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프로그래머 "블랙리스트는 조폭이나 다름없어..진상규명 이뤄져야"

김현록 기자  |  2017.02.07 12:25
부산영화제 남동철 프로그래머 / 사진=스타뉴스


남동철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 프로그래머가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태에 대해 "조폭이나 다름없는 행태"라며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블랙리스트 대응 영화인 행동(가칭, 준)은 7일 오전 서울 종로 서울아트시네마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영화인 1052명이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태에 일조했다며 김세훈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과 서병수 부산시장의 사퇴 및 구속수사를 촉구하는 자리다. 2014년 '다이빙벨' 상영 압박 이후 집행위원장 교체, 예산 삭감 등 각종 어려움을 겪음 부산국제영화제의 남동철 프로그래머가 이 자리에 나와 블랙리스트와 관련한 입장을 밝혀 눈길을 모았다.

남 프로그래머는 "블랙리스트라는 말이 어떻게 보면 크게 와닿지 않는 분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은 지원을 중단하는 차원을 넘어서서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는 것을 지금 특검 수사 등을 통해 하나 둘씩 알게 되는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남 프로그래머는 "부산국제영화제는 지난 2년 간 너무 많은 일이 있었고 기사가 났기에 진행 과정에 있어서믄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리라 생각한다. 다만 최근 청와대 김세훈-조윤선-서병수 등이 연결된 일이었을 것임이 드러났다. 다만 서병수 부산시장과의 관련성은 명백히 드러난 것이 없어서 제대로 수사해달라고 지난 달 25일 고발했다"고 설명했다.

남 프로그래머는 "어떻게 보면 조폭에서 하는 행태일 것이다. 한번 찍히면 반드시 보복하는 과정이 아니었나 싶다"고 토로했다.

그는 "저희가 '다이빙벨'을 틀었던 그 해의 영화제를 비롯해 3번 영화제를 했다. 2년 넘게 이 문제로 싸웠다. 어쩌면 순진하게 생각한 시절도 있었던 것 같다. 공동집행위원장 체제로 하거나 다른 걸 하면 여기서 멈추지 않을까. 이용관위원장 사퇴 압박이 올해 영화제를 무사히 치르면 멈추지 않을까. 절대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굉장히 집요한 보복이 있었고, 그 결과로 이용관 집행위원장은 직을 계속할 수 없게 됐고 감사원 감사로 4명의 전현직 영화제 인사가 수사를 받았다. 다시 항소했다. 조폭이나 다르없는 행태가 아닌가 한다. 블랙리스트가 지원 배제를 훨씬 뒤어넘는 것임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남 프로그래머는 "지난해 경우 영화제에 한국영화 반쪽만 참가하는 기형적 형태로 치를 수밖에 없었다. 영화제를 지켜내는 것이 어려운 일이었음을 다시금 깨닫게 됐다. 이런 과정에서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누가 어떤 식으로 탄압하고 보복했는지에 대해 정확하게 진상 규명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검찰 고발도 한 것이다. 정확한 진상 규명이 이뤄질 때라야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여러가지 피해 사례가 있는데, 이번 계기를 통해 확실하게 드러난 것은 이것이 굉장히 중대한 범죄라는 걸 모든 사람이 인식하게 된 계기가 아닌가 한다"면서 "이렇게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을 때, 반대의 목소리를 모두 막겠다는 게 얼마나 반 헌법적이고 반 민주적인지를 깨닫게 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남동철 프로그래머는 "이 자리는 김세훈 위원장과 서병수 부산시장에 대한 사퇴와 구속수사를 촉구한 기자회견이다. 중요한 것은 누가 이런 일을 벌였고 책임자를 명명백백히 해야 주요한 범죄임을 다시 인식할 수 있다. 부산영화제가 피해를 봤기에 보복하고 복수하는 게 아니라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싸움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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