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사진전' 이광기 "죽음을 통해 희망을 봤어요"(직격인터뷰)

문완식 기자  |  2017.03.03 10:30
이광기


배우 이광기(48)가 사진작가로서 첫 개인전을 연다.

이광기는 오는 8일부터 4월 3일까지 서울시 영등포구 안국약품 갤러리AG에서 개인전 '막간_Intermission'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회에서 이광기는 사진작품부터 라마라마 플라워 대표 정은정과 협업한 설치작품까지 총 20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광기는 3일 오전 스타뉴스와 전화인터뷰에서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라며 "첫 개인전을 앞두고 떨리면서도 설렌다"며 웃음을 지었다.

이광기가 본격적으로 카메라를 든 건 5년여 전. 일곱 살 어린 아들을 신종플루에 이은 폐렴으로 잃고 힘겨워하던 때였다.

"제 삶이 시들어가는 꽃이라고 생각했어요. 다 죽었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봄이 되니 다시 새싹이 돋더라고요. 희망을 보게 됐어요. 해외봉사활동을 갔는데 아이들이 사진을 찍어주니까 정말 좋아하는 거예요. 그 모습을 보면서 사진 한 장이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주는 구나, 생각했죠. 그렇게 사진에 매료됐어요."

이광기는 "기술적인 부분은 아직 부족한 게 많다"며 "하지만 사진 속에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어떻게 담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사진을 통해 세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아무리 힘들어도 끝이 아니란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이광기 作


이광기의 이번 전시회 주제는 '막간'(幕間)이다. 연극용어인 '막간'을 인생에 있어 휴지기에 비유, 또 다른 막을 준비하는 배우와 같이 죽음마저 넘어선 넓은 의미의 '또 다른 삶이 시작되기 위한 준비단계'로 받아들인 것이다. 이광기 사진작품의 소재는 크게 정물과 풍경으로 나뉜다.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꽃과 나무, 들판 등이다.

"많은 작가들이 정물을 통해서 시간의 변화 등을 얘기하죠. 저는 여기서 뭔가 밝은 빛, 희망을 얘기하고 싶었어요. 셔터를 누르면서도 사진을 통해 밝은 빛을 얘기하려 했어요. 특히 죽음을 통해 그 희망을 전하고 싶었죠. 죽음은 어떻게 보면 내가 쓰러지는 것이고 날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큰 상처로 남지만, 그 상처도 결국은 치유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해주고 싶었어요. 제 삶이 그랬던 것처럼요. 주제는 어두운 얘기지만, 밝은 빛을 통해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습니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어떻게 평가할까 두렵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아, 내가 할 얘기만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어떤 얘기를 누군가에게 평을 듣기 위해, 잘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의 진정성 있는 마음, 찍고 싶은 것 보여주고 싶은 것 만 보여드리자. 그렇게 마음 먹으니 마지막 촬영에 이르러서는 편하게 찍은 것 같다.

아역배우 출신으로 30여 년을 연기자로 활동해온 이광기는 평소 이름난 미술애호가로서 많은 예술가들과 교류하며, 자선행사의 기획으로 '나눔실천의 아이콘'으로도 불린다.

이광기는 아이티자선 미술경매 기획(2010~2015), 2011 DMZ국제다큐영화제 특별전, 이세현·이용백 2인전 '피아동일', 2012 제4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이용백 작가와의 '상상동화' 퍼레이드, 2013 정전60주년 공공미술 프로젝트 '아이 드림' 등을 기획했다.

이광기 作


또 2017 갤러리AG 초대 개인전, 2016 화랑미술제(진화랑), 아트부산(소향갤러리). 부산사진아트페어, 2016 KIAF(진화랑) 등을 비롯해 2016 DMZ캠프그리브스 문화재생사업의 디렉터를 역임했다.

"앞으로도 연기자와 사진작가로서 활동을 병행하려고 해요. 이번 전시회 제목이 '막간'인데 그 막간이란 게 어떻게 보면 영적인 요소거든요. 제가 어떤 겉모습을 갖고 있든 남들이 하지 못하는 나만의 얘기를 하고 싶어요. 개인전 이후 앞으로 전개될 이광기의 인생 이야기에 있어 하나의 복선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이광기는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선상에 서니 떨린다"며 "안 떨려고 노력하는데 잘 안된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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