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하의 그릇..연예대상의 조건

[문완식의 톡식]

문완식 기자  |  2016.12.30 07:00


"저는 제 그릇을 압니다."

정준하가 아쉽게 대상 문턱에서 주저 앉았다.

정준하는 지난 29일 진행된 2016 MBC 방송연예대상 시상식에서 버라이어티 최우수상을 받았다. 그는 이날 김성주, 김구라, 유재석과 대상 후보였지만 최우수상 미수상자 중 최종 대상 수상자가 결정되는 룰에 따라 대상 직전에서 멈춰야 했다.

이번 시상식에서 정준하의 대상 수상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아 보였다. 올 한해 '무한도전' 등 각종 예능프로그램에서 열심히 한 것도 있었고, 앞서 2016 KBS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김종민이 대상을 수상하는 '이변'을 보여줘 또 한 번의 '이변'에 대한 기대감도 높았다.

이날 시상식 초반 다른 출연자들은 정준하가 회식 장소를 미리 예약했다거나 대상 수상 소감을 준비했다고 말하는 등 분위기를 띄웠다.

그러나 대상 트로피는 '국민MC' 유재석에게 돌아갔다.

정준하는 최우수상 수상으로 대상 수상이 물거품이 된 뒤, "좀 아쉽다"며 웃었다.

"너무 많이 몰아주다 보니까 제가 재미있는 줄 아세요. 대상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너무 과분합니다. 전 제 그릇을 압니다. 제가 넘어설 수 없는 분들과 나란히 했다는 것만으로도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준하는 이어 대상 수상에 대비해 준비한 것 같은 말들을 이어갔다.

정준하는 자신의 그릇이 대상을 받기엔 작다고 얘기했지만, 그 그릇은 충분하다. 시청자가 안다. 정준하가 못한 게 아니라 유재석이 좀 더 잘했을 뿐이다.

정준하의 그릇은 내년에는 더 커질 것이다. 올해 못 받은 대상, 내년에 받을 수도 있다. 올해 대상을 겨룬 김구라, 김성주, 유재석 보다 조금만 더 열심히 하면 된다. 내년에는 부디 준비한 대상 수상 소감을 미리 얘기하는 일이 없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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