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한컷]"BIFF를 지켜야 아시아 영화가 산다"..거장 감독들의 외침

부산=김미화 기자  |  2016.10.11 10:51
이창동 감독, 허우 샤오시엔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 사진=이동훈 기자


한국의 이창동 감독, 대만의 허우 샤오시엔 감독, 일본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아시아의 거장이라 불리는 세 명의 감독은 지난 10일 제 21회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중 열린 '특별대담 : 아시아영화의 연대를 말하다'에 참석해 수 많은 관객들과 함께 했습니다.

이 3명의 감독이 부산에 온 것은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이들은 단지 특별대담을 위해 부산으로 모였습니다. 아시아 최고의 감독들이 말하는 '아시아영화의 연대'에 대해서 듣기 위해 이날 500명 가까운 관객들이 몰렸습니다.

앞서 오픈토크를 진행했던 이병헌, 손예진 등 한국 최고 배우들의 인기를 넘어서는 박수와 함성이 흘러나왔습니다.

이날 대담 자리의 주제는 아시아영화의 연대, 그리고 부산국제영화제 살리기였습니다. 이들은 진통 끝에 열린 부산국제영화제를 응원하고, 사람들에게도 영화제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당부했습니다.

먼저 이창동 감독은 "부산영화제에 일하는 분들과 영화인이 자존심을 지켜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감독은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이 불명예스럽게 쫓겨나고 현재 재판을 하고 있지만, 남은 사람들이 서로를 원망하거나 지탄하면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창동 감독은 "이럴 때일수록 영화인들이 자존심 지켰으면 좋겠다. 그것을 통해서 관객들과 함께 한국영화의 자존심을 지켜나갈 수 있다"라고 응원했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 특별대담 / 사진=이동훈 기자


허우 샤오시엔 감독 역시 애정을 드러냈습니다. 허우 샤오시엔 감독은 "7회 때 부산국제영화제에 처음 왔다. 항상 올 때마다 영화제를 즐겼는데 이런 부산국제영화제를 잃어버리는 것은 큰 손실이다. 영화제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 달라.더 많은 영화가 상영될 수 있고 전 세계의 좋은 영화가 상영되는 영화제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특히 허우 샤오시엔 감독은 "내가 필요하면 미안해하지 말고 언제든지 불러달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이번 사태는 부산국제영화제를 위해서 무엇이 가장 필요한가 하는 것을 순수하게 생각하는 기회일 것이라 생각한다. 부산국제영화제가 40주년을 맞이했을 때 어떤 모습으로 있기를 바라는지 영화제에 종사하는 스태프나 참가하는 저희가 함께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며 "20년 동안 많은 실적을 쌓아왔다. 앞으로의 20년에 대해 함께 생각하고 만들어가길 바란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창동 감독, 허우 샤오시엔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 사진=이동훈 기자


사실 이날 세 명의 감독이 1시간 30분 넘게 3개국어로 이야기 했던 주제는 바로 '부산국제영화제'였습니다. 아시아영화제 중 가장 크고 권위 있는 부산국제영화제를 정상화시키고 지키는 것이 아시아 영화를 위한 길이라는데 모두 뜻을 같이 했습니다.

어려움을 딛고 열린 부산국제영화제가 올해 유독 썰렁한 분위기입니다. 아시아 거장 감독들의 말처럼, 부산국제영화제가 이번 사태를 완전히 극복하고 앞으로의 100년을 내다보는 영화제가 되길, 그래서 부산국제영화제가 아시아영화 연대의 중심 역할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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