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째 플래툰' LG 김용의가 새긴 박용택의 한마디

잠실=한동훈 기자  |  2016.07.26 06:05
LG 김용의. /사진=LG트윈스 제공



"인생 한 방은 없다."

LG 트윈스 김용의는 4년째 플래툰과 싸우고 있다. 그를 버티게 하는 힘은 대선배 박용택의 한 마디다. '인생 한 방은 없다'는 말을 가슴 깊게 새기고 묵묵히 노력 중이다.

우투좌타인 김용의는 올 시즌 외야수로 등록됐다. 하지만 선발 출장한 27경기 중 절반이 훌쩍 넘는 17경기를 1루수로 나왔다. 중견수로 8번, 우익수로는 2번뿐이다. 본래 1루수였지만 팀 필요에 의해 2015시즌을 앞두고 외야수로 변신했다. 그러다가 올해에는 1루도 보고 외야도 보고 있는 것이다.

좋게 말하면 활용폭이 넓은 선수이지만 동시에 확실한 자기 포지션이 없다는 이야기다. 김용의 역시 고민이 컸다.

김용의는 "양날의 검 같기는 하다. 출전 기회가 늘어날 수도 있지만 자리 하나 못 잡고 겉도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어디 한 곳에 자리를 잡고는 싶은데 그래도 팀이 필요하다면 그런 방향으로 가는 게 맞다"고 밝혔다.

이어 "1루는 예전부터 봤기 때문에 익숙하다. 타자에 따라 미리 대비가 가능한 수준이다. 나에게 어떤 타구가 올지 나름대로 판단이 선다. 반면 외야는 내 장점을 더 돋보이게 할 수 있는 자리다. 내야에 있으면 빠른 발을 이용하지 못한다. 내 스타일 자체가 공격적이라 다이빙하고 엎어지고 그런 걸 좋아한다. 개인적으로는 이리 뛰고 저리 뛸 수 있는 외야가 정말 재밌다"고 설명했다.

수비 포지션처럼 선발 출장 기회도 들쑥날쑥했다. 타격감을 꾸준히 유지하지 못해 상대 선발이 좌투수인 날에는 어김없이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지난 23일 두산 좌완 허준혁을 상대로는 이례적으로 1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이날 김용의는 2015년 6월 9일 두산(선발투수 유희관)전 이후 무려 412일 만에 좌투수를 상대로 선발 출장했다. 4타수 2안타로 활약했고 24일 장원준을 상대로도 선발 출장, 3타수 2안타로 잘 쳤다.

LG 김용의. /사진=LG트윈스 제공



김용의는 2경기 연속 좌투수를 상대로 7타수 4안타로 최고의 결과를 냈지만 사실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김용의는 "좌투수가 나오는데 선발 출장한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여기서 보여주지 못하면 다음에는 또 빠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나는 좌투수 경험이 부족했다. 안타를 치지는 못하더라도 삼진은 당하지 말고, 최소한 투수와 싸움이 된다는 모습 정도는 꼭 보여주려 했다"고 돌아봤다.

"물론 이런 쫓기는 마음이 독이 될 수도 있다. 사실 주전 선수들은 경기 전에 어떻게 쳐야 할 지 정립이 다 돼 있다. 나는 고민을 엄청 많이 했다. 전력분석 도움을 많이 받았다. 빠른 카운트에 승부를 보기로 했다. (허준혁을 상대로) 1회에 초구를 쳐서 땅볼로 죽어서 정말 아쉬웠는데 다음 타자들 상대하는 걸 보니 내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음 타석에서도 초구를 쳤다(무사 1루서 좌중간 2루타)"고 덧붙였다.

확실한 자리가 없는 김용의가 이렇게라도 결과를 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역시 노력이었다. 김용의는 "군 전역 이후 2013년부터 월요일에 단 한 번도 쉰 적이 없다. 연습밖에 답이 없다. 기계가 던지는 볼을 치면서 감을 잡았다. 경기에 나가면 그대로 적용했다. 실전에서 통하지 않으면 기계 볼을 치며 고민했다. 요즘에 잘 맞고 있는데 폼을 많이 바꿨다. 내 폼 같지가 않다. 어색하긴 한데 안타가 많이 나오고 있다. 빨리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용의는 박용택의 조언을 가슴에 담고 플래툰과의 기나긴 싸움을 버텨왔다. 김용의가 말하기를 박용택은 "인생에 한 방은 없다. 수면 위로 떠올라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면 그전까지 몇 년에 걸친 노력이 있었다. 그 이후에야 비로소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이라며 인내를 강조했다. 김용의는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연습하고 노력하고 공부하고. 무슨 일을 해도 이런 게 몸에 베어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고개를 끄덕였다.

김용의는 최근 10경기서 타율 0.424, 6경기 연속안타, 5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기록 중이다. 6월 한때 0.217까지 곤두박질쳤던 시즌 타율은 어느새 0.308로 올라왔다. 이에 양상문 감독도 김용의를 당분간 리드오프로 중용할 뜻을 내비쳤다. 4년을 참은 기회가 드디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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