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전 한화 감독은 왜 잔여연봉을 못 받을까

김우종 기자  |  2017.06.24 06:30
5월 24일 한화 김성근 감독(오른쪽)이 구단을 찾아 선수들과 인사를 한 뒤 밝은 표정으로 떠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야구단이 김성근 전 감독에게 잔여 연봉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이유가 무엇일까.

한화 프런트는 23일 스타뉴스와의 통화에서 "구단 차원에서 논의를 한 끝에 김성근 전 감독의 잔여 연봉을 지급하지 않기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김성근 감독이 자진 사퇴를 한 것이기 때문에 구단은 잔여 연봉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설명했다.

구단 관계자의 말은 사실이다. 통상적으로 구단이 감독을 경질할 경우, 계약기간이 종료될 때까지 나머지 기간 동안의 연봉을 지급해야 한다. 계약을 중간에 끊은 책임이 구단에 있기 때문이다. 반면 감독 스스로 물러날 경우에는, 감독 본인에게 계약 해지에 대한 책임이 있다. 따라서 구단은 잔여 연봉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그런데 김성근 감독이 자진 사퇴가 아니라 '사실상' 경질됐다고 보는 건 야구를 좀 보는 팬들은 누구나 다 아는 일이다. 정확한 워딩을 보자. 한화 구단은 지난달 23일 오후 3시쯤 보도자료를 통해 "김성근 감독이 구단에 사의를 표명했다. 구단은 현재 감독의 사의 표명에 대한 수용 여부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보다 약 30여분 앞선 오후 2시 23분 본지는 "김성근 한화 감독, 전격 경질될 듯"이라는 첫 보도를 냈다. 당시에는 김성근 감독의 경질이 완전히 확정된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당연히 '듯하다'라는 표현을 쓴 것이었다.

당시 한화 임헌린 홍보팀장은 한화생명 이글스파크 기자실에서 공식 브리핑을 통해 "5월 21일 삼성과의 경기가 끝난 뒤 운영팀장이 김성근 감독실을 찾아가, 최근 1군에 정식 등록 되어있지 않은 일부 퓨처스 선수들, 내야수 김주현, 외야수 박준혁의 야간 타격훈련에 대해 우려를 표했고, 이에 김성근 감독이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금일(당시 5월21일) 오후 특정 매체를 통해 '김성근 한화 감독 전격 경질될 듯'이라며 2시 23분 최초 보도가 나왔다. 구단은 최종 결정되지 않은 단계이기에 3시 8분 김성근 감독 사의 표명이라는 제목으로 보도 자료를 배포했다"고 말했다. 여기서 한화가 언급한 최초 보도는 본지의 보도다. 최종 결정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본지의 보도가 터졌기 때문에 상황을 돌이킬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김성근과 결별했다는 핑계로도 들린다.

5월 24일 한화 박종훈 단장(좌)과 김신연 사장(오른쪽)이 김성근 감독과 인사를 하기 위해 클럽하우스로 이동하고 있다.


김성근 감독은 당시 구단에서 훈련까지 간섭하는 것에 대해 분노하며 더 이상 벤치에 앉을 수 없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김 전 감독은 사령탑 고유 권한까지 구단이 침범했다고 보고 "이런 식이라면 내가 여기 있을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이를 구단은 냉큼 '사의 표명'으로 받아들였다.

사실 지난해 11월 박종훈 단장 부임 때부터 김성근 전 감독은 사면초가였다. 박종훈 단장과 김성근 전 감독의 불통과 충돌 속에 선수들은 눈치만 보기에 급급했다. 야구가 제대로 될 리 만무했다. 둘이 수차례 충돌한 끝에 급기야 감독실에서 감정싸움이 극에 달한 적도 있었다.

최근 한 야구인은 "지금 보면 박종훈 단장이 결국 김성근 전 감독을 견제하기 위해 온 것 아니겠는가"라고 했다. 사실 야구계에서는 올스타전 이전에 김 감독이 경질될 거라는 설이 돌았다. 그러나 결국 그 시기가 좀 더 앞당겨졌다. 결국 한화 프런트는 감독 고유 권한인 훈련을 문제 삼으면서 김 감독을 그만두게 했다. 사실상 경질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김성근 전 감독실에는 '신용과 의리'라는 글씨가 박힌 액자가 벽에 걸려 있었다. 이는 한화 그룹의 사훈이라고 한다. 그런데 과연 한화는 김 전 감독에게 신용과 의리를 지켰을까? 김승연 한화 그룹 회장은 과연 이 사안에 대해 어떻게 보고 받았는지 궁금하다.

이날 한화 관계자는 "야구 원로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김 전 감독을 직접 찾아가 위로금을 건넸으나, 김 전 감독이 거절했다"고 밝혔다. 혹시 한화 구단은 어물쩍 위로금이나 주면서 자진사퇴로 못 박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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