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아픔과 시대의 아픔을 다룬 두 영화가 묵직하고 잔잔한 감동으로 3월 극장에 찾아왔다.
1일 영화 '눈길', '눈발'이 나란히 개봉했다. 두 작품은 역대 3월 개봉작 오프닝 기록을 세운 '해빙', 역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외화 오프닝 기록을 다시 쓴 '로건'에 가려졌지만 의미와 울림이 남다르다.
'눈길'(감독 이나정)은 일제 강점기 서로 다른 운명으로 태어났지만 같은 비극을 살아야 했던 종분(김향기 분)과 영애(김새론 분) 두 소녀의 가슴 시린 우정을 다룬 감동 드라마다.
지난 2015년 2월 22일, 3월 1일에 KBS 1TV에서 광복 70주년 특집 드라마로 방송됐다. 영화 버전으로 다시 만들어져 관객과 만났다. 잊지 말아야 할 위안부 문제를 다뤄 반향이 상당하다. 이미 TV에서 공개된 작품이지만 첫날 3만 7280명이 극장을 찾았다. 다양성 박스오피스 1위다. 주인공을 맡은 김향기와 김새롬은 "꼭 해야 할 작품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어린 배우들의 바람대로 많은 사람들이 시대적인 아픔에 공감하고 있다.
'눈발'(감독 조재민)은 지금 아픈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스토리, 배우들의 연기는 잔잔하다. 그럼에도 뒤끝이 울컥하다.
지우와 박진영에게 '눈발'은 남달랐던 것 같다. 지우는 스무살의 첫 날에 '눈발'을 첫 촬영했다.(2016년 1월1일 크랭크인) 아이돌인 박진영에겐 '눈발'은 생애 첫 영화다.
'눈발'은 어른들이 가둔 틀 안에서 견뎌내면서 서로를 보듬는 10대 청소년들의 이야기다. 전학 온 소년 민식은 "살인자의 딸"이라며 같은 반 아이들의 괴롭힘에도 이렇다 할 반항조차 않는 예주에 손을 내민다. 이방인과 왕따, 어쩌면 외롭디 외로운 시간을 같이 견뎌 나가는 소년소녀를 조망한다. 연민과 위로로 상처입은 마음을 녹이며 세상의 가혹한 시선과 맞서 싸우는 두 고등학생의 가슴 아픈 사연에 관객들도 움직이고 있다.
개봉관이 개봉관이 극히 적은데도 첫날 6291명이 찾았다. 다양성 박스오피스 4위에 달하는 기록이다.
'눈길'과 '눈발'은 작은 영화다. 쏟아지는 대작들 사이에 어느새 녹아버린 눈 같은 영화가 될 수 있다. 눈은 가볍다. 금방 사라진다. 그래도 포근한 이유는 서로를 업고 있기 때문이다.
'눈길'과 '눈발', 관객들이 역사와 시대의 아픔에 공감한다면, 두 영화 모두 포근하게 쌓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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