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은 무성했다. 마블 슈퍼히어로 최고 히트작이란 말들이 많았다. 주인공 크리스 프랫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를 보면 만사가 형통된다는 말을 뿌리고 다녔다. 허경영 같았다. 마침내 공개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는 그 말 그대로 병맛 넘치는 스페이스 오페라였다. 전편보다 유머는 넘치는데, 전편보다 진중하다. 병맛이 넘치되 진중해진 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이하 가오갤2)에 호오를 가를 것 같다.
'가오갤2'는 지난 2014년 개봉해 전 세계에서 약 7억8000만 달러(한화 약 8899억8000만원)에 달하는 수입을 올린 전편의 후속작. 이름도 거창한 허세충만 리더 스타로드와 우주 최강 빌런 타노스의 양딸이자 킬러 가모라, 힘세고 성격 사납고 모자란 드랙스, 유전자 실험으로 태어난 까칠한 너구리 로켓, 나무인간 그루트 등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일행이 우주를 지키는 모험담이다.
시작부터 유쾌하다. 전편 오프닝에서 스타로드가 한바탕 소동을 앞두고 80년대 소울 충만한 올드팝을 들으며 춤을 췄다면, 2편에선 우주괴물과 싸우는 와중에 아기가 된 베이비그루트가 음악을 들으며 춤을 춘다. 유쾌하고, 유머 넘치고, 치명적으로 귀엽다. 마치 '가오갤2'는 전편을 이으면서 한층 스케일이 커지고, 한층 병맛이라고 소개하는 듯 하다.
금빛 소버린족의 의뢰를 받고 우주괴물을 막아낸 가오갤 일행. 가모라는 소버린족에 잡혀있던 전편에 소개된 타노스의 또 다른 양딸 네뷸라를 넘겨받는다. 현상금을 받기 위해서다. 그렇지만 로켓의 엉뚱한 행동으로 가오갤 일행은 소버린족의 총공격을 받는다. 이들을 구한 건, 뜻밖에 인물. 전편에서 지구인과 이름도 모르는 외계인의 혼혈이라고 밝혔던 스타로드의 아버지가 아들을 찾아 나선 것이다.
아버지 에고를 따라 그의 별을 찾아간 스타로드와 가모라, 드랙스. 로켓과 베이비그루트는 네뷸라와 같이 고장난 우주선을 고치기 위해 남는다. 갈라진 일행들을 따라 각각의 이야기가 나눠지고 다시 합친다.
스타로드는 아버지 에고가 마블 세계에서 우주적 존재인 셀레스티얼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 별을 만들고, 생명을 창조하고, 찾아다녔던 그가 지구에 와서 자신의 어머니를 만났다는 사실을 듣는다. 아버지와 정을 새삼 느끼는 스타로드.
남겨진 로켓 일행은 소버린족의 의뢰를 받은 사냥꾼 집단 욘두의 공격으로 사로잡힌다. 욘두는 어릴 적 스타로드를 납치해 능글능글한 도둑으로 키운 인물. 전편처럼 2편에서도 왠지 스타로드에 마음 약하다. 그런 욘두에 불만이 많은 부하들.
'가오갤2'는 전편보다 진중하다. 전편이 허세 넘치고 앞뒤 생각 없는 가오갤 일당의 모험극이었다면, '가오갤2'는 가족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 아버지와 아들, 언니와 동생, 그리고 의사가족. 남을 통해 자기를 돌아보는 인물들. 상대의 감정을 느끼는 캐릭터 맨티스의 등장은, '가오갤2'와 전작의 구분점이다.
이야기들은 무거운데, 유머로 이끌다 보니 종종 엇박자가 난다. 전편에서 유머를 이끈 스타로드 대신 드랙스가 온갖 병맛 유머를 쏟아냈지만 덜 맛깔스럽다. 베이비그루트의 귀여움은 치명적이지만 그 귀여움만으로 136분을 책임질 수는 없는 법. 게다가 별을 오가며 널뛰기를 했던 전작과 달리 에고의 별로 사건이 국한된 터라, 요절복통 왁자지껄한 맛이 적다.
마블 세계관에 익숙한 사람들이라면 셀레스티얼 등장에 환호하겠지만, 모르는 사람들에겐, 왜 그의 등장이 굉장하고 그가 스타로드의 아버지인 게 대단한 건지 낯설 법도 하다. 마블 세계관에선 셀리스티얼들은, 인간을 창조하고 그 속에 심어둔 유전자가 변이돼 엑스맨이 탄생할 정도로 절대적인 존재들이다.
이런 아쉬움들이 '가오갤2'에 대한 선호를 나눌 것 같다. 그럼에도 여느 마블 영화들과 달리 병맛 가득한 '가오갤'을 사랑하는 팬들이라면 '가오갤2'는 여전히 매력적일 것 같다. 전편에서 환호를 받았던 올드팝들은, 2편에도 여전하지만, 2% 아쉽다.
5월3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추신. 쿠키가 5개다. 다만 '가오갤2'에 대한 정보들이지, '어벤져스: 인티피니워'에 대한 쿠키는 아니다.
추신2. 하워드덕, 더 왓쳐 등 마블 골수팬들이라면 반가울 이스터에그가 잔뜩 있다. IMAX 관람이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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