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윤정수 "다이어트ing..김숙과 끝났으니 새 출발!"

[☆밥한끼합시다]

윤성열 기자  |  2017.10.12 16:31
/사진=김창현 기자


흔히 인생을 롤러코스터에 비유한다. 천천히 올라가다 꼭짓점에서 한없이 떨어지는 듯하나 이내 다시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한다. 롤러코스터의 가파른 오르막 선로를 '출발점'이라고 하면, 개그맨 윤정수(45)는 이제 출발점을 지나 또 다른 출발점에 서 있다.

1990년대 제1의 전성기를 누렸던 윤정수는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JTBC 가상 결혼 프로그램 '님과 함께 시즌2-최고의 사랑'(이하 '님과 함께2')을 통해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개그맨 후배 김숙(42)과 무려 2년여간 가상 부부로 호흡을 맞춘 그는 '쇼윈도 부부'라는 독특한 콘셉트로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으며 '파산의 아이콘'에서 '재기의 아이콘'으로 거듭났다. 그를 옭아매던 빚은 부끄러움이 아니라, 새로운 도전을 위한 밑거름이 됐다.

추석 황금연휴의 마지막, 스타뉴스 '밥한끼합시다'의 주인공은 윤정수다. 서울 강서구의 한 감자탕집에서 만난 윤정수는 특유의 넉살로 먼저 대화를 이끌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다이어트 해야 하는데…"고 중얼거리면서도 금세 뼈를 들고 고기를 발라먹는 모습에 절로 웃음이 나왔다.

얼마 전 '님과 함께2' 마지막 촬영을 마치고 점심 식사를 하면서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사진=김창현 기자


-평소 감자탕을 즐겨 먹나 봐요?

▶네 좋아합니다. 제가 강원도 사람이거든요. '감자바우'라 부르잖아요. 하하하. 탕 안에 후들거리는 고기도 좋아해요. 한 번에 빨리 먹을 수 있거든요. 뭐, 뜨거운 건 혀가 알아서 할 테니까요. 하하하.

-그런데 다이어트 하고 계신다고요.

▶(순간 침묵)……미안합니다. 하하하. 네. 하고 있습니다. 하하하. 제가 살 뺀다고 하면 다들 웃으니까 짜증이 좀 나서요. 하하하. 사실 일주일도 안 됐어요.

-목표 감량은 어떻게 되나요?

▶10kg 정도요. 가상 결혼도 끝났으니까 새 출발해야죠. 여자들 머리 자르듯이요. 하하하.

-'님과 함께2' 종영 소감을 안 물어볼 수가 없어요.

▶많이 섭섭해요. 끝날 때 되니까 좀 더 해도 되지 않을까 아쉬움도 남고요. 그동안 최장수로 자리를 지켜왔음에도 '여기서 더 할 수 있지 않을까?'는 욕심은 나죠.

-김숙 씨는 가상 아내로서 어땠나요?

▶너무 뜨거운 파트너였죠. 저는 25년간 방송하면서 혼자 하는 것보다 누구와 컬래버레이션을 했을 때 더 빛이 났어요. 그럼에도 (김)숙이 같은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생각은 들어요. 특히나 이성이라 더 그런 것 같아요.

/사진제공=JTBC


-무려 713일간 가상부부로 호흡을 맞췄는데, 그만큼 여운도 많이 남을 것 같아요.

▶마지막 촬영을 하는데 눈물이 나더라고요. 왜 울었는진 모르겠어요. 숙이가 제 옆에서 잘 해줬는데, 더 오래 못하게 돼서 미안하더라고요. 숙이는 창피한지 애써 눈물을 참더라고요. 전 조절이 안 돼요. 2년이란 세월이 결코 짧은 게 아니잖아요. 제 자신이 기특하기도 했어요.

-'시청률 7% 달성 시 정말 결혼하겠다'는 공약을 세웠을 때 만해도 시청률이 오르자 되려 난감해 하기도 했어요.

