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의 살아있는 전설' 토미 라소다는 '1년 중 가장 슬픈 날은 야구가 끝나는 날'이라고 했다. KIA 팬들에게는 16일 펼쳐진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이 가장 슬픈 날이었다. 경기 후 KIA 타이거즈의 수장 김기태 감독은 "팬들께 죄송하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김 감독은 "넥센 선수단에 축하 인사를 건네고 싶다"며 깨끗하게 패배를 인정했다. 인터뷰가 끝난 뒤에도 그는 또 한 번 넥센 선수단에 축하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따뜻한 마음이 담긴 올 시즌 작별 인사를 전했다. 비록 패장이었지만 그를 향한 박수가 취재진 사이에서 쏟아졌다.
KIA 타이거즈는 지난 16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6-10으로 패했다. 이로써 KIA는 천신만고 끝에 5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했으나, 더 이상의 경기 없이 올 시즌을 마치게 됐다. 이날 1만5915명의 관중이 고척돔에 들어찼다. 얼핏 봐도 KIA 팬들이 좀 더 많아 보였다. 넥센 팬들도 2년 만의 가을 야구를 즐겼다. 그렇게 시작한 포스트시즌 첫 경기. 승자는 넥센, 패자는 KIA였다.
경기가 끝난 뒤 통상적으로 '패장'이 먼저 인터뷰에 임한다. 그러나 패장은 말이 없다고 했던가. 대게 패배한 팀의 인터뷰 시간은 승리한 팀의 감독 인터뷰만큼 길지 않은 편이다.
KIA 팬들을 향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죄송한 마음이 가득한 인사였다. 그는 "힘든 한 해를 보냈다"면서 "안 좋았던 점도 있었다. 팬 여러분께 죄송하다. 선수단도 뭐가 필요한 지 알게 됐을 거라 본다. 좀 더 준비를 잘해, 내년에는 정상을 향해 감독으로서 노력 많이 하겠다. 반성도 많이 했다. 변해야 할 것 같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인사를 끝으로 더 이상의 질문은 나오지 않았다. KBO 관계자도 김 감독과 공식 인터뷰를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김 감독이 일어났다. 그리고서는 김 감독이 스스로 취재진을 향해 이야기를 꺼냈다.
"수고하셨습니다. 경기 전에도 말씀드렸다시피 내일 또 인사를 드리려고 했는데, 오늘로서 인사를 드리게 됐다. 항상 건강하시고, 정말 감사하다. 마지막으로 넥센 선수들한테 승리 축하 인사 꼭 좀 전해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건강한 모습으로 나중에 또 다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경기 전 17일 고척돔에서 또 봤으면 좋겠다며 승리를 노렸던 김 감독. 비록 그의 바람은 이뤄지지 못했다. 그래도 승자를 향한 인사를 잊지 않은 채 패배를 곱씹으며 내년을 기약했다. 취재진은 기자회견장을 떠나는 김 감독을 향해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저작권자 © ‘리얼타임 연예스포츠 속보,스타의 모든 것’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