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근의 MLB관전평] 류현진 환상 '픽오프 플레이'..과연!

이광근 전 kt 2군 감독  |  2017.05.01 11:12
시즌 첫 승을 따낸 류현진. /AFPBBNews=뉴스1


#장면 하나

다저스가 2-1로 앞서고있던 5회 필라델피아 공격. 선두타자 러프가 좌익선상 2루타를 치고 무사 2루의 득점찬스를 만들었다. 후속 피베타의 초구 번트시도가 파울로 실패한 후 류현진은 빠른 킥모션으로 2구째 바깥쪽 스트라이크 존을 살짝 벗어나는 볼을 던졌다. 직후 류현진은 3루쪽으로 달리는 모션까지 취했고 포수 그랜달의 송구가 이미 2루베이스에 도달해있던 에르난데스의 글러브에 빨려들어가며 2루주자 러프를 견제 아웃시켰다.

주자는 상대투수의 투구동작에 맞춰 셔플스텝을 밟는다. 류현진은 이 노림수 투구를 루틴을 벗어난 빠른 킥모션으로 던져냄으로써 주자의 셔플스텝을 꼬이게 만들어 호흡을 뺏었고 수비동작까지 취하므로서 주자를 완벽하게 현혹시켰다. 삽시간에 무사2루의 위기는 1사 주자 없는 상황으로 바뀌고 말았다. 류현진과 포수 그랜달및 내야 모든 선수들의 호흡으로 귀중한 아웃카운트를 잡을 수 있었던 완벽한 pick off play였다.

#장면 둘

이에 앞서 2회, 테일러에게 홈런을 맞아 역전을 허용한 필라델피아 루키투수 피베타는 후속 에르난데스에게 마저 중전 2루타를 허용하고 류현진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1사 1, 2루의 위기를 맞는다. 피베타는 볼카운트 1-1에서 3구를 던지기 직전 2루 견제에 나섰지만 송구도 정확치 못했고 타이밍마저 맞지 않음으로써2루주자 에르난데스를 3루까지 보내고 만다. 다행히 후속타 불발로 추가실점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류현진의 5회 플레이와는 대조적인 플레이였다.

1일 필라델피아전서 류현진이 거둔 시즌 첫승은 완벽하게 류현진 스스로 만든 승리였다. 특히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었던 5회 무사 2루에서의 pick off play는 완벽한 볼배합과 더불어 류현진의 노련한 경기운영과 관록을 제대로 보여준 승리의 결정적 포인트였다.

이런 부분이 베테랑과 루키를 구별 지을 수 있는 모습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종종 보인다. 이는 실전(1군) 경험의 유무에서 비롯된다. 2군에서 수 없이 많은 훈련과 실전 경험을 통해 여러 가지를 느끼고 깨닫는 과정을 반복하지만 중요한 것은 특히 마운드에서 자신의 일관된 루틴을 만드는 것이다. 경기운영에 필요한 루틴을 만드는 방법을 간단히 소개하지면 다음과 같다.

① 준비단계에서 스스로를 통제해 마음의 안정을 잡은 후 투수 플레이트를 밟고 셋업을 한다.

② 포수로부터 사인을 받고, 확실하게 마음속으로 구종을 정한다. 조금이라도 내키지 않는 구종을 던져서는 안 된다.

③ 믿음을 가지고 확실한 구종의 궤적을 마음의 눈으로 그려본 후 최고의 자신감으로 타깃에 집중하고 성공만을 생각하고 투구해야 한다. 그럼 제구력이 향상될 것이다.

1군 무대에서는 자신의 가능성을 보이고 실수가 없어야 하기 때문에 정말 많은 땀과 노력이 필요하다. 류현진과 같은 안정된 제구와 여유로운 경기 운영은 선수의 반복적인 루틴 수행에서 나온다.

이날 경기 류현진의 평균 구속은 142~143km 였다. 주목해야하는 점은 87구째 148km의 빠른 직구를 던졌다는 것이다. 우려했던 구속에 대해서도 점차 원래 모습을 찾아가고 있고 또한 고무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다. 노련함, 여유로움, 신중하게 투구하는 모습을 보인 류현진은 완급조절 및 경기 운영 감각을 확실히 찾은 듯하다. 특히 초반 필라델피아 타선이 주무기인 체인지업에 대해 만반의 대비를 한 것을 확인한 후 다양한 커브를 요소요소 결정구로 활용한 것은 그의 노련함을 보여준다.

이날 승리를 계기로 류현진은 앞으로 더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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