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원전폭발이다. 올해는 유난히 재난 영화가 사랑받고 있다. '부산행'의 좀비 바이러스, '터널'의 터널 붕괴에 이어 이번에는 원전폭발 사고가 찾아왔다.
2012년 재난영화 '연가시'를 선보였던 박정우 감독은 이번에는 지진, 원자력 발전소를 소재로 한 '판도라'로 관객을 만난다.
'판도라'는 준비부터 재난까지 4년이 걸린 영화다. "이렇게 영화를 개봉 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격스럽다"던 박정우 감독의 말은, 이 영화를 내놓기 전까지 걸린 4년이라는 시간이 얼마나 길었을지 짐작할 수 있다. 재밌는 것은 4년 전에 기획한 영화가 2016년의 현실과 너무나 닮아있다는 점이다.
최근 경주의 지진으로 인해 온 국민이 불안에 빠졌다. 경주 근처의 동남권에는 울산 공단, 고리 원자력 발전소 등 중요 시설이 몰린 탓이다. 판도라' 역시 동남권 지진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렇다고 박정우 감독이 이런 지진 등을 미리 예상해서 영화를 만든 것은 아니다. 박 감독은 "나도 최근 경주 지진을 보고 놀랐다. 우리나라는 비교적 지진에 안전한 나라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구나 싶었다"라고 털어놨다.
지진이 났을 때 취약한 한국의 현실, 지진으로 균열이 간 원자로에 대한 후속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아 결국 폭발까지 이르게 하는 모습. 멀리서 탁상공론을 하고, 원자로가 폭발해도 정치싸움을 하는 무능한 정부까지 영화는 현실을 연상시킨다.
박정우 감독은 "이 영화는 90%가 우리 현실을 담았다"라며 "영화이기 때문에 드라마적인 스토리도 들어가야했지만 원전에 관한 것은 조사 등을 해서 90%이상 현실이다"라고 강조했다.
'부산행'부터 '판도라'까지 영화 속 재난의 이유는 다르지만 관객은 무능한 정부의 모습을 본다. '터널' 속 장관이 그랬고, '판도라'의 대통령이 그렇다. 그나마 '판도라'의 대통령은 무능하지만, 국민의 목숨을 소중하게는 여긴다.
한국은 많은 재난을 겪어왔다. 삼풍백화점 붕괴, 성수대교 삼풍백화점 붕괴 등 많은 사람들이 아파했다. 2014년 4월16일 일어난 세월호 사건은 아직도 큰 상처다. 세월호 이후 한국 재난영화들은 그 트라우마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부산행' '터널'에 이어 '판도라'까지 세월호의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2016년 재난 영화들이 관객들의 마음을 건드리는 건, 그 상처와 영화의 위로가 필요했기 때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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