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김과장'에 열광하는가

[문완식의 톡식]

문완식 기자  |  2017.02.06 17:21
KBS 2TV '김과장'의 남궁민과 남상미


KBS 2TV 수목드라마 '김과장'(극본 박재범 연출 이재훈, 최윤석 제작 로고스필름)이 심상치 않다. '본전'만 해도 다행일 것이라 여겼는데 뚜껑을 열자 수목 안방극장의 태풍이 돼버렸다.

사실 '김과장'의 선전을 예상키에는 상황이 녹록치 않았다. 동시간대 200억 대작 이영애 주연 SBS '사임당 빛의 일기'가 버티고 있었기 때문. 실제 초반 시청률은 '사임당'에 밀렸다. 1, 2회 시청률은 '푸른 바다의 전설' 마지막회, '사임당' 1, 2회와 겹치며 7%(닐슨 전국기준)대를 나타냈다. '대작'에 밀려 역시나, 역부족인 듯 싶었다.

하지만 '역사'는 3회부터 시작됐다. 지난 1일 3회가 12.8%를 기록하며 '사임당'을 바짝 뒤쫓더니 다음날인 2일 4회 방송분이 13.8%를 기록하며 수목극 시청률 1위를 기록한 것. 방송 전 화제성이나 관심도를 고려하면 '김과장'이 '사임당'을 누른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KBS 드라마국은 축제 분위기다. 기대 하지 않았는데 '김과장'이 경쟁사 대작 드라마를 누르고 동시간대 시청률 1위에 올라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김과장'의 힘은 어디에서 나온걸까.

줄거리는 간단하다. '김과장'은 돈에 대한 천부적인 촉을 가진 '삥땅 전문 경리과장' 김성룡(남궁민 분)이 더 큰 한탕을 위해 TQ그룹에 필사적으로 입사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부정과 불합리와 싸우며, 무너져가는 회사를 살리는 오피스 코미디 드라마. 줄거리만 봐도 김과장이 앞으로 어떻게 난관을 헤쳐나가고 성공할지 눈에 선하다.

그런데 이 드라마, 남다른 '디테일'이 시청자를 사로잡는다. 주인공 김과장 역 남궁민은 역대 최고로 물오른 코믹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남궁민 외 남상미, 준호, 정혜성, 김원해, 김강현, 조현식, 류혜린, 김선호, 박영규, 이일화, 서정연, 정석용, 김민상, 황영희, 김재화, 동하, 임화영까지 출연자 모두가 일치단결, 구멍 없는 연기력으로 시청자를 사로잡고 있다.

'도어락3인방' 등 시대 상황을 오롯이 담아낸 박재범 작가의 필력도 앞으로 '김과장'에 기대감을 더욱 갖게 하는 부분. '신의 퀴즈', '굿닥터' 등으로 시청자를 홀렸던 박 작가는 이번 '김과장'을 통해 작정한 듯 시청자를 웃기고, 힐링 시키고 있다. 어느 때는 웃기다 또 어느 때는 심각하다, 짠하게 만드는 능력은 박 작가만의 능력일 것이다.

'김과장'은 단순 시청률 우위에 있는 것만 아니다. '김과장'은 앞서 '무한도전', '도깨비'가 차지하고 있던 자리도 꿰찼다. 6일 CJ E&M에 따르면 '김과장'은 최신(2017년 1월 23일~2017년 1월 29일) 콘텐츠 영향력 지수에서 252.9점을 받아 1위에 올랐다. 관심 높은 프로그램 분야에선 2위, 지지하는 프로그램에서는 3위에 올랐다. 시청자들이 '열광'하고 있다는 증거다.

'김과장'은 총 20부작. 앞으로 16부가 남았다. 주연 남궁민은 스타뉴스에 "걱정이 많이 됐던 작품인데 시청자들이 많이 사랑해주셔서 놀랐다"며 "앞으로 남은 16부를 어떻게 끌어갈지 고민에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과장'이 앞으로 두 달, 어떤 모습들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이어갈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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