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혜성의 스포츠&머니] 박인비, 잉스터 제쳤다..역대 통산상금 '6위' 등극

길혜성 기자  |  2018.04.04 14:47
스포츠의 매력은 단연 재미와 감동이다. 선수들의 피땀 어린 노력에 이은, 룰에 따른 선의의 치열한 경쟁은 전 세계 팬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즐거움도 선사한다. 스포츠가 사랑받는 이유다. 프로 스포츠의 경우엔 선수들의 객관적 가치가 돈으로 판단될 때가 많고, 이 부분 역시 스포츠 팬들엔 또 하나의 보는 재미가 되고 있다. 냉정할 수도 있지만 프로 선수들은 엄연한 직업인들이기에, 성적에 따른 각기 다른 연봉과 상금 등은 어찌 보면 가장 공정한 가치판단의 기준이 될 수도 있다. 프로 스포츠와 돈은 여러 면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이에 이번을 시작으로 스포츠와 선수들의 상금 및 연봉 등 즉, 돈에 얽힌 다양한 스토리를 [길혜성의 스포츠&머니]를 통해 깊숙하고 재미있게 전해보고자 한다. 첫 이야기의 주인공은 '골프여제' 박인비(30·KB금융그룹)다.

박인비 / 사진=AFPBBNews=뉴스1


◆ '1407만 5654달러'(한화 약 149억 원) 박인비, LPGA 역대 통산 상금(CAREER MONEY) '잉스터'도 넘다.

박인비는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간) 연장 접전 끝에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18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공동 준우승을 차지했다. 페르닐라 린드베리(32·스웨덴)에게 연장 여덟 번째 홀에서 아쉽게 패하긴 했지만, 박인비의 저력을 전 세계에 다시 한 번 보여주는 데는 전혀 부족함이 없는 대회였다. LPGA 투어 통산 19승 및 메이저 대회 7승에 빛나는 박인비는 이번 ANA 인스퍼레이션 이후 여자골프 세계랭킹도 기존 9위에서 3위까지 끌어 올리며, 2015년 2월 이후 1위 탈환도 노릴 수 있게 됐다 .

이번 ANA 인스페레이션이 더욱 눈길을 끄는 또 하나의 이유는 이 대회가 마무리된 후, 4일 현재 박인비가 LPGA 투어 역대 통산 상금 6위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지난 2007년 LPGA 투어에 데뷔해 2017 시즌이 끝날 때까지 1359만 5433달러의 상금을 벌어들였던 박인비는 이번 ANA 인스퍼레이션 공동 준우승 상금으로 22만 3635달러를 받았고 2018 시즌 상금을 48만 221달러로 늘리며, 올해 상금 랭킹 1위에 올랐다. 여기에 LPGA 투어 생애 통산 상금도 1407만 5654달러까지 확대, '살아있는 전설'인 1402만 6673달러의 줄리 잉스터(58·미국)를 마침내 제치고 이 부문 6위까지 올라섰다.

박인비는 올 ANA 인스퍼레이션 전까지는 LPGA 투어 통산 상금 1385만 2019달러로 이 부문 7위를, 줄리 잉스터는 1402만 6673달러로 6위를 각각 달리고 있었다. 이후 박인비가 이번 대회에서 공동 2위 차지하며 통산 상금을 1407만 5654달러로 늘리는 동안, 줄리 잉스터는 컷 탈락하며 상금을 받지 못해 기존 1402만 6673달러를 그대로 유지했다. 이에 박인비는 줄리 잉스터를 7위로 끌어내리고 LPGA 투어 역대 통산 상금 6위에 새롭게 자리, 자신의 생애 최고 기록도 다시 썼다.

4일 현재, 박인비보다 역대 통산 상금에서 앞선 선수들은 2257만 3192달러의 1위 아니카 소렌스탐(48·스웨덴·은퇴), 2017만 9509달러의 2위 캐리 웹(44·호주), 1937만 1997달러의 3위 크리스티 커(41·미국), 1486만 3331달러의 4위 로레나 오초아(37·멕시코·은퇴), 1483만 1968달러의 5위 수잔 페테르센(37·노르웨이) 등 단 5명 뿐이다.

물론 박인비의 현재 LPGA 투어 역대 통산 상금 순위는 한국 선수들 중에서는 단연 최고다. 박인비의 뒤는 '한국 골프계 레전드'인 1258만 3713달러의 8위 박세리(41·은퇴)가 차지하고 있다.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 우승으로 2018 시즌에도 이미 1승을 거둔 박인비이기에, 현재 페이스 대로라면 올해 안에 LPGA 투어 역대 총 상금 부문 4위까지 올라설 가능성도 있다.

◆'235개 대회 출전' 박인비, LPGA 투어 1개 대회 당 5만 9896달러(한화 약 6340만 원) 벌다.

박인비는 2007년 LPGA 투어 정식 데뷔 뒤 12번째 시즌은 맞는 2018년 4월 4일 현재까지 총 235개 대회에 출전, 1407만 5654달러의 총 상금을 획득했다. 박인비는 LPGA 투어 데뷔 뒤 지금까지 통산 상금 기준, 단순 수치상으로 계산하면 1개 대회 당 약 5만 9896달러 꼴로 벌어 들어 들이고 있다. 1개 대회 당 평균 상금으로 볼 때는 472개 대회에 출전한 통산 상금 2위 캐리 웹, 508개 대회에 나선 3위 크리스티 커, 312개 대회에 참여한 5위 수잔 페테르센보다도 높다. 세 선수 모두 현재까지 LPGA 투어에서 뛰고 있다.

박인비가 본격적인 전성기를 맞이한 2010년대 LPGA 투어 총 상금이 1990년대 및 2000년대 보다 많아졌다는 점을 고려해도, 1개 대회당 높은 평균 상금은 박인비가 LPGA 투어 데뷔 이후 현재까지 꾸준하게 수준급의 성적으로 거두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게 하고 있다.

실제로 박인비는 LPGA 투어 데뷔 뒤 지금까지 메이저 7승을 포함, LPGA 투어 통산 19승을 거뒀다. 톱 10에는 무려 89번이나 진입했다. 박인비는 지난 2012년에는 228만 7080달러, 2013년에는 245만 6619달러를 각각 획득하며 2년 연속 시즌 상금왕을 품에 안는 저력도 보였다.

LPGA 투어 역대 총 상금 랭킹 6위 등극과 함께, 박인비의 질주가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 지 재차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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