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1] 김기태 감독의 변칙, 안정 택한 LG 격침

김기태 감독.

KIA 김기태 감독의 변칙 카드가 와일드카드 1차전을 지배했다. 안정을 택한 LG 양상문 감독은 속절없이 당하고 말았다.

KIA는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LG와의 와일드카드 1차전에서 4-2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KIA는 승부를 2차전 홈경기까지 끌고 갔다.

김기태 감독의 변칙이 돋보인 경기였다. 김기태 감독은 단판 승부로 끝날 수도 있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선발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중심타자인 필을 2번 타자로 배치하면서 LG의 강력한 선발 허프를 흔들겠다는 의도를 보여줬다.

경기 전 김기태 감독은 "허프를 상대로 강하게 나가려고 2번에 필을 배치했다. 필이 다섯 타석 돌아올 수 있다면 이기는 것 아니겠나. 공격력에 비중을 두고 필을 2번에 놨다. 리드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김기태 감독의 작전은 이날 경기를 제대로 관통했다. 필은 KIA 공격의 돌격대장으로 LG 마운드를 난타했다. 선취점을 뽑아낸 4회초 공격의 시작에 필이 있었다. 선두타자로 나선 필은 허프의 5구째를 공략하는데 성공했다. 이날 허프를 상대로 뽑아낸 KIA의 첫 안타기도 했다. 필이 안타로 공격의 물꼬를 트자 나지완이 2루타를 때려내면서 2사 2, 3루가 됐다. 그리고 유격수 오지환의 실책이 나오면서 KIA는 2-0으로 앞서갈 수 있게 됐다.

필은 6회초에도 선두타자로 나서 2루타를 터트렸고 득점까지 성공하면서 인상 깊은 활약을 펼쳤다. 김기태 감독의 변칙이 제대로 통한 것이다. 여기에 김기태 감독은 주전 포수 이홍구 대신 한승택을 투입하면서 또 다른 변수를 만들었다. 김기태 감독은 "포수의 경우 한승택이 대전 한화전에서 좋았다. 단기전 아닌가. 이홍구의 컨디션이 다소 좋지 못해 뺐다"고 밝혔다. 한승택은 안타는 기록하지 못했지만 선발 헥터와 좋은 호흡을 보였다. 한승택은 헥터와 8이닝 2실점(1자책)을 합작하면서 제 몫을 다했다.

패배하면 끝인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변칙을 선택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김기태 감독은 과감한 수로 LG의 허를 찔렀다. 반면 안정을 택한 LG 양상문 감독은 김기태 감독의 변수에 흔들리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