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템 효과? LG 이형종, 새 헬멧 애지중지하는 사연

광주=한동훈 기자  |  2017.06.19 06:05
LG 이형종. /사진=스타뉴스

"선수 하면서 헬멧을 이렇게 닦아본 적은 처음이네요."

17일 광주 KIA전을 앞둔 이형종은 헬멧을 열심히 닦고 있었다. 보통 헬멧은 기스가 많고 손 떼가 묻어 낡아 보이기 마련이다. 특별히 관리가 필요한 장비도 아니다. 헌데 이형종의 헬멧은 반짝반짝 빛났다.

사비로 주문한 새 헬멧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 쓴다는 고품질 헬멧이다. 구단에서 지급하는 일반 헬멧보다 훨씬 튼튼하다. 모양도 약간 다르다. 볼이 넓어 쓰기 편하고 챙은 짧다. 가격은 1.5배 정도다. 다른 팀 선수들은 이미 많이 쓴다고 한다. LG에서는 유강남이 혼자 썼다.

이형종은 2군에 다녀오면서 헬멧을 바꿨다. "메이저리그 선수처럼 되려고요"라 웃더니 "농담이다. 그냥 독특한 것을 좋아한다. (유)강남이가 쓰고 있길래 나도 따로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헬멧을 이렇게 닦아본 적이 없다. 따로 돈을 들이니까 닦게 된다. 그런데 확실히 (착용감이) 편하다"며 만족해 했다.

새 헬멧과 함께 타격감도 살아났다. 공교로운 타이밍이다. 극심한 슬럼프로 5월 말 1군에서 말소됐던 이형종은 복귀 후 '광토마'의 폭발력을 되찾았다. 6월 11일 돌아와 6경기 23타수 11안타, 2루타 3개, 홈런 2개다. 4월 한때 0.413까지 솟았던 타율이 말소 당시에는 0.294까지 떨어졌는데 어느새 0.321로 회복했다.

약 2주 정도 2군에 있으면서 마음을 가다듬는 데 가장 집중했다. 기술보다는 자신감 회복에 초점을 맞췄다. 잡념을 빼고 자신감을 유지해야 기술도 발휘할 수 있다는 걸 새삼스럽게 느꼈다. 마치 새 마음을 새 헬멧에 담은 듯 이형종의 질주는 이제 다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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