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신에 직격타' 그 직후… 김민성이 보여준 '인간애'

고척=김우종 기자  |  2017.04.26 06:05


일순간 고척돔에 탄식이 터져 나왔다. 그라운드는 이내 침묵에 휩싸였다. 순간적으로 모두가 얼어붙었다.

자신이 친 타구가 상대 투수의 얼굴을 강타했다. 투수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이내 얼굴에서는 피가 흘렀다. 그 와중에 경기는 계속 진행되고 있었다. 하지만 타구를 날린 타자에게는 안타 하나보다, 점수 한 점보다 더 중요한 게 있었다. 그건 바로 사람이었다.

2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과 넥센이 맞붙었다. 두산 선발 김명신이 1회부터 계속 공을 던지고 있었다. 2실점한 가운데, 2사 1,2루 위기 상황이 계속됐다. 타석에는 7번 타자 김민성이 들어섰다.

초구 스트라이크를 그냥 보낸 김민성. 2구째. 116km짜리 슬라이더가 포수 미트를 향했다. 이를 받아친 김민성. 그런데 불운이었다. 타구가 그대로 김명신의 얼굴 쪽을 향해 날아갔다. 곧이어 김명신이 쓰러졌다. 타구는 김명신의 얼굴을 강타한 뒤 1루 쪽으로 굴러가고 있었다. 이를 1루수 오재일이 잡지 못하면서 타구는 외야 쪽으로 흘러갔다.

인 플레이 상황. 경기가 계속되는 중이었다. 2루 주자 서건창이 흠칫 놀란 채로 홈을 밟았다. 전광판에 점수가 올라갔다. 그런데 바로 이 순간. 순간적으로 너무 놀라 경기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었던 것일까. 그게 아니라면, 지금 상황에서 경기가 중요한 게 아니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던 것일까. 그가 배트를 툭 던지더니, 사고가 나자마자 곧바로 1루가 아닌 투수 마운드 쪽을 향해 걸어오는 것이 아닌가.

흔하지는 않지만, 경기 도중에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다. 물론 당연히 고의도 아니었다. 하지만 자신의 타구에 맞은 상대 투수가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저 1루를 향해 마냥 뛰어갈 수도 있었다. 그러나 김민성은 달랐다. 그는 본능적으로 다친 투수가 걱정돼 마운드 쪽으로 걸어왔다. 따뜻한 '인간애'의 마음이 그대로 행동으로 옮겨졌다.

그러다 김민성은 경기가 계속 진행 중이라는 사실이 퍼뜩 들었는지 1루를 밟은 뒤 다시 김명신에게 다가왔다. 계속해서 걱정스러운 눈으로 피를 흘리고 있는 김명신을 쳐다봤다. 김명신은 곧바로 구급차에 실린 채 인근 고대구로병원으로 이송됐다. 얼마 후 검진 결과가 나왔다. 천만 다행으로 시력에는 이상이 없다고 했다. 두산 관계자는 "CT 촬영 결과, 안면부 골절 진단을 받았다. 좌측 광대 쪽 3군데가 골절됐다. 현재 붓기가 있어, 열흘 뒤에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 후 넥센 장정석 감독은 "김명신이 부상을 털고 하루 빨리 복귀하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결국 야구도 사람이 하는 놀이다. 사람이 하는 놀이에서 사람보다 중요한 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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