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배우 케이트 윈슬렛(Kate Winslet)은 시대극이나 비극에서 불안에 시달리는 여성 역할을 주로 한다. 케이트 윈슬렛의 대표작은 랄프 파인즈와 함께 출연한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The Reader, 2008)다.
이 영화에서 윈슬렛은 수백명의 유대인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한나 역으로 나온다. 한나는 나치의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일한 전력이 있는데 매 달 가스실로 보내질 열 사람을 골랐었다. 생존자가 그 사실을 증언했고 한나는 살해 사건의 범인으로 몰린다. 필적 감정을 통해 누명을 벗을 수 있지만 글을 읽을 줄 모른다는 것을 밝히기 싫어서 그냥 종신형을 선고 받는다. 파인즈는 한나에게 테이프 녹음을 통해 글 읽는 것을 가르쳤는데 글을 깨치게 된 한나는 아우슈비츠 생존자의 회고록을 읽고 가석방 되기 전에 양심의 가책으로 자살한다.
이 영화는 그다지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그러나 윈슬렛의 연기는 큰 호평을 받았다.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수상소감에서 윈슬렛은 오스카를 들고 "여덟 살 때부터 목욕탕 거울 앞에서 샴푸병을 들고 수상소감 연습을 했는데 이제는 샴푸병이 아니네요"라고 해서 청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윈슬렛의 영화 데뷔작은 피터 잭슨 감독의 '천상의 피조물'(Heavenly Creatures, 1994)이었다. 175대 1의 경쟁을 뚫고 캐스팅이 되었다. 살인 사건을 다룬 영화인데 윈슬렛은 재판기록, 관련된 사람들의 서신, 그 밖의 모든 자료를 빠짐없이 읽고 준비했다. 잭슨은 실제 살인현장에서 촬영했다.
'우리 사이의 거대한 산'(The Mountain Between Us, 2017)은 최근에 본 가장 인상적인 윈슬렛 영화다. 이드리스 엘바와 함께 나오는 2인극이다. 생사가 오가는 극한 상황에서 전혀 모르는 사람 한 사람밖에는 의지할 때가 없을 때 사람의 감정이나 행동이 어떤지를 잘 보여준다. 그리고 그 두 사람이 남녀였을 때, 고난을 같이 극복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감정의 정체가 무엇인지를 확신하지 못하는 주인공들의 심리 묘사가 탁월하다.
케이트 윈슬렛은 1997년에 '타이타닉'의 성공으로 스물 한 살에 일찌감치 국제적인 스타가 되었다. 아직도 대표작이고 시상식 같은 곳에 등장할 때면 그 주제 선율이 따라 나온다.
그러나 블록버스터 형 스타로 자리매김하고 큰 돈을 벌 수도 있었지만 윈슬렛은 상업성 위주의 영화는 다 사양하고 '더 배울 것이 많아서' 독립영화에 주로 출연한다. 이 결정이 배우로서 롱런할 수 있는 기초가 되었다고 한다. '셰익스피어 인 러브'(1998) 캐스팅을 고사한 것이 한 예다. 윈슬렛이 출연한 대작이나 유명한 영화가 잘 기억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 스타의 몸 속에 일용직 배우의 영혼이 깃들어있는 사람' 케이트 윈슬렛에 대한 어떤 비평가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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