▶그때 당시만 해도 (김숙에게) 애정이 별로 없었죠. 일이 잘돼서 신이 났던 거지, 서로 애정을 갖는 건 다른 문제니까요. 저는 정말 시청률 6.9%면 프로그램 하차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시청자와 약속이니까요.

-방송에서 얘기한 것처럼 시즌3에 출연하게 되면 또 김숙 씨와 할 건가요?

▶물론이죠. 김숙은 저랑 안 한다고 했는데, 누가 김숙을 다른 사람하고 하게 시켜주겠어요. 하하. 김숙과 저는 서로에게 문신이에요. 어느 방송국이 김숙에게 다른 남자를 캐스팅해서 '제공'하겠어요. 하하하.



-'님과 함께2' 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을 꼽아주세요.

▶김숙이 멋져 보였을 때요. 미적 감각이 뛰어난 친구거든요. 한번은 제가 누드모델을 하고 김숙이 그림을 그려준 적이 있는데 반하겠더라고요. 그 그림이 꽤 오래 동안 제 집에 걸려있었어요. 피아노도 아주 잘 쳐요. '라라랜드' OST를 풀 버전으로 혼자 다 치더라고요. 제가 '라라랜드'처럼 그런 남자가 못 돼 줘서 미안하죠. 하하하.

-김숙 씨가 여자로 보일 때도 있었다는 거죠?

▶아우~그럼요. 여자로 보이죠. 그럴 땐 제 눈을 탓해요. '이렇게 훌륭하고 괜찮은 사람을 왜 내 본능은 못 받아들일까…' 하지만 본능도 중요한 거니까요. 하하하.

-김숙 씨에 대한 이성적 호감도가 처음엔 0%였다면 지금은 얼마나 올라 갔을까요.

▶수치로 계산하면 반은 넘어갔습니다. 51%라고 할까요. 이게 50~60% 넘어가면 쭉쭉 올라가는 거 아시죠?

-카메라에 나오지 않았지만, 혹시 사적으로 데이트한 적은 있나요?

▶솔직히 전혀 없는데… 그냥 아름답게 씁시다. 하하하. 김숙이 너무 바빠요. 그거 하나 진짜 마음에 안 들어요. (김)생민이랑 '영수증' 할 때 샘나기도 했고요. 생민이는 제가 너무 좋아하는 동생이에요. 저랑 같은 리포터 과에요. 90년대 초중반만 해도 리포팅 프로그램이 많았거든요.

-김숙 씨 같은 스타일을 시쳇말로 '걸 크러쉬'라고 하죠. 그런 스타일 실제 아내론 어때요?

▶저를 많이 사랑해주면 되죠. 그리고 아무리 '걸 크러쉬'라도 진짜 사랑하는 사람에겐 그렇게 세게 나오지 않아요.

-'님과 함께2'는 윤정수 씨를 다시 재기하게끔 도와준 프로그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죠.

▶요즘 같이 리얼 예능이 많은 때 저를 발견해준 프로그램이죠. 제가 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줬어요. 자신감도 불어 넣어줬죠. 덕분에 SBS '미운 우리 새끼'(이하 '미우새')나 MBC '오지의 마법사'도 같은 맥락으로 잘 소화할 수 있었던 것 같고요.

/사진=김창현 기자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 출연해서 진솔한 모습을 많이 보여줬어요. 파산 얘기도 다시 꺼냈고요.

▶돈으로 거지가 된 것은 부끄러운 일은 아니니까요. 힘들기만 할 뿐이죠. 아~제가 출연했을 때 시청률 최고 찍은 거 아세요? 정말 기분 좋더라고요.

-'휴먼 다큐 사람이 좋다'에서 '역전의 명수'라고 표현하던데요. 그 타이틀 마음 드나요?

