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효리네민박' 이효리, 계속 우리 곁에 있으면 안 되겠니?

이수연 스타뉴스 방송작가  |  2017.08.25 15:46


이효리가 4년의 공백기를 지나 최근 6집 음반을 내면서 방송을 재기했으나, 그것도 잠시, 다시 활동을 중단했다. 짧은 활동으로 인한 아쉬움을 대신 JTBC '효리네 민박'이 달래주고 있다. '효리네 민박'은 첫 회 5%대 시청률로 시작했으나 지난 주 9회 방송에는 그 두 배인 10%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렇게 빠른 상승세를 보인 데에는 그 이유가 있다.

당연히 재미다. 재미라는 것이 무엇인가? 사전적 의미로는 '아기자기하게 즐거운 기분이나 느낌'이다. 그러나 '프로그램이 재미있다'라고 표현할 땐 흔히들 계속 웃음이 빵빵(?) 터지는 프로그램을 떠올린다. 물론 맞다. 그러나, 여기서 한 발 더 들어가면 '재미있는 프로그램'이라는 건 시청자들이 몰입하며 볼 수 있는 프로그램, 다시 말해, 시작부터 끝까지 다른 채널로 돌리지 않고 푹 빠지게 만드는 프로그램을 뜻한다. 이런 의미에서 '효리네 민박'은 재미있다. 손님들이 방문하고, 밥 먹고, 얘기하고, 그저 이런 내용들이 매회 비슷한 패턴으로 반복되며 잔잔하게 보여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집중하게 만드는 것, 이것이 바로 '효리네 민박'이 재미있다는 증거이다. 대체 이런 재미는 무엇 때문일까?

무엇보다 이효리 때문이다. 프로그램 중심에 자리 잡은 이효리란 인물이 가진 매력이 시청자들을 끌어당기고 있다는 것이다. 한 시대를 풍미하였고, 지금도 여전히 화제의 인물인 그녀는 각종 예능 프로그램 MC 경험에서 다져진 예능감을 아낌없이 발휘하고 있다. 그렇다고 억지로 웃기는 것도 아니다. 기존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처럼 제작진이 정해놓은 장치나 법칙에 맞추어 애쓰고 있지도 않다. 그냥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있는 그대로'를 보여준다. 그런데 여기에 그 연륜과 내공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이다. 자연스러운 재미와 오글거리는 억지웃음은 종이 한 장 차이라고 할 수 있다. 그걸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바로 예능감이라는 것이다. 이효리가 혹시라도 '너무 잔잔한가?', '너무 밋밋한가?', '너무 볼거리가 없나?'하는 조급증으로 일부러 웃기려고 설정했다면 오히려 지금의 자연스러운 재미가 없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여기에 덧붙여 그녀가 더욱 돋보이는 건 바로 삶을 대하는 태도나 생각이 더욱 깊어졌다는 것이다. 톱스타지만 전혀 톱스타 같지 않은 모습, 즉 화장기 없는 맨 얼굴에, 구겨지고 낡은 옷을 가리지 않는 편안한 옷차림에, 특별한 반찬으로 차려내지 않은 소박한 식탁, 이런 평범한 일상에서 우선 친근함이 느껴진다. 그런 모습들이 고스란히 손님들에게 전달되면서 그들의 마음이 열리기 시작한다. 그 후 그들과 나누는 대화에서 삶에 대한 그녀의 철학이 녹아져 나온다. 특히, 귀가 들리지 않았던 20대 여자 손님과 함께 나눈 모습들이 인상적이었다. 그런 불편함을 알자마자 그 누구보다 입을 크게 벌리면서 말하는 모습이나 인기척을 들을 수 없으니 갑자기 눈앞에 나타나면 놀랄까봐 괜찮은지 묻는 모습에서 '배려해야지' 생각하고 한 게 아니라 몸에 배어있는 자연스런 배려라는 것이 묻어났다. 파도소리를 기억하지 못하는 그녀에게 '파도소리를 꼭 들어야 하는 건 아니다, 마음으로 느끼면 되지'라고 건네는 이야기는 그 어떤 위로보다 따뜻했고, 동정이 아닌 응원이었다. 안 됐네, 가 아니라 그저 남들과 좀 달라서 불편하겠구나, 하는 걸로 받아들여주는 모습에서 이효리가 가진 생각의 깊이가 드러났다.

이런 매력들이 우리네 이웃들의 삶과 어우러지면서 시청자들에게 편안함과 훈훈함을 전달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효리네 민박'이 사랑받는 이유다. 그래서, 아쉽다. 이미 촬영이 끝나고 몇 주 후면 방송이 종영되니 말이다. 타고난 엔터테이너이면서 사람을 품는 매력까지 갖춘 그녀가 방송가엔 더없이 필요하다. 특히 남자MC에 비해 여자 MC들이 부족한 현실에 이효리라는 인물이 채워준다면 훨씬 더 풍성한 프로그램이 탄생할 텐데, 싶은 아쉬움도 있다. 제주도 너무 좋지만, 그래도 가끔씩은 서울 방송사 나들이를 해 주면 안 될까?

'효리네 민박', 이효리란 인물을 다시 한 번 재발견한 프로그램. 그래서, 제 별점은요~ ★★★★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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