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루키 고우석, 홈런왕 최정한테 홈런 맞은 소감은

수원=한동훈 기자  |  2017.04.29 06:31
LG 고우석(가운데).

'싸늘하다. 가슴에 비수가 날아와 꽂힌다. 아귀한테는 밑에서 한 장...'

568만 관객이 본 최동훈 감독의 영화 '타짜'의 명대사다. 주인공 고니가 적 아귀에게 마지막 한 수를 던지며 속으로 되뇌었던 말이다. 자신의 수가 뻔히 읽히리란 걸 알면서도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홈런왕 최정을 상대로 한복판에 던질 수밖에 없었던 고졸 신인 고우석이 이런 마음이었을까. 패기 넘치는 정면승부를 택했던 고우석은 새까맣게 넘어가는 홈런포로 한 수 배웠다. 그럼에도 고우석의 마음은 오히려 시원했다.

충암고 출신으로 2017 신인드래프트 LG 트윈스의 1차지명 신인인 고우석은 25일 잠실에서 열린 SK전, 3-7로 뒤진 9회초 1사 후에 구원 등판했다. 지난 시즌 홈런왕이자 올해 이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는 최정 타석이었다. 4구째 패스트볼을 낮은 코스에 비교적 잘 던졌지만 최정의 스윙에 여지없이 걸렸다. 타구는 잠실구장 좌중간 외야 관중석 중단에 떨어졌다.

2볼 1스트라이크로 몰린 상태였다. 고우석은 루키다운 패기로 밀고 나갔다. 150km/h에 육박하는 빠른 공이 장기였다. 정면승부를 택했다. 어차피 유인구로 유인해봤자 속지 않으면 더욱 불리해진다. 그래서 시원하게 붙었는데 결과는 당연히 완패.

고우석은 "거기서 볼을 던질 수는 없었다. 가운데 보고 던졌다. 맞으면 맞는거지 하는 생각으로 던졌다. 지금 생각해보면 실투는 아니었는데 그날 던진 공 중에 가장 밋밋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맞는 순간 알았다. 넘어가는 건 당연하고 과연 어디까지 날아갈까 싶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후련했다. 오히려 무언가 더 배울 수 있었던 승부였다. 아 '이렇게 던지면 홈런 맞는구나'라는 것을 느꼈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LG 양상문 감독 역시 "실투는 아니었는데 가운데 몰리기는 했다. 높이는 괜찮았다. 조금 더 몸쪽으로 붙었어야 했다. 지금은 타자를 힘으로 이겨내는 공을 계속 던져야 한다. 벌써부터 변화구로 요리할 생각을 할 필요는 없다"며 고우석을 칭찬했다.

고우석은 지난 16일 kt전서 인상적인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150km/h, 151km/h짜리 빠른 공을 계속해서 꽂아 넣는 등 6회초를 삼자범퇴로 막아 홀드까지 기록했다. 당시 고우석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고우석은 "그때 홀드 상황인지는 전혀 신경 쓰지 못했다. 내보내 주셨으니까 '보여주자'는 마음이었다"고 돌아봤다.

양상문 LG 감독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고우석을 즉시전력감으로 점 찍었다. 고우석은 현재 최동환과 함께 LG 불펜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진다. 전통적으로 '파이어볼러'가 부족했던 LG 불펜에 고우석은 가뭄에 단비 같은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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