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한컷]'마스터'도 인정한 "연설문을 쓴다는 건 힘든 일"

김현록 기자  |  2016.11.19 13:00
'마스터' 조의석 감독 /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12월 최고 기대작 중 하나인 '마스터'(감독 조의석)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습니다. 지난 14일 열린 제작보고회를 통해서입니다. 이병헌 강동원 김우빈, 세 배우가 뭉친 '마스터'는 두말 하면 입 아픈 화제의 영화죠. 이병헌이 조단위 사기사건을 벌이는 희대의 사기꾼, 강동원이 그를 쫓는 지능범죄수사대 팀장, 김우빈이 사기꾼의 브레인 역을 각기 맡아 영화를 이끕니다. 기존 이미지를 오묘하게 뒤집는 반전의 캐릭터는 몇 컷의 사진, 짧은 예고 영상만으로도 궁금증을 더했습니다.

이런 '마스터'에게도 조금 멈칫거려진 순간이 있습니다. '건국 이래 최대 게이트'란 홍보 문구가 뜻하지 않게 현 시국에 헛웃음을 자아내는 탓입니다. 제작보고회에서도 뜻하지 않게 웃음을 자아내는 순간이 있었습니다. 집요하게 캐릭터를 파고드는 이병헌과 함께하며 살까지 빠졌다는 조의석 감독은 "진은 안 빠졌다. 독기가 오르더라"며 마침 극중 이병헌 캐릭터의 연설 장면을 만들어가던 과정을 회상했습니다. 말 몇마디로 수많은 군중을 휘어잡아야 하는 드라마틱한 장면이라 더욱 치열하게 연구했다 합니다. "병헌 선배님이 이야기해 주는 게 너무 자극이 됐어요. 내가 너무 1차원적으로 접근한 게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아, 연설문을 쓴다는 것은 힘든 일이구나." 곳곳에서 '피식' 웃음이 터졌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또 다른 의혹이 생기고 또 다른 논란이 불붙는 요즈음입니다. 몇 주 전만 해도 브라운관에서 찾아볼 수 없던 풍자 개그와 패러디는 아예 대세가 됐습니다. 보도와 기획도 줄을 잇습니다. 하지만 길게는 기획에만 수년, 촬영에 몇 달, 후반작업에 몇 달이 걸리는 영화는 건국 이래 유래가 없던 문제적 게이트가 첫 주 만에 이 나라를 흔들어버리고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흡수하는 동안 즉각 결과물을 내놓기가 어렵습니다. 창궐한 좀비와 무너진 터널로 대한민국을 은유했던 여름의 스크린을 떠올리면 11월의 한산한 극장가는 체감온도가 더 썰렁합니다. 터져나오는 뉴스에 경악하는 가운데서도 '더 재밌는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반성과 '영화가 뉴스를, 현실을 어떻게 이기냐'는 자조가 가득합니다. (막장드라마보다 막나가는 이야기가 빵빵 터지는 정치뉴스를 보는 연예부 기자의 마음에도 그 반성-자조가 절로 일어납니다.)

언제쯤 영화 볼 맛이 날까요. 세 스타 배우의 흥미진진한 조합이 돋보이는 '마스터'는 축 쳐진 극장가의 불씨를 되살려줄까요. 궁금합니다. 조의석 감독은 다음과 같은 말로 이날의 제작보고회를 마무리했습니다.

"영화보다 영화같은 현실입니다. 어찌 보면 사회를 반영하는 이야기이지만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그것을 해결해 가면서 관객에게 더 큰 카타르시스를 드리려 의도한 지점이 분명히 있습니다. 힘든 현실이지만 조금이나마 휴식이 될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김우빈 이병헌 조의석 감독 강동원 /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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