 방식으로 제재를 감경해준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정정당당함과 공정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스포츠에 있어 '승부 조작'은 살인이나 다름없는 가장 큰 범죄다. 이미 야구계는 지난 2012년 승부 조작 사태로 홍역을 앓은 바 있다. 박현준과 김성현이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승부조작 사건을 일으켰다. 이들은 야구계에서 영구 추방됐고, 더 이상 볼 수 없었다.

당시 KBO를 비롯한 야구계, 그리고 팬들은 젊은 투수들의 재능을 안타까워하면서도 이들을 영구 추방하는 데에는 큰 반대를 하지 않았다. 이유는 단 하나. 바로 야구판 존립 자체를 지키기 위해서였다. 승부 조작에 관한 KBO의 무관용 원칙이 적용된 순간이었다.

대만은 1996년부터 승부조작 스캔들이 터진 끝에 리그 자체가 몰락했다. K리그 역시 2011년 승부조작 사건이 터지면서 큰 신뢰를 잃었다. 2013년 KBL에서는 강동희 당시 원주 동부 감독이 승부조작 혐의로 구속됐다. e스포츠에서는 마재윤, 진영수 등이 승부조작에 가담, '스타크래프트1' 판 자체가 날아갔다. 공정성과 투명성이 사라진 스포츠는 곧바로 생명력을 잃었다.

자진 신고. 이른바 양심선언으로 볼 수 있다. 유창식은 그 첫 번째 양심 고백자가 됐다. 자수를 한 점에서 일말의 양심은 있어 보이나, 그렇다고 해서 원죄가 없어질 순 없다. 무엇보다 승부조작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스포츠의 근간을 송두리째 흔들 수 있는 범죄 행위다. 이미 4년 전 박현준과 김성현의 말로를 보고도, 승부 조작 행위를 한 것을 과연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이들에게 또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른 선수들이 승부 조작의 유혹에서 과연 자유로울 수 있을까. 어느 누구나 '이번 한 번쯤이야'라고 생각한다면 그 후폭풍은 어떻게 감당할까. 문제를 뿌리째 뽑고 가야 할 상황에, 처벌 수위가 약해진다면 승부조작 사태는 또 터질 게 불을 보듯 뻔하다.

더욱이 정부는 지난 2012년 '공정하고 투명한 스포츠 환경 조성 대책'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승부 조작 관련자들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철저하게 적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기회에 모든 것을 털고 가자는 데 동의하지 않는 게 아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적어도 야구계에서는 지켜져 온 '승부 조작은 최소한 영구 제명'이라는 명제가 계속 이어져야만 한다. 승부 조작은 강력한 처벌에 따른 예방만이 최우선이기 때문이다. KBO의 이번 자진신고 유도 조치가 자승자박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래야만 프로야구가 존립할 수 있다.

한국야구위원회.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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