▶아니요. 저는 반전을 좋아하지 않아요. 하하하. 철저한 기획을 좋아합니다. 하하. 전 제 삶에 만족하고 살았어요. 제가 금전적으로 어려웠을 때도 심적으로 힘들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

제가 힘들게 산 얘길 누군가에게 하면 눈물을 흘리시는 분들이 더러 있더라고요. 그럴 땐 '뭐야 난 괜찮았는데, 내가 이것밖에 안 됐나. 힘들게 살았는데 그것도 모르고 살았나'고 오히려 놀랄 수 있거든요. 전 힘듦을 자각하지 않았어요. 저보다 힘들게 산 사람들을 너무 많이 봤거든요. 돈 때문에 바닥을 친 사람도 봤고, 자살한 사람도 봤거든요. 그런 사람들에 비하면 제가 힘들다고 할 수 있는 건 아니죠.

-그래도 관리비 체납으로 집에서 단수까지 됐을 땐 좀 힘들었을 것 같아요.

▶3개월 관리비를 못 내니까 아파트 차원에선 어쩔 수 없었어요. 15일 정도 지난 다음에야 돈을 구해서 냈죠. 그 사이 너무 불편했어요. 같이 살던 어머니에게도 너무 죄송했고요. 그런 모습 안 보이려고 어머니는 시골 외삼촌 댁에 내려보냈었죠. 어머니가 이제 돌아가셨으니 지난날을 생각해보면 더 안타까워요.

/사진=김창현 기자


-윤정수 씨처럼 보증을 잘못 섰다가 피해를 보는 일이 더러 있어요.

▶그냥 멍 놓고 있으면 안 돼요. 이젠 불안해서 전세로 못 살겠어요. 보증금도 많이 못 넣겠고요. (보증금) 안 돌려주면 어떡할 거야. 법적으로 받을 수 있겠지만 경매하면 6~9개월인데, 전 너무 많이 해봤거든요. 그 6~9개월 안에 우린 말라 죽는 거죠. 월세가 세도 월세 내고 살고 싶어요. 지금 집도 월세에요.

-파산 전후 뭐가 많이 달라졌나요?

▶안타까운 얘기긴 한데, 남의 말을 잘 못 믿겠어요. 큰 기대를 안 갖게 되더라고요. 예측만 하죠. 그러면 준비를 좀 할 수 있으니까, 극한 상황은 안 생겨요.

-빚은 많이 갚았나요?

▶85% 정도 갚았어요. 세금이 아직 남아있죠. 꽤 많이 벌었으니까. 하하하.

-빚도 거의 청산했는데, 뿌듯하진 않나요? '나 윤정수가 해냈다' 이런 거…

▶전혀 없습니다. '다행이다' 정도에요. 앞으로 더 살아가야 할 날들이 있잖아요. 또 저와 일원이 될 가족과 잘 살아 가냐 할 일도 남았고요. 혼자 쭉 살 수도 있지만요. 어쨌든 그렇게 보면 아직 반도 시작 안 한거죠.

-힘들 때 가장 힘이 돼 준 사람은 누군가요?

▶역시 가족이죠. 저희 집안은 작은 일 있을 때는 성질 막 내고, 큰일 있을 때는 오히려 아무 말도 안 해요.

-절친 박수홍 씨도 곁에서 많이 의지가 된 것 같은데, 윤정수 씨에게 어떤 사람인가요?

▶큰 변동이 없는 사람이에요. 걱정이 되질 않죠.

-오지 여행을 하는 '오지의 마법사'에도 출연하고 있죠? 원래 여행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딱히 좋아하진 않아요. 제 삶 자체가 안정적인 듯 안정적이지 않은 삶이어서요. 부모님이 속한 곳이 집이라면, 전 20살부터 여행 같은 삶을 살았거든요.

-그럼에도 '오지의 마법사'에 출연을 결정하신 이유는요?

▶리얼로 뭔가 해낼 게 많아서 제가 잘해낼 수 있는 프로그램 같았어요. 제게 고급 여행은 잘 안 어울리더라고요. 하하하. 사람들은 제가 힘들어할 때 좋아하세요. 김숙한테 혼날 때, 박수홍한테 끌려다닐 때, 오지의 나가서 고생할 때처럼요. 제가 편한 건 감춰야 할 것 같습니다. 하하.

