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과 '눈발', 포근한 눈처럼 쌓여야 할 영화들

이경호 기자  |  2017.03.02 12:12


역사의 아픔과 시대의 아픔을 다룬 두 영화가 묵직하고 잔잔한 감동으로 3월 극장에 찾아왔다.

1일 영화 '눈길', '눈발'이 나란히 개봉했다. 두 작품은 역대 3월 개봉작 오프닝 기록을 세운 '해빙', 역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외화 오프닝 기록을 다시 쓴 '로건'에 가려졌지만 의미와 울림이 남다르다.

'눈길'(감독 이나정)은 일제 강점기 서로 다른 운명으로 태어났지만 같은 비극을 살아야 했던 종분(김향기 분)과 영애(김새론 분) 두 소녀의 가슴 시린 우정을 다룬 감동 드라마다.

지난 2015년 2월 22일, 3월 1일에 KBS 1TV에서 광복 70주년 특집 드라마로 방송됐다. 영화 버전으로 다시 만들어져 관객과 만났다. 잊지 말아야 할 위안부 문제를 다뤄 반향이 상당하다. 이미 TV에서 공개된 작품이지만 첫날 3만 7280명이 극장을 찾았다. 다양성 박스오피스 1위다. 주인공을 맡은 김향기와 김새롬은 "꼭 해야 할 작품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어린 배우들의 바람대로 많은 사람들이 시대적인 아픔에 공감하고 있다.

'눈발'(감독 조재민)은 지금 아픈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스토리, 배우들의 연기는 잔잔하다. 그럼에도 뒤끝이 울컥하다.

'눈발'은 눈이 내리지 않는 마을로 온 소년 민식(박진영 분)이 마음이 얼어붙은 소녀 예주(지우 분)을 만나는 가슴 아픈 이야기를 담았다. 배우 지우, 갓세븐 멤버 박진영이 주연을 맡았다.

지우와 박진영에게 '눈발'은 남달랐던 것 같다. 지우는 스무살의 첫 날에 '눈발'을 첫 촬영했다.(2016년 1월1일 크랭크인) 아이돌인 박진영에겐 '눈발'은 생애 첫 영화다.

'눈발'은 어른들이 가둔 틀 안에서 견뎌내면서 서로를 보듬는 10대 청소년들의 이야기다. 전학 온 소년 민식은 "살인자의 딸"이라며 같은 반 아이들의 괴롭힘에도 이렇다 할 반항조차 않는 예주에 손을 내민다. 이방인과 왕따, 어쩌면 외롭디 외로운 시간을 같이 견뎌 나가는 소년소녀를 조망한다. 연민과 위로로 상처입은 마음을 녹이며 세상의 가혹한 시선과 맞서 싸우는 두 고등학생의 가슴 아픈 사연에 관객들도 움직이고 있다.

개봉관이 개봉관이 극히 적은데도 첫날 6291명이 찾았다. 다양성 박스오피스 4위에 달하는 기록이다.

'눈길'과 '눈발'은 작은 영화다. 쏟아지는 대작들 사이에 어느새 녹아버린 눈 같은 영화가 될 수 있다. 눈은 가볍다. 금방 사라진다. 그래도 포근한 이유는 서로를 업고 있기 때문이다.

'눈길'과 '눈발', 관객들이 역사와 시대의 아픔에 공감한다면, 두 영화 모두 포근하게 쌓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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