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한컷] 이진욱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

[비하인드 연예스토리]

전형화 기자  |  2018.04.07 09:15
이진욱/사진=임성균 기자


참을 수 없이 가벼웠습니다. 성공적으로 복귀를 했다고 스스로는 생각할지 모르지만, 아직 너무 가벼웠습니다.

2일 오후 서울 롯데건대시네마에서 영화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 기자시사회와 간담회가 열렸습니다.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은 동물원에서 호랑이가 탈출하던 어느 겨울날, 영문도 모르고 갑작스레 여자친구에게 버림 받은 경유, 그리고 그런 경유 앞에 불현듯 나타난 소설가 유정의 이야기입니다. 이진욱이 경우 역을, 고현정이 유정 역을 맡았습니다. 홍상수 감독과 오래 작업을 같이 해온 이광국 감독의 영화입니다.

성추문으로 활동을 중단했던 이진욱이 복귀작으로 선택해 눈길을 끈 영화이기도 합니다.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돼 관객과 대화도 가졌지만 이진욱은 불참했습니다. 고현정만 참석했죠. 이진욱으로선 여러모로 부담스런 자리라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그랬지만 이날은 달랐습니다. 드라마 '리턴'으로 복귀에 성공했다고 생각해서일까요? 이진욱은 시종 자신이 넘쳤습니다. 일련의 일들에 대해 "시간이 지나면 잘 해결된다"는 식으로 밝고 명량하게 이야기했습니다.

"개인적으로 힘들었던 시절에 이 영화를 찍었다. 인생을 살면서 곤경이 몰아치던 시간이 있다. 그때 어떤 글을 읽었다. 곤경이 지나가길 얌전히 기다리라는 글이었다. 시간이 흐르기를, 곤경이 지나가길 기다렸다"고 하더군요.

이진욱의 말대로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의 일들은 해결이 됩니다. 아니 해결이 된다기보다 흘러나기 마련입니다. 지나갔기에 해결된 것처럼 느껴지기 마련입니다.

이진욱이 이 말을 어떤 심정으로 했는지는 이해됐습니다. 영화 속 캐릭터와도 맞아떨어집니다. 아마 그래서 그 시기에 이 영화를 선택했겠죠. 이진욱은 "영화 마지막에 다시 펜을 잡는데 이게 부활을 의미한다. 부활이란 게 저한테~"라며 웃었습니다. 객석에서도 웃음이 터져나왔습니다. 실소였습니다.

이진욱은 이날 불참한 고현정에 대해서도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고 제자리를 찾게 될 것"이라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보고싶어요"를 연신 외쳤습니다. 드라마 '리턴'에서 중도하차한 고현정은 노개런티로 참여할 만큼 이 영화에 대한 애정은 상당하지만 부담감 때문에 참석하진 않았습니다.

고현정이야 그렇다쳐도, 이진욱에게 시간은 벌써 성추문을 다 해결해 준 것일까요? 드라마로 연착륙했다하더라도 그의 성추문은 이제 끝난 것일까요?

법적인 책임은 없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말그대로 추문입니다. 시간이 해결해준다고 할 만큼, 시간이 흐르지도 않았습니다. 시간이 해결해 준다면 10년전, 20년전 일로 여전한 상처를 고백하는 사람들이 나오지도 않을 것입니다.

적어도 이진욱은 그를 좋아했다가 크게 실망했을 많은 사람들과 여전히 그를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제 다 해결됐다는 식으로 그리 경솔하게 이야기할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시종 무거울 필요는 없겠지만 벌써 모든 게 다 끝났다는 식으로 이야기할 건 아닌 것 같습니다.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에서 이진욱은 절실하게 연기했습니다. 특히 한우를 앞에 놓고 "우리가 먹자"라고 할 때는, 절로 울컥하게 만듭니다. 그의 심정이 녹아들어 마음을 움직이게 합니다. 이진욱은 "당시 처했던 상황이 많은 도움을 줬다"고 하더군요. 아픈 만큼 성장한 것이었겠죠.

연기 뿐 아니라 처신도 성장했으면 합니다. 그는 처신 때문에 힘든 시기를 거쳤습니다. 모처럼 좋은 영화와 좋은 연기를 봤다가 그의 경솔함에 마음이 서늘해졌습니다.

시간이 구차함을 윤택함으로 바꿔주지는 않습니다. 이진욱은 잃었던 신뢰를 되찾으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노력이 필요합니다. 부디 그러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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