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 잭맨의 마지막 울버린 영화 '로건'이 주말 극장가에 바람을 일으켰습니다. 잔혹하기 그지없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에다, 이전 울버린 단독무비가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한 걸 감한하면 더 이례적인 열기입니다. 인생캐릭터 울버린을 맡아 '엑스맨'과 '울버린'을 위해 헌신했다 해도 과언이 아닌 배우 휴 잭맨에 대한 마지막 인사인 걸까요. 마지막 장면에선 '엑스맨' 시리즈나 울버린의 팬이 아니어도 가슴이 아려옵니다. '로건'은 기존 '엑스맨' 시리즈나 울버린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만으로도 즐길 수 있는 작품이지만, 더 알고 볼수록 짚을 게 많은 작품인 게 사실입니다. 영화를 보기 전, 혹은 보고 난 후 알면 더 좋을 몇 가지 뒷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일단 울버린 본명이 제임스 로건 하울렛이라는 건 미리 알면 더 효과적입니다.
◆'맨중맨'은 왜 울버린을 떠나나
1968년생 휴 잭맨은 나이와 피부암을 이유로 '엑스맨' 시리즈와 분신과도 같은 울버린을 떠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실제로 휴 잭맨은 2013년부터 피부암이 6번이나 재발, 투병을 계속하며 작품 활동을 해왔습니다. 최근엔 TV쇼에서 피부암이 거의 완치됐다고 밝히긴 했지만 만 50이 가까운 나이에 근육질 울버린을 계속하기는 어려웠던 모양입니다. 그는 '울버린'을 떠나며 이젠 닭가슴살 말고 닭껍질을 먹을 수 있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죠. 사실 나이로 치면 '어벤져스' 멤버 '아이언맨'을 연기하고 있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휴 잭맨 보다 3살 많습니다. 슈트 액션이 대부분인 아이언맨과 맨몸 액션이 주특기인 울버린의 연기 강도를 일대일로 비교하긴 어렵겠지만요. 그 역시 언젠가 세대교체의 대상이 되겠죠.
◆ 휴 잭맨의 울버린은 9번? 10번?
알려진 대로 휴 잭맨은 그간 나온 모든 '엑스맨' 시리즈와 '울버린' 솔로무비에 모두 출연했습니다. 2000년 '엑스맨'을 시작으로 '엑스맨2', '엑스맨-최후의 전쟁', '엑스맨 탄생:울버린', '엑스맨:퍼스트 클래스', '더 울버린', '엑스맨: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엑스맨:아포칼립스' 그리고 이번 '로건'을 더하면 총 9번입니다. 비중은 제각각이어도 한 번도 빠뜨리지 않고 출연했죠. 하지만 아주아주 잠깐 휴 잭맨의 울버린이 등장한 영화가 하나 더 있습니다. 기억나시나요? 지난해 청불히어로의 성공 가능성을 먼저 알린 20세기폭스의 또 다른 마블히어로 영화 '데드풀'입니다. 휴 잭맨 눈에 구멍을 뚫은 '가장 섹시하 남자' 잡지가 휘릭 등장했었죠. 그것까지 더한다면 휴 잭맨의 울버린이 나온 영화는 총 10편이 되겠습니다.
◆'로건'의 R등급-청불 액션, 어떻게 가능했나
'로건'은 북미에서 R등급, 한국에서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으로 개봉했습니다. 사실적이고 잔혹한 액션을 직접 감상하신 분이라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지도 모르겠습니다. 전연령층을 타깃 관객으로 삼은 슈퍼히어로무비는 R등급을 기피하는 게 보통입니다. 하지만 '로건'은 사실적이고도 가차없는 액션으로 이전의 '엑스맨'은 물론 슈퍼히어로물과 완전한 차별화를 이루며 울버린의 장엄한 고별사를 완성해냈습니다. 중대 결심이 가능했던 이유는 2가지로 알려졌습니다. 일단 청불히어로 성공시대를 연 '데드풀'의 흥행몰이가 큰 힘이 됐습니다. 20세기폭스가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하게 된 거죠. 제임스 맨골드 감독은 여기에 "휴 잭맨이 '로건'을 R등급으로 만들기 위해 출연료까지 깎았다"고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역시 '맨중맨' 휴 잭맨입니다.
◆로건의 은신처에 왜 사무라이 검이?
눈치 빠른 관객들은 보셨을 겁니다. 멕시코 국경지대에 있는 로건과 프로페서X(찰스 자비에, 패트릭 스튜어트 분)의 은신처에 있는 뜬금없는 사무라이 검을요. '더 울버린'(2013)'을 보신 분이라면 눈치채셨겠죠. 안타깝게도 국내에 그 2번째 울버린 솔로무비를 본 분이 100만명이 조금 넘을 뿐입니다. 일본으로 간 울버린 이야기에 대한 평가도 혹독했고요. 얄궂게도 그 '더 울버린'을 연출한 이가 '로건'을 만든 제임스 맨골드 감독입니다. 사무라이 검으로 '로건'에 자신의 인장을 넌지시 한번 더 찍은 셈이죠. 새로운 히어로물에 반색하는 영화팬들 상당수는 감독에게 '그러게 진작 좀 이렇게 하지' 하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그랬습니다.
◆'로건' 속 마블코믹스..진짜? 가짜?
2029년으로 설정된 '로건'에는 엑스맨들을 주인공으로 삼은 마블 코믹스가 등장합니다. 울버린을 비롯한 '엑스맨' 멤버들이 코믹스 주인공으로 그 활약상이 널리 알려진 상황을 가정한 겁니다. 제목엔 '언캐니 엑스맨'이라고 돼 있는데, 사실 원래 있던 코믹스가 아니라 영화를 위해 새롭게 그린 것이라 합니다. 이번 '로건'은 이전 마블코믹스 중 '올드맨 로건', '뮤턴트 학살'(Mutant Massacre), 그리고 새로운 어린 돌연변이 히어로의 탄생을 알리는 'X-23'이 바탕이 됐다는 후문입니다. 영화들도 한 몫을 했는데요, '엑스맨' 시리즈를 생각하면 뜬금없는 작품들입니다. 영화가 직접 등장하는 '셰인'(1953)과 '용서받지 못한 자'(1992) 등 두 서부극 외에도 '레슬러'(2008)가 '로건'의 이야기, 테마에 영향을 끼쳤다고 합니다. 하지만 작품을 보신 뒤엔 고개를 끄덕이실 겁니다.
◆'로건' 북미 개봉일이 3월3일이 된 이유
그리고 하나 더. '로건'은 북미 현지시간으로 3월 3일 개봉했습니다. 대진표 등 여러가지를 고려하긴 했겠지만, 그 중에서도 3월 3일로 개봉일을 잡은 건 주인공 울버린에 대한 예우 차원이었다고 하네요. 울버린의 두 손에 3개씩 돋아난 클로(claw)를 떠오르게 하는 날짜라니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영국에선 한 발을 더 나갔습니다. 전야개봉 시간을 10시23분으로 했다는 후문입니다. 바로 이유를 짐작하셨나요? 바로 다프네 킨이 연기한 로라, 즉 'X-23'을 뜻하는 시간입니다. X는 로마숫자로 10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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