/사진=김창현 기자


-말이 나와서 말인데, 연예인이란 직업이 그렇잖아요. 뭔가 내색하고 싶어도 내색할 수 없을 때도 있고요. '님과 함께2' 기자간담회 도중 모친상 비보를 접했을 때도요. 마저 일정을 소화하고 빈소에 갔다는 소식을 듣고 안타까워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아침에 어머니 상태를 보고 많이 안 좋으신 것 같아서 '2시간 정도 (기자간담회) 하고 올테니 병원으로 옮깁시다'고 한 뒤 (간담회에) 나섰는데 (진행자가) '윤정수 씨 모시겠습니다'고 하는 순간 그 얘길 하더라고요. …그냥 가버릴 수도 있었죠. 어머니가 갑자기 아팠으면 갔겠죠. 그런데 계속 아프셨으니까요. 제가 무뎌졌을 수도 있어요.

-'미우새'에서는 외삼촌 활약이 대단했어요. 소위 '하드캐리' 했다고들 하는데, 원래 그렇게 재밌는 분이에요?

▶네. 원래 재밌고, 거칠기도 해요. (저도) 어릴 때부터 (외삼촌에게) 보고 배워서 비슷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개그 감각은 외삼촌 영향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그런 거 같아요. 집안 자체에 그런 유전자가 있는 것 같아요. 아빠 쪽에도 예능을 하는 분들이 많았다고 하더라고요. 어머니도 되게 재밌으신 분이었고요.

/사진=김창현 기자


-최근 들어 가족 공개도 하고, 빚 얘기도 편하게 하는 걸 보면 여러모로 사생활 공개에 거리낌 없는 연예인인 것 같아요.

▶어쨌든 (외삼촌 네는) 제 친가족이 아니니까 '될까?' 싶었는데, 제가 가족을 보면 못 느끼지만, 남이 우리를 볼 때 너무 똑같다고들 하시니까요. '정말 가족이 맞구나'란 생각하게 돼요. 또 다행히 TV에 내놨을 때 너무 제 역할을 다 해주니까요. 하하하. 삼촌도 그렇게 싫어하지 않는 것 같고요. 새로운 경험으로 받아준다면 저는 기분 좋죠. 어떤 분들은 개그맨으로서 가족까지 동원해서 웃음을 주느냐고 뭐라 하실 수 있지만, 전 가족까지 함께 웃음을 줄 수 있다면 너무 행복한 일이라 생각해요.

-개그맨 윤정수에게 '웃음'은 뭔가요?

▶힘든 사람에게 잠시 힘듦을 잊게 하거나, 힘들어도 버틸 수 있게 해주는 '약 그 이상의 것'이라 생각해요. 요즘 같은 시기에는 정말 필요해요. 그 웃음이 공통되게 다 웃을 수 있어야 하는데, 간혹 어떤 사람에게는 부담스러울 수 있는 것 같아요.

간혹 제가 돈을 잃어서 웃긴 것이 정말 돈을 잃은 사람에게는 웃음이 될 수 있을지 우려는 있어요. 저의 숙제죠. 다 웃을 수 있는 웃음을 개발하고 싶은데, 누군가에겐 부담일까 걱정이에요. 이런 것까지 다 고려하다 보니까 개그가 자꾸 더 힘들어요. 옛날엔 생각 못 했거든요.

-윤정수란 사람이 앞으로 대중에게 어떻게 비춰 졌으면 좋겠어요?

▶되게 웃기는 사람이고 싶어요. 사람을 웃기는 건 법칙을 알면 쉽지만, 새롭게 또 웃긴다는 건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저는 그 어려운 걸 계속 도전하고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님과 함께2'는 되게 새로웠어요. 또 새로운 웃음 만들어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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