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 수영이의 편지', 꽁꽁 언 마음 녹이는 감동 동화

이경호 기자  |  2017.11.27 15:52


찬바람에 가슴까지 시려지는 겨울. 실화를 바탕으로 한 동화가 꽁꽁 얼어가는 마음을 훈훈하게 녹인다. '유기견 수영이의 편지'(저자 김정민, 그림 이미나)를 통해서다.

지난 11일 출간된 '유기견 수영이의 편지'는 상처받은 유기연을 따스하게 보듬어 주는 사랑 이야기다. 행복하면서도 슬픔이 있지만 비극은 아니다. 유기견 수영이는 새로 가족이 된 영빈네로부터 버려진 상처를 치유 받는다. 사랑 받는 수영과 수영이 덕분에 행복을 느끼게 되는 영빈의 가족의 이야기는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 주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이 동화가 가슴에 와닿는 것은 저자가 직접 겪은 일을 동화로 각색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동화 앞부분에서 할머니가 어린 강아지를 집어 던지는 장면은 실제로 2013년 12월 23일 추운 겨울날 저녁 무렵, 치매를 앓는 93세 할머니가 집에서 키우던 포메라니안을 집어던져 앞다리가 부러진 실제의 사건을 바탕으로 쓴 이야기다.

이처럼 동화 속 사건들은 저자의 상상이 덧입혀져 현실감 있는 이야기로 그려졌다. 결말만큼은 달랐으면 좋았겠지만, 현실 속 수영이 또한 지금은 하늘 위에 별이 되고 말았다. 저자와 함께 즐겁게 지내던 수영이는 함께 한 지 딱 만 2년을 채우고 2016년 3월 3일에 원인을 알 수 없는 패혈증으로 갑자기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죽음이라는 슬픔이 있지만, 더 좋은 세상에 갔을 거라는 믿음이 가슴 뭉클함을 선사한다.

뿐만 아니라 이 동화는 솜사탕 같은 몽글몽글한 삽화는 어른들의 상상력, 아이들의 동심을 자극한다. 호기심, 추억 등을 새록새록 떠오르게 한다. 특히 반려견을 키우거나 강아지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 스토리에 대한 공감대는 더욱 높아진다. 눈으로 보는 감동이 아닌, 상상과 마음으로 감동하게 될 '유기견 수영이의 편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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