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무라비' 김명수의 아픈 일침, 성동일의 묵직한 판결

김미화 기자  |  2018.06.19 08:34
/사진=방송화면 캡처


'미스 함무라비'가 현실을 꼬집는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지난 18일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미스 함무라비'(극본 문유석·연출 곽정환, 제작 스튜디오앤뉴) 8회에서는 스트레스로 우울증에 걸린 직장인의 소송과 양육권 항소 소송이 진행됐다. 각기 다른 사건이지만 가족과 사회의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에피소드로 뭉클한 여운을 남겼다.

스트레스로 인해 중증 우울증에 걸린 직장인 이영수의 부모는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영수는 일류 대학을 나와 대기업에 들어갔지만 우울증에 시달리다 손목을 그어 자살시도를 했다.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근육을 다쳐 팔을 못 쓰게 되고 모든 의사소통을 거부했다. 우일증권 측은 "내성적인 성격과 개인 사정으로 생긴 사건"이라고 비난하면서도 이미지가 실추될까 두려워 소정의 위로금을 지급하겠다고 조정을 요구했다.

회사는 사소한 것도 트집을 잡아 모멸감을 줬다. 회장 앞에서 횃불을 들고 각오를 다지고 낙오자가 없을 때까지 풀코스 마라톤을 뛰게 하는 비정상적인 조직에서 이영수는 느리고 답답한 죄인일 뿐이었다.

자신의 꿈까지 아들의 어깨에 지운 아버지와 어머니의 지독한 사랑은 독이 됐다. 대출 받아서라도 큰 평수로 이사 가길 요구했던 아내는 오피스텔을 몰래 빌린 남편의 외도를 의심했지만, 이영수는 그곳에서 시를 쓰고 있었다.

임바른(김명수 분)은 당사자들을 조정실로 불렀다. 그는 이영수의 부모와 아내를 향해 "단 한 번이라도 독립된 한 명의 인간으로 존중해 준 적 있냐?"고 질책했다. 그는 "여기 계신 모든 분이 공범이다. 태어난 대로 살고 싶었을 뿐인데 남들과 같은 모습을 강요했다"며 "이영수는 한 번도 거부하지 못한 책임을 스스로 지고 있고, 가족들도 함께 짊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회사 측에는 조정이 아닌 재판으로 엄정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양육권 항소 소송 역시 마음 아픈 사연으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원고는 고아로 자랐기에 외톨이로 살지 않으려고 이를 악물고 돈을 모았지만 정작 가족 곁에 없었다. 결국 외롭게 방치된 아내의 외도로 이혼했고, 원고는 시골로 내려가 마당 넓은 집에서 딸들과 함께 살 미래를 꿈꿨다. 하지만 한세상(성동일 분)은 딸들이 벌레를 싫어하고, 방탄소년단 공연을 보는 것이 꿈이라고 설명하며 딸들을 시골로 데려가는 건 자기 욕심일 뿐이라고 말했다. 한세상은 "아이들은 아빠를 기다려주지 않고 훌쩍 먼저 커버린다"라며 "원고는 자신의 고통 때문에 아이들의 세계를 지켜줄 마음의 여유까지 잃은 것 같다. 지금 법이 원고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없다. 그저 법보다 훨씬 현명한 시간의 힘이 이 가정의 상처를 치유해주길 기도할 뿐"이라며 양육권 항소를 기각했다.

다르지만 닮아 있는 두 사건을 통해 보여준 현실은 씁쓸하지만 공감을 자아냈다. 도태시키지 않기 위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자녀의 의견을 묵살하기도 하고, 자신의 꿈을 이루려 가족들을 외롭게 만들기도 한 가족의 모습이 묵직한 울림을 전했다.

'미스 함무라비'는 날카롭게 모두의 책임을 지적했지만 그들을 비난하지 않았다. 판결에 그치지 않고, 부당행위가 있을 경우 고발을 검토하겠다고 선언한 임바른과 "미안하다"고 사과한 한세상의 판결은 여운을 남겼다.

한편 '미스 함무라비'는 매주 월화 오후 11시 방송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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